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1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학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톨스토이의 명작 중의 명작인 <부활>을 이제야 접하다니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그간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읽어 왔지만 정작 고전의 부류이면서 명작으로 일컬어지는 작품을 많이 읽지를 못한 것은 신간에 치우쳐 고전을 소홀히 하고 말았다.'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시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후로는 가급적 고전을 가까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일었다.시대와 삶의 패턴을 달라도 고전이 주는 재미와 유익함,교훈은 심대하기만 하다.또한 부활을 번역한 김학수작가의 정교하고 군더더기 없는 내용은 신선하고 강렬하면서 내용의 전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부활은 1~3부로 나뉘어져 있다.1권은 1부 및 2부(상)까지 되어 있고 2권에서 2부(하) 및 3부 그리고 작품해설,작가연보가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다.

 

 톨스토이가 살았던 시대는 흔히 제정 러시아시대라고 한다.황족이 국가 최고의 권력을 갖고 있으면서 신분체제가 뚜렷했던 것으로 보여진다.흔히 고위층이라고 하는 공작,후작,남작,백작을 비롯하여 판사,변호사,검사 등의 계층이 있고 농민,노동자 등은 하위계층으로서 거의 노예에 가까웠다는 것이다.공작과 같은 계층은 속칭 '빵빵한 집안'으로서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높아 돈과 물질,명예가 남부럽지 않을 정도였을 것이고,농민,노동자는 지주 등에 예속되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지 못했을 것이다.게다가 인간관계 역시 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나지 않겠지만 인간관계 형성도 비슷비슷한 계층끼리 어우러졌다는 점이 관례이고 인습이다.그런데 부활은 이러한 관례적인 틀을 깨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 인상이다.

 

 귀족계층인 네흘류도프는 공작 집안에서 태어난 청년이면서 재판정의 배심원이기도 하다.또한 인맥이 풍부하여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에는 핫라인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부러울 정도였다.반면 네흘류도프가 마음으로 사랑해 마지 않는 카튜샤는 사창가 출신으로 네흘류도프와 정을 나누게 되고,카튜샤는 상인의 반지를 훔치려 하고 독약을 주입하여 상인을 치사에 이르게 한 혐의로 지방 재판소에서 4년의 징역을 언도받게 된다.4년 징역언도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네흘류도프는 카튜샤의 평소 행실을 잘 알고 있기에 그녀의 실형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그의 친구 변호사에게 이 사실을 알려 원심파기를 요청하게 된다.그러나 당시 사회상으로 볼 때 천민에 가까운 카튜사가 귀족계층과의 스캔들은 상인의 죽음과 관련하여 죄를 뒤집어 씌우기에 충분했던 것으로 보여진다.즉 카튜사는 고위층에게 미운 털이 박힌 셈이다.

 

 네흘류도프는 자신에 의해 카튜사가 실형을 받게 되었다고 스스로 괴로워하면서 속죄의 뜻으로 원로원 등 고등기관에 항고를 하려고도 하고 황족에게도 간청을 하려 했지만 결국 법원이 언도한 원심대로 카튜사는 징역을 살아야 한다.카튜사가 감옥에 있을 때 네흘류도프는 그녀를 어렵사리 만나게 되고 돈까지 찔러 주지만 그녀는 이 돈으로 술을 사서 몸을 망가트린다.결국 카튜사는 시베리아 이루크츠크라는 곳으로 유형을 가야 할 상황이다.네흘류도프는 자신이 갖고 있던 토지를 농민들에게 싼 값으로 배분하려고 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하려고 한다.네흘류도프는 비록 귀족계층이면서 제정 러시아의 봉건시대에 살고 있던 인물이지만 사랑은 신분을 뛰어 넘는 고귀한 것이고 돈과 물질이 소수계층에 몰려 있는 비합리적인 시대의 고통을 대다수의 농민,노동자들에게 분배하여 삶의 질을 바꿔 보자는 톨스토이작가의 삶의 가치관이 명징하게 투영되어 있음을 감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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