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과 수리공 - 과학을 뛰어넘은 엔지니어링 이야기
권오상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조선시대에는 사농공상이라는 신분의 서열이 있었다.사는 선비사(士)로서 학식이 높은 양반가문과 관료를 지칭하는 것이었다.그러한 신분의 서열이 500여 년 아니 지금도 사(士)자가 들어가는 직업을 갖어야 안정적인 생활과 신분보장을 누릴 수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이것은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구성원의 이데올로기가 아닐까 한다.직업의 귀천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직업이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울리는 것은 인간의 본성일 것이다.지금은 사농공상보다는 사상공농 정도가 아닐까 한다.그러한 차원에서 직업의 귀천은 사회를 지배하는 지배층에 의해 만들어지고 이것이 인간의 신분을 규정짓기도 한다.안정적이고 신분이 보장되는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은 우월의식이 강한 것도 부인할 수가 없는데,직업에 의해 개인의 서열을 매긴다는 것이 시대에 맞지 않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도 뿌리 깊게 박힌 직업 서열은 어쩔 수 없다는 체념마저 든다.

 

 이 글은 그러한 관점에서 과학과 엔지니어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흔히 과학 및 과학자는 아무도 발명하지 못한 것을 최초로 발명해 낸 창조자의 이미지가 강렬한 반면 엔지니어는 뭔가를 만지고 두드리고 용접하는 기능공과 같은 이미지를 강하다.그런데 권오상저자는 과학이 우선이고 엔지니어가 종속적이다 라는 사회적 인식과 주장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과학자든 엔지니어든 두뇌를 짜내고 손을 활용하여 뭔가를 생산,창출해 간다는 점에서 커다란 차이는 없다며,엔지니어의 위치와 역할이 과학에 앞선다는 점을 역사의 사례를 들면서 들려 주고 있다.평소 과학과 엔지니어에 대한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만,읽어 가다 보니 두 가지 영역 모두 과학문명사에서 위치와 역할의 비중이 큼에도 불구하고 그 위상에 대해 서열을 매기고 있는 현상을 바로 잡자는 의미가 강하게 담겨져 있다.즉 과학이 엔지니어링을 이끄는 것이 아닌 엔지니어링이 과학을 이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5개의 챕터를 나열하면서 저자는 과학과 엔지니어의 관계,역할을 담담하게 들려 주고 있다.즉 과학은 이론에 집착하고 과학은 원인이 아닌 결과물이라는 점이라는 것이다.엔지니어링의 도움 없이는 과학도 탄생할 수가 없다고 본다.IT산업과 같은 최첨단 산업이 발달하게 된 것도 엔지니어링의 참신하고 창의성 있는 기획하에 최종 결과물인 과학의 발명으로 연결되듯 기술,연구와 개발 등은 엔지니어링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그러한 예는 수도 없이 많다.라이트 형제의 항공역학,뉴턴역학과 토목 엔지니어링,양자역학과 원자폭탄,천체물리학과 NASA의 달 착륙 등은 엔지니어링의 두뇌에서 기인한 것들이어서 현대사회에서 엔지니어링의 위치와 역할은 과학자보다 더 높은 위상과 자부심을 갖어도 좋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링은 무언가를 만들에 세상에 해결책을 내놓는 주체적인 사령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엔지니어링은 창조하는 행위이다.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리스 시대의 기술.예술.과학,예술과 기술은 모두 아트(Art)이다.설계,디자인,경험의 가치와 실패의 교훈,건축 및 건조물,안전계수와 중복설계 등은 모두 엔지니어링에 관계되고 실패를 통해 더욱 기술의 축적이 공고화된다.자동차의 탄생은 말의 분뇨로 인한 악취 해결을 위해 탄생했고,그외 극초음속 비행체,코일건,메타물질은 엔지니어링의 힘에 의해 탄생했다.나아가 한국역사 속의 화포를 만든 최무선,거북선을 건조한 이순신도 장군이면서 엔지니어라는 것이다.스티브 잡스는 디지털 시대의 혁신을 주도한 진정한 엔지니어라고 볼 수가 있다.현실성이 없는 공상과학을 쓴 쥘 베른의 《달나라 탐험》 및 《지구에서 달까지》등은 세월이 흘러 엔지니어들에 의해 아폴로 11호를 만들어 현실화했던 것이다.그만큼 인류 역사를 통해서 본 엔지니어의 위치와 역할은 과학자 이상의 위치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교묘한 방식에 의해 신화가 생산,재생산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과 엔지니어링의 위상의 문제를 여러 사례를 통해 살펴 보았다.특히 요근래에는 ~공학이라는 말이 많다.그만큼 엔지니어링의 위치와 역할이 중요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한다.심지어는 금융공학이라는 말까지 나왔으니 말이다.설계하고 디자인하여 부품을 조립하여 시제품을 테스트하기를 반복하는 엔지니어링의 일련의 과정은 문명의 기초가 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풍요롭게 하는 탁월한 영역이고 기제가 아닐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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