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의 경제학 - 왜 부족할수록 마음은 더 끌리는가?
센딜 멀레이너선 & 엘다 샤퍼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경제 위기가 지속되면서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 대한 연구도 보다 구체화되어 가고 있다.경제 위기,부동산 시장 위축과 저성장,고비용,비정규직 등으로 사회구성원의 경제활동 및 심리현상도 침체 및 위축되어 있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그간 고성장 위주의 경제동향이 이제는 저성장이 전세계의 추세이다.한국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1인당 연간 소득이 평균 2만불을 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계층간 소득불균형이 매우 심각할 정도이고,비정규직에서 일하는 숫자는 날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보니,언감생심 생활의 여유는 커녕 매달 꼬박꼬박 내야 하는 공과금을 비롯하여 교육비,노후대비,건강 챙기기,경조사비,교제비 등에 대해서는 꼭 필요하면서도 몇 번이고 심사숙고 끝에 선택.결정을 하게 된다.

 

 흔히 물질적,정신적 심리 상태가 위축되고 부족하여 빈곤한 상태를 일컬어 결핍(缺乏:deficiency)라고 한다.경제적 소득이 적은 계층일수록 결핍 증세를 많이 보일 수밖에 없는데,이는 물건 구매부터 학습,대인관계,미래에 대한 설계와 꿈 등을 제대로 수립할 마음의 여유가 없으며,결핍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계층과 비교가 된다든지(비교를 한다든지) 하는 경우 더욱 자괴감과 열등감,무기력감을 호소하게 된다.물건 구매의 경우에도 소득이 많은 계층은 소득이 적은 계층보다는 상대적으로 돈씀씀이에 대해 너그러운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저소득층은 물건의 질보다는 싼 것을 선호하게 마련이다.이러한 구매패턴이 개인의 행동과 심리면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결핍은 비단 물건 구매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배고픈 사람은 허기를 달래야 하고,마감시간에 쫓기는 사람은 그에 맞춰야 하기에 긴장감으로 인해 제대로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나아가 돈에 쪼들리는 사람은 방세 걱정,외롭고 실의에 빠진 사람은 마음을 함께 나눌 동반자가 필요할 것이다.따라서 결핍증상은 물질적인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정신적인 내면의 결핍까지 포함하고 있다.또한 문제는 부족한 결핍증상을 해결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그 이상의 것을 욕망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사고방식의 틀을 바꾸어 놓기도 한다.결핍증상을 채우는데 개인의 성향과 체질은 기본이지만 개인의 사고와 행동패턴을 지배하는 사회인습,사회구조도 문제라고 생각을 한다.결핍증상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자각하여 스스로 미래의 꿈과 희망을 위한 재기의 기회(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편익 생성,생산적)가 될 수도 있지만,현실적으로는 결핍증상으로 인해 집중력 저하,건망증,무계획성으로 인한 충동과 유혹으로 빠짐 등으로 이어질 수가 있다.이러한 현상을 터널링에 빠졌다고 할 수가 있다.

 

 결핍의 심리적 토대를 드러내고 이 지식을 이용해서 다양한 사회적.행동적 현상을 기획한 센딜.엘다공저자는 '형성중인 미완성의 과학'을 설명한다고 이 도서를 소개하고 있다.결핍에 대한 행동경제학은 아주 초보단계이지만 먼훗날 인간의 결핍현상에 따른 다양한 현상과 사례 등을 연구하여 결핍 경제학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것을 기대해 본다.아울러 이 도서는 대학교의 심리실험실,쇼핑몰,그리고 기차역에서부터 뉴저지의 무료급식소,인도의 사탕수수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진행된 독창적인 연구 조사에서 비롯되었다. -P35

 

 결핍증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해 나가려면 인지능력이 필요하다고 본다.자신의 결핍증상이 무엇인가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파악하여 이에 대비한 정보 보유,문제해결을 위한 논리적인 추록에 관여하는 적극적 참여라고 보여진다.결핍증상에 대해서는 대부분 경험과 무관한 간접체험 형식의 학습물에 의한 유동성지능으로 보고 있다.또 하나는 실행제어이다.자신이 결핍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계획하고,주의를 집중하고,어떤 행동을 하게 하거나 금지하는 것,유혹과 충동을 제어하는 것 등을 포함하는 인지활동 전반을 제어하는 기능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실행제어와 자기제어를 적절하게 병행하는 것도 결핍증상을 완화하는데에 유효하리라 생각한다.이를 컴퓨터의 CPU(중앙처리장치)의 기능 및 작동과 흡사하다고 보면 된다.

 

 바쁘게만 살아 가는 현대인에게는 일과 인간관계 등으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간다.소득이 적은 사람은 생계를 위해 '투 잡'까지 하고 있다.이럴 때 일수록 개인의 건강과 계획성에 의해(수용 및 처리가능한 한계범위 내에서) 일에 대처하고 정서상의 여유를 갖으려면 느슨함의 틈새가 있어야 할 것이다.투 잡의 경우에는 하나의 일이 끝나면 또 하나의 일로 넘어 가다보니 긴급한 일에서 긴급한 일(119구조대마냥)의 연속이니 몸과 마음이 고갈되어 가고 만다.또한 소득이 적다고 하여 공과금 및 생활비가 적은 것은 아니다.자신의 소득에 맞게 지출계획을 짜야 하지만 외부의 유혹 및 충동에 못이겨 과다지출성의 카드빛,대출의 악순환이 이어진다.돌려막기를 밥먹듯 하다가 스스로 나자빠지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그래서인지 병원에는 급성스트레스 환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회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가난한 사람,외로운 사람,바쁜 사람,다이어트에 실패한 사람 등등 결핍은 결핍을 낳게 하는 것일까.아니면 개인이 마음을 추스리고 다잡아서 새롭게 거듭나려고 노력하는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한 것일까.당연 후자를 요구할 것이다.그런데 옛말에도 있듯 '가난은 나라도 구제 못한다'라는 말에서 되물림 되는 가난은 사회 복지적인 차원에서 그들에게 사회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제반의 프로그램과 교육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공공선의 차원에서 사회 프로그램 및 공공정책들의 유용성을 널리 알려야 하고,구체적으로는 실업자의 재취업에 초점을 맞추어,실업이 대역폭에 미친 충격을 측정하고,실업자들이 현재보다 더 큰 대역폭을 가질 수 있다면,거기에 따른 편익은 좀 더 광범한 사회 영역으로 확대되리라 생각한다.결핍과 관련하여 트레이드 오프,스크램블 게임,대역폭,터널링 등의 새로운 용어까지 이해하고 결핍증상 해결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결핍의 늪에서 빠져 나올 수가 있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행동경제학과 심리학을 교묘히 잘 연관지어 놓은 점,그리고 예화와 사례를 적절하게 소개하고 있는 두 저자의 연구노력에 충분한 공감을 하게 되었다.아울러 지금은 결핍의 경제학이 걸음마 단계이지만 차츰 성숙하여 보편적인 학문으로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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