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거리에서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민음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1권에서 관련 학생들에 대해 체포 내지 아동상담소 송치가 이루어지고 유족측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글쓰기를 주장하면서 학교측 대표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으로 끝나게 되었는데,2권에서는 나구라 유이치가 죽음 이전의 학교생활을 그대로 재현해 주고 있다.글을 읽다 보니 나구라는 체격도 작고 소심한 성격의 학생이었다.그의 부모측이 내민 휴대폰 메시지의 내용을 보면 대부분이 공갈과 명령을 강요하는 내용이 많다.

 

 특히 여름 캠프에서 텐트를 치고 1박을 하면서 강가를 청소하는 봉사활동에서 아이들을 웃길 만한 장기자랑을 하기도 하는데,돈을 뜯어 내기도 한다.나아가 새삼 놀라운 점은 3학년 선배 패거리들과 어울려 일명 '기절놀이'까지 한다.숨을 못 쉴 정도까지 가는 것이다.또한 나구라는 왜소한 체격에 기절놀이까지 당하고 포토타임을 외치면 바지까지 스스로 벗기는 기이한 놀이까지 한다는 점이다.그외 야간 캠프에서 남학생이 여학생의 손바닥에 사인을 받는다든지,운동부 대항 야간 릴레이를 한다든지 하는 것들이 이색적으로 다가왔다.집과 학교만 뱅뱅 왔다 갔다 하다 모처럼의 스트레스 발산,기분전환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구라는 평소 유복한 집안이라 용돈,의복면에서는 부족할 것이 없는 학생이었기에 급우 및 후배들의 질투어린 시선을 받게 되고 이러한 면이 나구라를 못살게 구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시샘과 질투가 강한 시기이기에 친구들과 약간의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 현명했겠지만 그러하지를 못하고,마음까지 약해서 친구들이 원하는 데로 퍼주었던 것으로 보여진다.게다가 친구 및 후배들이 등짝이 출혈이 날 때까지 괴롭혔으면 어떻게든 이 사실을 알려야 문제가 작아질텐데 나구라는 그러하지를 못했다.

 

 테니스부에서 활동했던 나구라는 부 멤버들한테 인정을 받지 못하고 의기투합도 되지 못했다.전체 경기는 함께 할지라도 연습 경기는 끼워 주지를 않아 늘 면벽수행을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그러한 일상이 흘러가면서 운동부 학생들은 운동부 건물 옥상에 올라가 기분 전환을 하게 되는데,건물 옆에는 오래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는 것이다.오래 되어 가지도 길고 두터운데 옥상에서 가지로 뛰어 내려 가지를 붙잡고 땅바닥으로 뛰어 내리는 담력 쌓기를 한다는 것이다.사건 당일 날,테니스부원들이 평소와 같이 옥상에 올라 두 명은 은행나무로 뛰어 내리고 나머지 두 명은 계단을 타고 그대로 귀가했다고 한다.혼자 남은 나구라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옥상에서 은행나무 가지로 뛰어 내리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신도 호연지기로 뛰어 내리다 그만 추락했던 것은 아닐까.그가 운 나쁘게 콘크리드 도랑으로 머리를 쳐 박고 죽은 모습을 본 최초의 목격자는 과연 담임선생님일까,아니면 테니스 부원이었을까?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한다.그리고 이제 조사를 받고 체포 내지 아동상담소로 갔던 나구라 친구들은 모두 증거부족으로 풀려 났다고 한다.어렵게 얻은 나구라 자식을 잃은 그 부모는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과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만 할 것이다.이야기이니까 그렇지만 나구라 부모가 평소 나구라의 학교생활에 조그만 더 관심과 애정,신경을 썼더라면 학교생활도 원만하고 죽음에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돈과 물질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일부 빗나간 교육과 양육도 다시 한 번 고찰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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