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맨발
한승원 지음 / 불광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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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사월 초파일 무렵이 되면 깊고 짙푸른 산속 사찰에 알록달록 드리워진 화려한 연등 모습이 마음을 맑고 고요하게 정화시켜 준다.개인과 가족의 안녕과 축원을 담은 연등은 하해와 같이 넓기만 한 부처의 중생구제를 연상케 한다.어느 종교이든 교리가 있겠지만 부처(Budha)의 가르침 탐욕을 멀리하고 무소유의 정신으로 해탈을 깨닫는 것에 있다는 것이다.부처의 상징인 싯타르타의 일생을 되짚어 보면서 속물근성으로 가득찬 중생의 한사람으로서 미망(迷妄)에 빠진 '나'는 무엇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자문자답해 보는 시간을 갖어 본다.

 

 《마하 바라따를 참고로 하여 싯타르타의 삶을 서사적이고 휴머니즘에 입각한 《사람의 맨발은 싯타르타가 세속의 탐욕을 모두 벗어 버리고 홀로 맨발로 고행을 하는 과정을 개연성 짙은 필치로 들려 주고 있다.부처의 생애에 대해서는 어설프게 알고 있었지만,불교와 관련한 작품을 많이 남기고 향기로운 불교색채가 좋아한 나머지 이번 한승원작가의 작품에 대한 기대와 설렘은 결코 저버리지 않았다.싯타르타가 탄생할 무렵의 인도 왕조와 신분계급,사회상을 어느 정도 이해의 폭을 넓혀 주었으며,왜 싯타르타가 힘과 권력,명예가 대대손손 누리고도 남을 왕족 출신인데 왜 출가를 하여 사서 고행을 했을까.그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싯타르타의 눈에 비친 신분제도 즉 카스트(Caste)제도 중에 짐승만도 못한 생활을 하는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들의 비천하고 노예과 같은 삶을 보면서 싯타르타는 왕족이라는 신분,기득권 등을 훌훌털어 버리고 중생구제를 위해 유리걸식,탁발과 같은 비천한 생활을 하게 된다.

 

 왜 사람들에게는 계급이 있을까.왜 계급 높은 사람은 게급이 낮은 사람을 꾸중하고 모질게 구타를 할까.

 -P46

 

 태자로서 부왕인 슈도다나의 뒤를 이을 싯타르타는 룸비니아 동산에서 태어난다.어머니 마야 왕후는 제왕절개를 한 끝에 어렵사리 싯타르타를 낳게 되지만 출혈이 심해 안타깝게도 운명을 달리하고,프라자파티에 의해 양육과 훈육을 받게 된다.또한 태자 교육청에서 무사와 제왕학에 대해 스승을 두고 엄격한 교육을 받기도 한다.모두가 싯타르타를 차기 왕으로 상정해 놓은 상태이고,전륜성왕(轉輪聖王:통치의 바퀴가 굴러 세상을 지배하고 통치하는 성스러운 왕)을 기대하고 있었다.그런데 싯타르타는 농사대전에 참가하여 농부들이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면서,양치기,밀,뽕나무,양잠,잠실을 직접 관장하면서 명주 도시를 조성하기도 했다. 기존 사회의 무질서와 비인도적인 행태와는 거리를 두고 출가를 하기로 결심한다.싯타르타에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해 많은 번민을 했을 것이다.신분제도가 신의 뜻이라는 점도 그에게는 매우 회의적이었고 불가촉천민들이 살아 가는 양상은 헛간에 사는 짐승만도 못한 토굴이 거처였으며,그들끼리의 암투와 살벌한 몸싸움은 흉악하고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그의 뇌리에는 자신부터 탐욕을 벗어 버리고 모두가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찬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싶었을 것이다.

 

 세 명의 부인을 둔 싯타르타는 야소다라 가장 마음에 들었다.이목구비를 비롯하여 자신을 챙겨 주는 마음 씀씀이 등이 그의 마음을 사로 잡아,둘 사이에서 낳은 자식 라훌라가 있었다.그리고 제정대신이면서 장인인 다리나와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잠시 싯타르타는 연금생활을 하기도 했다.그는 전륜성왕을 뿌리치고 중생을 사랑과 화평으로 구제하며 일반 백성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고 그 고통을 몸소 느껴보고자 고행길을 마다 하지 않는다.부왕 슈도다나를 비롯한 궁궐에서는 그의 출가에 대해 걱정과 우려의 나날이었지만,마부를 비롯한 두 스승이 환궐을 강권하기에 잠깐 부왕과 왕비,아들,장인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출가후 그가 깨달은 해탈을 몸소 실천하면서 80세에 가까운 나이가 들면서 사라나무 숲에서 제자들의 종신을 받으며 열반에 들어 가게 되었다.

 

 인간은 자기 운명의 무거운 짐을 홀로 짊어지고 혼자서 헤쳐 나가는 실존,그 절대 고독의 운명을 짊어지고 태어났다.세속의 모든 욕망,모든 착취와 탐학,모든 전쟁,모든 시기 질투와 복수,모든 질병과 모든 죽음의 공포에 찌들어 있는 중생들이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혜,그것은 해탈(解脫)이다.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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