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노예 12년 - 체험판
솔로몬 노섭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시대의 흐름과 표피는 갈수록 힘과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계층들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비정규직이 양산되면서 비정규직은 자본가와 정규직의 위세에 눌려 사람다운 삶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그렇다고 모두가 부와 권력을 쥘 수는 없는 것을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의 불평등,소득의 불평등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해 나간다면 나라의 앞날은 암흑 속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자본가,고용인이 노동자와 피고용인을 헌법 제32조(근로와 관계한 조항)에 준하여 피근로자가 처우를 받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실상은 자본가가 노동자를 거의 착취하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의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를 200년 이상의 시대로 되돌아가 당시를 살펴 보면 지금보다 더 노동시장이 더욱 열악했으리라 짐작이 가며,나라마다 노동자에 대한 제도와 시스템은 차이는 있겠지만 자본가가 싼 임금으로 노동자를 부리며 인권탄압을 밥 먹듯이 자행했던 점은 동일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라는 의분에 치가 떨리게 한다.사람을 물건으로 취급하고 매매제도에 의해 사고 파는 제도가 횡행했다는 것은 역사시간을 통해 어렴풋하게 나마 알고 있으며,최근 이를 소재로 한 문학작품을 통해 그 개연성을 충분히 인식했던 바,이번 작품은 노예생활의 현장에서 고용인으로부터 직접 겪었던 시간과 세월을 고발하고 있는 점에서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주인공 솔로몬 노섭은 흑인과 백인의 혼혈족인 물라토(Mulato)성분으로 기혼자이면서 실직상태에 있던 중 노예매매자들에 의해 감금되어 자신도 모르는 미국 남쪽지방 루이지애나의 한 농장으로 끌려 가게 된다.솔로몬 노섭은 흑인이지만 독서와 바이올린 연주를 할 수 있는 교양인이기도 했다.그가 1841년부터 1853년 사이 농장에서 있었던 죽을 정도의 학대와 수모를 있는 그대로 털어 놓고 있기에 읽어 가면서 나도 모르게 그 비인간적인 처참한 상황에 빠져 들 수밖에 없었다.그는 사랑하는 처자식이 있고 자유를 그리워하는 생명력 있는 존재였다.농장 주인으로부터는 일을 잘한다고 몰이꾼으로 내정받게 되어,같은 노예동료들을 채찍질을 해서라도 일의 생산성과 성과를 올리도록 독려하지 않으면 안되었다.농장 주인이 볼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채찍질을 가하지만 현장에 없을 때에는 차마 그럴 수가 없어 채찍을 내리치는 시늉만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단조롭고 암울한 노예생활 속에서도 그를 인간적인 차원에서 대해 주던 헨리 B. 노섭변호사,타지역 농장주 포드,선원 매닝 등이 있어 예속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그들의 희망섞인 따뜻한 말들이 지옥과 같은 노예생활에서 벗어나 자유인으로 되돌아 올 수가 있었던 것이다.특히 인상적인 것은 1년 365일 가운데 크리스마스 기간중 3일 동안이 노예들에겐 자유시간이었다고 한다.<크리스마스 만찬>은 그들에게 주린 배를 채우고 뛰어 놀기도 하면서 모처럼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었지만 그 기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지옥과 같은 형극의 노예생활도 되돌아 가게 된다.모든 것이 노예농장의 주인의 지시,명령이 법이었기에 죽으나 사나 시키는 데로 일정 룰에 의해 복종하는 천민의식으로 살아가야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목화,사탕수수,옥수수 등의 경작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서술해 놓고 있어 흥미롭기도 했다.

 

 1800년대 미국은 주(州)에 따라 노예제도를 수용하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주(州)도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다만 부당하고 비인격적인 방법으로 노예들을 착취하면서 인간이하로 대했던 보이지 않는 인권사각지대를 조명할 수 있었던 것이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또한 이 글을 읽다 보니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이 연상이 되었다.두 작품의 내용이 부당하게 노예들을 착취하는 이야기들이 흡사하지만 이 글 만큼은 노예현장에서 악마로부터 겪었던 갖은 수모와 착취를 기억과 묘사를 섞어 리얼하게 전해주고 있어 매우 충격적이다.자유인으로 돌아와 처자식과 해후하고 그간의 못다한 정을 나누었다고 하지만 그의 말년과 죽음에 관한 사항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읽는 내내 아직도 '인권사각지대'에서 신음과 수모를 겪고 있는 이들이 조속히 자유의 몸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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