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 잭의 고백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복창교 옮김 / 오후세시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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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에는 '묻지마 살인'을 비롯한 연쇄 살인 및 끔찍한 살인 소식이 자주 귀에 들어오다 보니,이러한 엽기적 행각을 처음 들었을 때의 전율감과 공포심은 다소 누그러진 듯 크게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이렇게 관심이 희미해져 가는 이유는 아마 현실적인 개인적 삶과 미래가 더 절실하고 중요하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단순히 누군가를 죽여야 속이 시원해지면서 욕구불만을 채울 수 있는지 아니면 어떠한 목적을 치밀하게 노리고 사람을 죽여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한 인간으로서 인간이 저지르는 야수적인 행각에 분노를 삭이기가 힘들다.더욱 파렴치한 사실은 사회적 신분과 경제적 지위가 보장된 계층들이 이러한 문제로 매체에 등장하면서 사회적 물의와 논쟁거리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경악을 금할 수가 없다.

 

 19세기 말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엽기적이고 잔혹하게 매춘부들은 연쇄살인한 살인마 잭의 원형(原型)을 본뜨기라도 한듯 도서의 제목이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다섯 편의 사연들이 담겨진 이 글은 첫 편부터 혀들 내두를 정도의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살인 장면이 등장한다.마라토너 고쇼가 공원 길을 달리다 발견한 처참한 시체의 몰골이다.죽은 시체의 몸통을 Y자의 형태로 장기가 모두 적출된 상태이고,두 번째 시신 역시 목졸라 살해 당하고 복부의 장기가 모두 텅 비어 있는 상태이다.세 번째 사고는 장기 이식수술을 받은 자가 퇴원하여 경마에 손을 대고,경마장에서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고 장기가 모두 적출되어 있는 상태이다.이러한 끔찍한 사고.사건을 접수 받은 현경과 합동수사부는 분주하게 움직이는데,살해된 자들의 공통점이 모두 교살되고 장기가 모두 적출되어 있는 상태인 점이다.이에 착안하여 수사가 진행되고,TV의 속성상 엽기적인 행각을 두고 신속하고 선정성 있는 보도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도 한다.

 

 개인의 프로파일링 등을 조사.점검하면서 살해 당한 자들이 모두 장기이식을 받았던 장기수혜자라는 점이 공통점이었다.사체의 복부를 절개하여 장기를 적출하는 의사 그리고 필요한 장기를 기다리는 환자와의 거래에 대해 중점 수사가 이루어진다.한국에서도 아직 뇌사를 사망으로 보느냐를 두고 도덕적,인륜적인 잣대를 드리우고 있는 가운데 일본 역시 뇌사문제에 대해 결정이 안된 상태이다.게다가 이누카이 수사관의 딸이 신장이식 문제로 비용과 기증자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장기이식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고비용과 향후 후유증이 큰 문제이기에 장기이식을 할 경우에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어찌되었든 살인마 잭과 같은 연쇄 장기적출자는 과연 누구일까로 쏠리는데 그 장본인은 전혀 예상치 않은 사람이기에 놀라움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장기이식자,장기매매와 관련하여 장기 코디네이터라는 직업명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살인을 하려면 동기,열정,잡히지 않기 위한 계산이 필요한데 이 글의 살인마는 세 번째 잡히지 않기 위한 계산이 빠져 있다.사리사욕을 위해서만 일하는 공무원,천벌을 받아 마땅한 종교가,사람을 구할 생각 없는(수임료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변호사,민심을 모르는 정치가,물리학자를 표방하는 사기꾼,그리고 이식추진을 놓고 정당성과 현실성을 주장하는 일부 의사들 모두가 '중이 염불보다는 잿밥'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반증이다.돈과 물질이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지배하고 있는 세상에서 사람을 죽인 것도 모자라 장기마저 정밀하고 치밀하게 도려내고 끄집어 내어 누군가에게 팔아 넘기려는 작태 앞에서 인륜,도덕을 부르짖는다는 것이 공염불에 지나지는 않는가 라고 허탈한 마음 뿐이다.현사회의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는 사회성 소설로서 모두가 꼭 읽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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