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까마귀 2
마야 유타카 지음, 하성호 옮김 / 북스토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1권에서 카인이 남동생 아벨이 지도에 없는 마을 즉 노도마을에서 죽음을 맞이하면서 죽음에 얽힌 사연과 베일을 펼쳐 내기 위해 찾아가지만 그에게는 생각지도 않게 줄줄이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살해범으로 의혹을 받게 된다.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그의 곁에는 탐정과 같은 메르카토르가 있어 든든하기만 하다.노도 마을에서 일어난 모든 일의 비밀의 열쇠를 그가 쥐고 있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아재,세미코의 혼약자가 자살,살해로 죽어가고 신과 같은 절대적인 존재인 오카가미는 그를 호위하는 이들에 의해 철저히 봉쇄된다.그가 현인신이 맞는 걸까.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일본 고래로부터 내려 오는 토착 민간신앙을 바탕으로 오카가미는 종교적,정치적 제사장과 같은 위상의 존재였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오카가미에 의해 신체적,정신적 규율과 질서가 정해져 버린 노도 마을 사람들은 사냥을 하려고 해도 그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고,외지로 출타를 하려고 해도 그의 허락이 떨어져야 한다.어떤 이는 신비에 가려진 외지를 가보고 싶어 하고,어떤 이는 금을 제련하여 갖고 싶은 것들을 욕심을 내기도 한다.금은 오카가미와 같은 유일한 물질이기에 금으로 뭔가를 만들려고 생각을 해서도 안되고 허락도 나지 않을 것이 뻔하다.그러한 가운데 외지인 오쓰코쓰를 비롯하여 세미코,다쿠 등이 줄줄이 죽음을 맞게 되면서 동촌과 서촌은 흉흉하기만 하다.동촌의 촌장 후지노미야는 죽음의 배후에 서촌의 누군가가 개입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보상으로 토지와 연결시키며 경제적 실권을 쥐려고 한다.특히 살해범으로 카인을 주목하고 관찰해 나간다.카인은 '혹을 떼러 갔다 혹을 붙이는 형국'과 같은 꼴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그는 노도 마을에 들어 온 전후배경을 소상하게 밝힌다.특히 가던 날이 장 날이라고 신사 주변을 기웃거리다 노나가세를 죽인 혐의를 받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글이 민간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 음양오행설을 추가적으로 가미하여 독자들의 관심을 갖게 한다.마름모 문양에 나타난 오카가미의 가르침이 나무,불,흙,물로 구성된 세계이며,세계 전체를 파악하기 위한 인식틀이고,이러한 재단의 도끼는 물질 원소뿐 아니라 추상적인 사물에까지 미친다는 점이다.방위,내장,인.의.예.지.신,미각,계절,방위 같은 시간,공간에서는 차례를 정해 개념을 할당해야 한다고 하면서,고정적인 분류 설명과 동시에 역동적인 변화도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다.또 하나는 노도 마을에 귀태(鬼胎)가 태어나 잔혹하게 집안이 통째로 멸문을 당했다는 점이다.마을의 정쟁으로 인해 한 집안이 멸문을 당했다고 하니 불가사의하기만 하다.오카가미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샛길로 빠지는 무리,집안은 귀태라는 불길한 존재에게 내리는 강력한 처벌이기도 하다.

 

 이제 카인도 살인범의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접 사람들에게 누가 죽였는지를 묻고 다니면서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면서 당당함을 내세우려 한다.그가 지도에 없는 마을에 출현한 것은 동생의 죽음의 비밀을 알고 싶은 것도 있지만,근본적으로는 동생 아벨이 아내 가야코와의 깊은 열애,혈족으로서 해서는 안될 일을 했다는 점에서 경멸할 건더기라도 찾고 싶었는지도 모른다.탐문을 하고 살해범을 찾다 보면 동생 아벨(기노에)의 행적이 드러날테니 말이다.결국 카인은 반점,수사를 두려워하지 고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장본인을 지목하고 나선다.카인은 노도 마을에 나타나 살인혐의를 받아 가면서 겹친 피로로 몸이 천근만근이었을 것이지만 동생 아벨의 죽음의 진범을 찾아 내어 목적을 달성하는 승리의 환희와 복수를 향해 카인은 놀라운 추리를 이끌어 내고 만다.카인과 메르카토르의 멋진 정신적 앙상블이 절묘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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