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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사회 - 현대사회의 감정에 관한 철학에세이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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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간의 내면에는 학습과 경험을 통해 희노애락오욕애(喜怒哀樂惡欲愛)이라는 일곱 가지 감정이 있다.이 일곱 가지 감정은 때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때와 상황이 자신의 감정 즉 관념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을 때 뇌의 신경전달 물질은 아드레날린과 같은 분노와 같은 감정으로 휩싸이게 된다.분노라는 감정은 개인과 시대,의식작용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분노가 일어나는 경우는 보편적인 관념을 벗어나 인간의 심기를 건드리는 모순된 상황하에서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한다.소득 불균형,사회 양극화 등이 심화되어 간다든지,돈과 물질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갑에 있는 입장이 을에 대해 상식과 정의를 벗어난 행위를 했을 때 (겉으로 표현하든,체념하든) 일종의 공분(公憤)마저 일어나게 하기 마련이다.
작금 한국사회는 총체적으로 불안정하고 부패되어 있는 점에서 사회지도층과 일반인들과 크게 벌어진 간극과 괴리를 어떻게 좁혀 가는냐가 커다란 이슈라고 생각한다.고작 1달 전에 발생했던 세월호 침몰사고를 바라보면서 선박회사 회장부터 선장,선원들에 이르기까지 안전불감증 및 생명경시 현상이 낱낱이 밝혀지면서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꿈으로 가득찬 수많은 청소년들의 희생과 유가족 및 탑승한 여객과 화물 등에 대한 정신적,물질적인 손해에 대한 책임과 보상은 우선적으로 선박회사가 총대를 메야 하고,사회안전망을 허술하게 통제하고 관리해야 할 지도층의 위기대처 능력의 지체에 대해 진정한 사과 및 수습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시시각각 뉴스를 통해 청소년들의 억울한 희생에 대해 참으로 가슴이 무너지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이 사고를 접하면서 비단 '세월호'에만 문제점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정말 돈이 뭔가 모르겠지만 이웃 일본에서 중고선박을 사들이고 수지를 맞추기 위해 선박 적정량을 초과하여 항해를 했다고 하니 사람보다 돈이 더 급했던가 보다.특별법을 제정한다고 하니 이번 기회에 부실우려가 있는 건조물들은 상시 점검하고 보수 및 안전대책을 더욱 강화해야 마땅하다.
이렇게 개인이 갖고 있는 관념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을 때 보통 '욱'하는 분노가 일어나게 마련이다.한국사회가 정치민주화를 거쳐 IMF위기 및 신자유주의가 보편화되어 갈 때부터 힘과 권력계층으로만 쏠림 현상을 보여 주고 있는 상황이다.사회지도층은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향상시켜 주겠다는 공약은 누구나 내세우고 있지만,현재와 같은 소수계층에 의한 힘과 권력이 계속되고 대다수를 지배,착취해 나간다면 신자유주의가 갖고 있는 개인의 능력과 창의력은 단지 표어일 뿐이다.우선 사회구성원 간의 괴리감과 반목질시와 같은 부정적인 현상과 분위기는 사회지도층에 의한 용단에 의해 완화될 것이고,그렇지 않다면 뜻이 있는 시민들이 사회부조리와 같은 현상을 개혁하기 위해 연대의 힘을 보이는 것만이 지금의 불균형,부조화의 사회문제를 풀어 나갈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또 하나 죄를 지은 사람은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경제적 파워의 강약을 떠나 법에 의해 공평하게 죄값을 받아야 한국사회의 미래가 발전될 것이고,정의와 상식이라는 보편적 진리 앞에 개인의 능력,창의력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이 느끼는 분노가 극대화 되면 증오의 감정으로 비화되기 마련이다.개인이 느끼는 분노가 다소 주관적일 수도 있는가 하면,사회적 분노는 객관적이기에 더욱 힘을 실을 수가 있기도 하다.분노는 가족 구성원,직장 조직내,사회계층간의 괴리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한국인들의 대부분은 개인과 타인과의 비교에서 발생하며 속칭 '남 잘 되는 꼴을 못보는'게 문제이다.이것이 시기 및 질투로 변질되기도 한다.또한 자신의 이익과 연결되는가에 대해 저울질을 하는 가운데서도 분노가 생긴다.공동체 사회가 무너지면서 소수그룹끼리 뭉치는 현상이 한국인에게는 강한데,동기동창,동네 주민,교회인,친척,회사 동료 등은 우월감과 열등감의 비교대상이 되기도 한다.나아가 이러한 현상은 정치,경제,사회 등 전반에 짙게 드리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복수심은 자존심에 의해 추동되는 반면,분노는 외적으로 승인된 일련의 기준,가치,규범에 의해 추동된다.-P32 J.M 바버렛 『감정의 거시사회학』
개인이든 사회든 공분과 같은 정당한 분노가 있는가 하면 타인과의 비교,자기 이익,자기 정체성이 없는 관계로 이런 저런 형태로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고 몸살을 앓기도 한다.뿌리 깊은 정치적 지역감정 및 선거 불공정 등이 실세자들에 의해 공공연하게 조작되는 것을 보면서 분노심을 느끼고 증오의 감정까지 생긴다.때로는 사회에 대한 기대치가 무너져 상실감,열등감, 피해의식까지 느끼면서 사회구성원 간 파편화되고 형식적이며 대립과 투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정치와 관료,정부의 역할도 크지만 개인이 사회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은 하면서 사회의 발전과 존속을 위해 책임도 질 줄 알아야 진정한 시민이라는 생각마저 든다.사회를 내팽개치고 이기주의로 흘러갈 때 그 사회는 집단 투쟁,탐욕,익기심,절박한 생존만이 남아 진정한 사회의 발전보다는 퇴행만이 남을 것이다.《삶으로부터의 혁명》의 정지우저자는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제반문제를 현실적이고 시사적인 관점에서 분노를 넘어 상생으로 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 되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