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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루소를 읽는다 - 자유와 평등, 다시 시대의 광장에 서다
김기의 지음 / 다른세상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빛내고,영향을 끼친 철학가의 이념과 사상은 독자적인 지적 이론도 있고,문어발과 같이 비슷한 이념계통이 파생되어 여러 분파를 이루는 철학사상도 있다.철학사상이 이렇게 독보적이면서도 다양한 이념과 사상이 때로는 현대사회,현대인의 삶과 사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철학가의 이념과 사상이 현대인의 삶에 커다란 울림과 공명을 안겨 주어도 부조리하고 부패한 사회가 일시에 변화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부패하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널리 알리고 소통하면서 새롭게 바꿔야겠다는 믿음과 기대를 갖을 수가 있다.
현대 한국사회는 주지하다시피 사회구성원의 소득분포가 피라미드형을 띠고 있다.소수의 부자계층과 다수의 서민 및 빈곤계층으로 나뉘어져 있다.정확한 데이터는 아니지만 10% 안팎의 부자들이 대다수인 90%의 사회구성원을 경제적으로 지배하고 착취하고 있다고 본다.부자는 부를 어떻게 취했든 지금의 부를 대대손손 누리고 싶어할 터이기에 부의 분배,누진세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촉각을 드리울 것이다.부의 형성과정은 그렇다치고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는 계층들은 그저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소득만 보장될 뿐 여유와 여가를 느낄 정도의 일자리는 보장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물론 예외는 있다.대부분 현장직이고 기술경험을 요하는 직업군이기에 위험요소가 뒤따른다.이러한 현대사회의 소득분포와 일자리 시장상황이 열악한 가운데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장자크 루소의 사상과 작품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볼 때 커다란 공감을 얻게 한다.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전,루소는 이성의 관점에서 자신의 생각을 펼치게 된다.대표적인 작품이 <사회계약론>으로서 프랑스 혁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자유,평등,박애정신이 바로 그것이다.특히 자유와 평등은 바늘과 실과 같은 불가분의 성격으로 규정짓고 있다.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는 나라에서 자유와 평등은 헌법에 나와 있는 국민주권의 대표적인 문구이지만 실상 사회의 현상을 들여다보면 자유와 평등은 높은 신분,경제적 상승에 따라 맛볼 수 있는 결과적 열매일 뿐 태생적으로 불우한 환경과 낮은 신분을 갖은 계층은 진정한 자유와 평등을 누리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그러한 의미에서 루소가 <자유계약론>에서 말하는 일반의지는 개개인의 자유의사의 상호계약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서,사회계약의 당사자가 되는 공적주체로서의 시민의 의지를 일컫는다.즉 시민에 의해 제정된 각종 법규범까지를 아우르고 있다.루소의 사회계약론은 후일 러시아 대문호인 톨스토이의 작품 전개에도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교육다운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을 후회와 자성의 의미에서 교육 비전을 담고 있는 <에밀>을 내놓게 된다.그 역시 다섯이나 되는 자녀를 수도원으로 보내고 교육과 양육은 아버지로부터의 되물림처럼 제대로 교육과 양육을 하지 못한다.그는 스위스에서 태어났지만 사상과 작품의 탄생은 프랑스에서 빛을 보았다.그는 계몽사상가로서 당대에는 홉스와 로크 등과 약간의 차이를 두면서 계몽적이고 이성적인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해 나간다.그리고 몇 년간 북부 이탈리아,프랑스를 방황을 하고 쓴 <고백론>에서 어머니와 같은 존재와 근친상간이라는 정신적 충격을 맛보게 된다.루소는 66세에 사망하기 직전 <고독한 산책자의 사념>에 밝혔듯이 사회혁명 뿐만 아니라 인간혁명의 실현까지 추구했다.
루소가 사회계약론을 통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정치 문제는 과연 무엇일까?
"최고의 국민,가장 덕성스럽고,계몽되고,지혜로운 국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정치제제는 어떤 것인가?" 였다. -P76
어느 선거,어느 후보든 경제 살리기,민생을 위하여 등을 외치고 있다.경제적인 문제는 단 한 사람의 힘과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다.더욱이 대의민주정치 사회에서 각당의 이해관계,의견조율이 뒤따르면 정치가들이 어떠한 목적으로 정치적 힘을 사용하고 발휘하느냐에 따라 경제 살리기와 민생문제가 해결되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250년여 년 전에 쓰여진 <사회계약론>을 통해 시민이 주체가 되고 민생을 위한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가 있다.인간과 사회제도를 어떻게 형성하느냐 하는 것이 바로 정치의 영역이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되고,정치를 하는 정치가는 힘과 권력을 시민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마땅하는 것을 주문해마지 않는다.
사회계약론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고 고민하고 풀어야 할 사안이 많다.자본주의 체제가 구조적으로 불평등을 낳고 있다.이에 루소는 <불평등 사회의 기원>을 내놓고 있다.평등이 계약조건이면서 이를 수행했을지라도 평등은 계속 도전과 위협을 받게 된다.단적인 예로 농업이 돈벌이가 안 되는 이유를 인간의 생활에서 가장 불가결한 물품을 생산하기 때문으로 밝히고 있다.농산물의 가격이 싸야만 가난한 사람이 연명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값이 저렴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람의 일은 그 유용성에 반비례하여 가치가 결정된다.사람에게 있어 가장 필요 불가결한 일이 가장 값싸게 취급된다. -P163
산업화,도시화,탈산업화로 이어지는 현대사회는 육체노동보다는 정신노동을 많이 하고 있다.국가와 기업이 신자유주의의 시대에 맞춰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시장 유연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본다.루소의 주사상인 <사회계약론>과 <사회 불평등의 기원> 등을 통해 그가 나타내려고 했던 이성적이고 계몽적인 주의.사상을 토대로 현대사회의 부조리와 불평등 문제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인가,부의 분배,일자리 창출,자유와 평등의 문제 등을 다양한 각도로 고찰해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