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방정식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히가시노게이고작가가 이번에는 한여름 날 일본의 작은 어촌을 배경으로 하여 의문의 추락사를 놓고 퍼즐게임을 하듯 흐트러진 퍼즐을 하나 둘씩 채워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하리가우라라는 작은 어촌의 로쿠간소,그리고 해저 자원 개발과 관련하여 찬.반 양론이 오고 가는 토론이 외형적인 표피를 이루고 있으며,등장인물에 대한 탐문 수사는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때는 바야흐로 일본의 오본으로 양력 8월15일을 전후하여 도회지로 나갔던 사람들이 귀성하여 성묘도 하고 친척.지인들과 만나 회포,정을 나누는 시기이다.게다가 주목되는 인물은 초등학생인 교헤이다.그는 부모가 사업 관계로 집을 오래도록 비우는 관계로 고모댁인 로쿠간소에 놀러 오고,여관 근처에서는 해저 자원 개발에 따라 객지에서 찾아 온 손님들로 로쿠간소는 간만에 성수기를 맞게 된다.일본에서는 8월 15일 정도가 되면 교토의 기온축제를 비롯하여 불꽃 놀이가 성행한다.

 

 사건은 교헤이가 고모부와 불꽃 놀이를 하고 난 뒤 여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제방 바위에 추락사로 보이는 사체가 발견되면서 사건수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추락사로 보이는 당사자는 경시청 출신이면서 퇴직하여 해저 자원 개발에 관심을 갖고 토론회에 참석했던 츠카하라씨,그는 경시청 재직시에 기본에 충실하고 고지식하며 매우 인간적인 분이었다.그런데 하필이면 제방 위 바위에 투신했을까.또 한사람 로쿠간소 여관에 체류하고 있는 물리학자 유가와씨와 교헤이가 보여 주는 행동들이다.쓰카하라의 죽음을 둘러싸고 유가와는 물리학자로서의 사건과 관련한 예측력이 신통할 정도이다.쓰카하라의 죽음과 여관 주인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에 대한 탐문 자체로서는 알리바이가 형성이 안되기에 방증이라는 수사방식으로 넓혀 나간다.

 

 경시청은 시체를 도쿄로 옮겨 해부에 들어가는데 쓰카하라의 사인(死因)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것으로 판명이 난다.이 정보를 듣게 된 물리학자 유가와는 쓰카하라가 죽던 날 묶었던 호실(號室)을 들어 가려고 교헤이의 고모부인 시게하루가 여관을 비운 사이,교헤이를 시켜 마스터키를 훔쳐 오라고 시킨다.교헤이는 유가와로부터 페트병 로켓부터 공부하는 법에 이르기까지 자상하게 교육을 받으면서 친숙해졌기에 별다른 생각없이 갖어 온다.유가와는 쓰카하라가 묶었던 방에 들어가 불연소로 인해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가 어디에서 새어 나왔는가를 알아 내게 되고,여관에 걸려진 그림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즉 다른 어촌의 풍경을 누군가가 그린 그림일 것이라고 강하게 추측한다.유가와는 경시청 형사와도 연결이 되어 로쿠간소에서 일어나는 일거수일투족을 치밀하게 수수작용을 하고 있는 간자와도 같은 존재이다.한편 쓰카하라는 생전 돈문제로 연인과의 불화 끝에 자상을 입혀 살인을 저지른 센바의 별장을 찾아 가려도 했던 점을 비롯하여 여관 주인 시게하루의 딸 나루미가 도쿄에서 한적한 어촌 마을로 오게 된 경위 등을 집중 수사하게 된다.센바는 돈문제로 사귀던 호스티스를 죽인 걸로 수감생활을 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상 그녀를 죽인 사람은 다름 아닌 여관의 딸이었을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나루미의 엄마와 센바가 깊은 관계로 가면서 나루미의 친부는 센바였던 것이다.

 

 교헤이가 고모부와 함께 불꽃 놀이를 하던 밤,불꽃이 굴뚝에 튀어 불연소를 발생하게 될까봐 조카 교헤이에게 굴뚝 입구를 종이 상자로 막게 했다.굴뚝을 막게 되니 연기가 역류하여 쓰카하라가 묶었던 방의 벽틈으로 새어 나오고,여행지에서는 불면증이 있다던 쓰카하라는 여관 주인에게 얻은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든 채 일산화탄소를 흡입하여 결국 여관에서 죽고 말았던 것이다.사체 처리를 놓고 경찰에 신고할 것인가,아니면 여관의 이미지와 경제적 타격을 방지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을 하다,묘안을 짜낸 것이 쓰카하라의 상의에 솜옷을 걸치게 하고 게타(나막신)를 신긴 채 제방에 던져 버렸던 것이다.또한 교헤이는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한적한 어촌의 풍경과 자연체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텐데,낡은 여관의 관리부실 및 시체를 유기한 죄가 1차적으로는 고모 및 고모부에게 있지만 고모부가 시킨대로 굴뚝을 종이 상자로 막았던 자신의 행위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초등학교 5학년 치고는 매우 영리하고 사리판단이 뚜렷한 학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 교헤이도 오랫동안 마음의 상처가 있지 않겠는가라는 생각,그리고 나루미가 중학생 시절 친부였던 센바의 연인을 식칼로 찔러 죽인 것을 센바가 뒤짚어 쓰고 수형생활을 마친 뒤 노숙자 생활을 하던 중 쓰카하라에 의해 발견되었지만 이미 암에 걸려 시한부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인데,센바는 비록 아버지 역할은 못했지만 눈을 감기 전에 자신의 딸인 나루미를 무척 보고 싶고 그리워했을 것이다.

 

 나루미 가족의 얘기를 통해서 비도의적이면서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반면 병석에 누워 있는 센바의 짧은 얘기(지난 과거는 모두 자신이 안고 가겠다,모든 것을 용서한다)라는 대목에서는 보기 드물게 인간적으로 다가 온다.히가시노 게이고의 다음 작품은 무엇을 갖고 다가올지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