-
-
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
서민 지음, 지승호 인터뷰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5월
평점 :
건강과 관련하여 몇 편의 도서를 읽은 적은 있지만,기생충에 관련한 도서는 아직 읽어 보지를 못했다.생물의 몸에 기생(寄生)하는 기생충은 그다지 좋은 선입견을 갖고 있지 못하다.기생충학박사로서 《컬투 베란다 쇼》에도 출연했다고 하는 서민저자는 기생충을 비롯하여 정치,사회분야에 대한 저자의 가치관과 소신을 밝히고 있다.인터뷰어인 지승호와 함께 대담 형식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서민저자는 자신의 성장담과 기생충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그리고 의료계 현실 및 정치.사회분야에 대한 생각 등을 담담하면서도 위트 있게 들려 주고 있다.
기생충이라고 하면 우선 '징그럽다'는 인상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초등학교 시절 회충약을 먹기도 하고 머릿니로 인해 꽤 고생한 적이 있었다.학교에서는 위생검사라는 명목으로 배변검사를 실시하기도 했다.그 시절이 엊그제와 같은데 위생환경이 좋아진 오늘날에는 기생충으로 인한 고생이 없어졌으니 다행이 아닐 수가 없다.의사를 지망하는 예비의사들은 돈이 되지 않고 비전이 없기에 기생충학과를 선뜻 전공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예비의사들의 전공과도 시대의 흐름과 직업인으로서 경제적인 수익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것 같다.요즘에는 피부과 성형외과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그는 기생충학을 우연한 계기로 선택하게 되었는데,장차 '기생충 박물관'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는데 꼭 이루어졌으면 한다.
서구선진국에서는 기생충학 및 기생충과 관련하여 연구가 활발하고 논문도 활발하다고 한다.서민저자는 아직까지는 국내 학회지에만 기생충 관련 논문을 냈지만 향후에는 《네이쳐》 및 《사이언스》지(誌)에도 내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외모가 받쳐 주지 못하는게 흠이지만,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여 걷고 있는 것이 자신에게는 잘 된 일이라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놀라운 것은 기생충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미라'속에서도 죽은 기생충 및 기생충 알이 발견되었다는 점이다.기생충하면 흔히 회충,요충,편충,디스토마,말라리아 등 일부만 생각하기 쉬운데 스파르가눔,톡소포자충 등과 같이 종류도 다양하다.스파르가눔은 성장 호르몬을 뽑아 어린이들의 신장을 크게 하려는 시도가 있고,톡소포자충은 암에다 주입하면 암,치매 치료에 유망하다고 한다.가장 뜨거운 연구 테마는 말라리아 백신이다.
<라디오 스타>로 부상하면서 서민저자는 세간에 널리 알려졌다.기생충과 관련한 <연가시>덕분에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인기를 끌면서 기생충과 관련한 강의도 많이 들어 온다고 한다.향후 매년 10편 정도의 논문을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그의 글쓰기의 영향은 강준만교수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여진다.그리고 예비의사들도 인성과 관련하여 의료 인문학을 많이 접하기를 바라고 있다.의사들이 직업윤리보다는 상업적이고 직업인으로서 환자들에게 다가서려는 의사들로 인해 의사에 대한 오해와 불신,편견이 많다고 한다.조그마한 병도 큰 병원을 가야 안심을 하는 한국인의 사고관념상 동네 병원은 문을 닫아야 하고,의사들 간의 경제적 수입차도 매우 크다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또한 의료민영화에 대해서는 절대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이 문제는 신자유주의에 편승한 나머지 정부가 미국식 민영화를 가속화하는 점에서는 심히 우려스럽기만 하다.특히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의료민영화가 이루어진다면 잘린 손가락 몇 바늘 꿰매는 데도 백만원 이상이 든다고 하는데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철새가 기생충 전파의 주범이고 수돗물을 타고 전파하는 기생충인 와포자충,중국산 김치에서 발견된 회충알 등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기생충이 반드시 좋다,반드시 나쁘다를 떠나 기생충에 대한 전반적이고 체계적인 지식을 갖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