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게 그리고 우아하게 - 운명의 지도를 뛰어넘은 영국여자들
김이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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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와 문화,다민족,다언어,안개,해가 지지 않은 나라 등으로 잘 알려진 영국에 대해서는 몇 권의 도서를통해서 영국의 역사와 문화,국민성,삶의 질 등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특히 영국 여성들은 세계 최초의 여성참정권을 얻어낸 시대를 앞서가는 젠더들이라고 생각한다.요근래 유럽연합국가가 생겼지만 유로국가에서 제외된 나라이기도 한 영국은 신자유주의의 폐해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산층 이하의 삶의 질이 떨어졌다는 신음소리가 크기만 하다.

 

 영국의 '슈퍼 우먼'이라고 불리우는 11명의 여성들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이 글을 쓴 김이재작가의 작품은 <펑키 동남아>를 통해 알게 되었다.그런데 이번에는 영국 여성들의 발자취와 흔적,탐방을 샅샅이 추적하여 정리해 놓은 것이라서 여성들의 위상의 제고 및 여성의 사회진출이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영국 여성이 20세기 초 참정권을 얻기 전까지는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하면서 개인의 능력을 펼치고 발언권이 강하지는 못했다.19세기 초 빅토리아여왕시대에는 여성들은 그저 경제적 능력과 멋진 남편을 만나 내조와 양육을 잘 하면 그것으로 만족을 했다고 하는데,19세기 말부터 20세기에 들어서게 되면 사회의 제도의 변환과 의식이 깨어 있는 여성들이 잠재적 능력과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여 명망과 부를 넓혀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글을 읽다 보니 이미 알고 있는 인물도 꽤 눈에 들어 온다.마거릿 대처 영국 전(前)수상,지리학자 및 침팬지로 잘 알려진 제인 구달,구한말 시대 조선의 모습을 그린 여행작가 이사벨라 버드 비숍,그리고 작가로서 한국 독자들에게 친숙한 버지니아 울프,애거서 크리스터,조앤K. 롤링 등이다.그외 보디숍의 애니타 로딕,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동화작가 베아트릭스 포터,현대 미술의 거장 트레이시 에민,시대 아픔을 치유하여 희망의 상징이 된 도린 로렌스가 소개되고 있다.그외에도 특출난 영국 여성들이 존재하고 있으나 김이재작가의 기획.의도에 따라 11명이 선정된 것은 이 분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영국을 빛낸 인물들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다.

 

 한국에서는 '철의 여왕'으로 불리워지고 있는 마거릿 대처는 현지에서는 그다지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그것은 그녀가 신자유주의를 도입하면서 구조조정,기업규제 등으로 상위계층의 사복만 채워 주었을 뿐 중산층 이하의 삶의 질을 더욱 곤경에 빠뜨렸다는 평가이다.불과 세 달 전 한국을 방문한 제인 구달의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지리학자,환경운동가로서의 면모를 접하면서 성의 차이를 떠나 누구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정진하다 보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나아가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의 저자로 알려진 이사벨라 버드 비숍은 예순이 넘은 나이에 조선의 황제,황후를 알현하고 조선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그녀는 여행을 통해 건강과 자유를 되찾았던 것으로 보여진다.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는 데에 제한적이었던 시대에서 태어난 버지니아 울프는 몇 번의 결혼파경과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친정이 있는 영국 남서부 해변가에 자리를 잡아 그곳에서 작품 구상과 활동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그녀의 작품 <출항 1,2>를 읽으면서 글 속의 주인공은 버지니아 울프였을 정도로 그녀의 내면의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추리소설의 대모로 알려진 애거서 크리스티는 수많은 세계 여행이 작품의 소재가 되면서 작품을 전개하는 데에 적절하고도 유익하게 활용했다고 한다.나아가 해리포터 시리즈로 일약 거부가 된 조앤K. 롤링은 얼마전 <쿠쿠스 콜링 1.2>를 내놓았다.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가명으로 작품을 선보이게 되었는데 가명이 알려지면서 더욱 독자들의 호평을 넘어 베스트셀러로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

 

 특별하게 다가오는 점은 영국이 다민족,다언어 국가이지만 아직도 흑백인종차별이 남아 있는 것 같다.자메이카 출신인 도린 로렌스의 아들이 백인 청년에게 피살되면서 도린 로렌스는 아들의 명예회복과 정의,상처와 고통의 치유를 위해 몇 십 년 간을 사법계와 싸우면서 아들을 죽인 가해자를 찾아 내어 법의 심판을 받게 만들었다.이것이 영국인에게는 '희망의 상징'으로 표면화 되고 아들이 피살된 자리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박석판을 깔아 놓았다.또한 2012년 런던 올림픽 때에는 도린 로렌스가 평화와 꿈,희망의 상징으로 각인되었다.또한 동화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의 재테크 전략이 시선을 사로 잡았다.동화책을 써서 번 돈으로 땅을 사들이고,사업을 다각화하며,호수 지방의 아름다움을 수호하기 위해 환경 보존에도 앞장서기도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스물 살 때 영국으로의 베낭 여행으로 영국과 인연을 맺었다는 김이재작가는 자녀들을 양육하는 한편 영국의 사회와 문화를 더욱 이해하기 위해 영국 대학 비정규직 연구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현재는 국제지리학연합 지리교육분과 아시아 지역 대표위원 및 동남아 지역전문가로 활약 중이다.작가는 영국 남자들로부터 "당신 진짜 영국 여자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영국 여성들에 흠뻑 빠져 있다고 한다.이왕이면 한국을 빛낸 한국여성과 영국을 빛낸 영국여성을 역사,문화적인 차원에서 비교하여 새로운 도서가 출간되기를 바래본다.11인 11색을 갖은 영국을 빛낸 영국 여성들의 삶의 괘적과 활약상을 살펴 보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여성이 자신의 재주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개인의 노력과 의지,경제적 지원과 정진하려는 자세 등이 눈물겹도록 노력과 흔적이 잘 배여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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