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괴테를 읽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류시건 옮김 / 오늘의책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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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대문호인 괴테의 작품을 대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 되어 주었다.그것은 폰(Sir) 괴테가 60여 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인 파우스트 인간의 욕망과 죄,구원을 다룬 문제이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가야 할 도덕적,윤리적인 문제를 현실적이면서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인간은 과연 신의 존재와 같이 흠없이 완벽한 존재로 살아 남을 수가 있을까? 미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은 문제와 실수,오류투성이라고 생각한다.다만 만물의 영장류로서 생각과 사유를 통해 보다 나은 삶의 목표를 추구하고,체제와 규율에 의해 선을 벗어나는 행위를 금하는 현실적인 법체제와 양심적,도덕적인 면을 강조하는 종교윤리적인 영역이 있기에 해서는 안될 일,선을 넘는 행위는 경험과 판단력에 의해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하다고 생각을 한다.

 

 60여 년에 걸쳐 완성한 괴테의 역작 <파우스트>는 크게 2부로 나뉘어져 있다.방대한 분량이기에 자칫 독서의 흥미를 못느낄 수도 있지만 괴테의 생애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면 파우스트의 전체적인 내용의 전개와 줄거리는 괴테의 삶의 연장선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괴테는 법률학과를 졸업하고 베츨러 고등법원에서 근무를 하게 되는데,그곳에서 삼각관계에 놓여 있던 샤를롯테를 알게 되고 이루어질 수 없는 쓴 사랑의 맛을 맛보게 된다.후일 이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에 나온 것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고 한다.젊었던 괴테가 느꼈던 순수하고 여린 사랑이 결실을 이루지 못한 채 주인공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사연을 담고 있어,독자로 하여금 연민의 정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괴테는 후일 파우스트를 쓰게 되는데 애초부터 1,2부로 나뉘어진 것이 아니다.먼저 쓴 내용과 후일 쓴 내용을 검토하여 편집을 하는 과정에서 1,2부로 나뉘어지고 그 내용도 형식면에서나 내용면에서 상이하기에 독자들을 위해 나뉜 것으로 보여진다.1부는 시인이면서 학자인 파우스트가 현세적인 인간의 한계를 느끼면서 관념적이고 이상적인 학문 세계를 떠나 속세와의 교유하고 가까워지려는 행위가 잘 나타나 있다.또한 2부에서는 기독교 성경 구절과 그리스 신화를 가미한 상징적인 구절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1.2부 공통적으로 중심적인 인물은 단연 메피스토펠레스이다.타락과 죄,처벌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우스트는 이성간의 사랑을 갈구한다.1부에서는 그레첸과의 속세적인 사랑,2부에서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헬레네와의 사랑의 속삭임이 잘 묘사되어 있다.하나의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대서사극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파우스트,메피스토펠레스,그레첸,헬레네,주님,천사의 무리,천문학자,탈레스,호문클루스,네레스 그외 단역들이 파우스트의 내용을 보다 충실하게 매꿔 주고 있다.

 

 파우스트를 읽다 보니 거의 모든 대사가 매우 시적이면서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괴테는 이러한 시적인 말들을 전개하면서 인간의 욕망,죄,구원이란 무엇인가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괴테 자신이 고등법원에서 근무하면서 삼각관계에 있던 샤를롯테를 대상으로 삼아 그레첸과의 관계를 현실과 이상이라는 이분법을 교묘하게 살려 내고 있다.또한 성경 구절을 인용하면서 인간의 타락과 죄,처벌은 인간에게 필요한 덕목이고 경계해야만 하는 것인가를 사유하게 만든다.수많은 등장인물과 쉽고 빠르게 전개되어 가는 시적인 언어들이 마냥 간과해서는 안되는 구절들로 가득차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인간과 동물,지상과 천상을 오고 가면서 다양한 장면들은 독자로 하여금 파우스트가 처해 있는 입장과 생각을 읽어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시인이면서 비현실적인 삶에서 허물을 벗고 속세에 진입하려는 파우스트와 매우 현실적이며 감언이설로 타인을 잘 꾀는 악당역의 메피스토펠레스의 대조적인 성격도 빼놓을 수 없다.인간의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욕구를 놓고 선과 악이란 과연 무엇인가도 이 글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대목이 아닐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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