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것이 사람의 일이고 사람의 운명이 아닐까 한다.잘 나가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사람의 앞길은 짐작은 가능하지만 에리하게 적중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그래서 문학작품을 읽다 보면 다양한 소재와 등장인물들이 나오게 되는데 때론 특이한 소재와 스토리를 접하게 되면 집중과 몰입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개인적으로는 영화를 자주 접하지 못하기에 메마른 정서와 부족한 스토리 배경도 독서를 하고 난 뒤 다가오는 여운이 한정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요즘 새삼 느끼게 한다.

 

 여러 정황으로 봐서 다가설 수 없는 남.녀간의 로맨스가 짜릿한 맛도 있지만 진한 감동과 여운을 안겨 주는 로맨스도 있다.어느 경우든 상황에 따라 안겨 주는 여운이 다를텐데 지체가 높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관계는 쉽게 접착이 되지 않는다.단지 순수한 사랑이라는 생각과 믿음으로 하나가 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는 세태를 반영하기도 한다.또한 어느 나라이든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생계를 위해 살아가려는 일반인들의 각박하고 치열한 삶의 현장이 남일 같지 않게 다가오기도 한다.

 

 <미 비포 유>는 보기 드문 감동을 안겨 주는 로맨스 이야기이다.흔히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지금 자신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에게 뜻모를 연정과 사랑을 느낀다면 미래를 언약한 애인은 어떠한 생각을 할 것인가.물론 공과 사는 구분하여 사람을 대하겠지만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 다양한 요소,변수에 의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내가 헌신하여 사랑한 사람이 딴 사람에게 마음을 둔다는 것을 감지할 때 다양한 반응이 나올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질투만 보일 뿐 애인을 믿고 맡기고 별다른 풍파는 없어 다행이었다.

 

 이 글의 주인공 루와 윌은 가문과 환경,신분이 완전 다른 경우이다.루는 할아버지를 비롯한 대가족이 한지붕에서 살아 가고,윌은 치안판사의 가문으로 신분과 경제력으로 남부러울 것 없다.그런데 윌은 삼십대 중반의 나이에 모터 바이크 사고를 입으면서 사지마비의 환자가 되고,루는 미용사 일이 안되어 실직한 상태에서 윌의 어머니의 요청(따뜻하고 수다스럽고 활기에 차기를 바람)에 따라 6개월간 루의 정신적 삶을 기적과 가능성이 충만한 세상으로 바꿔 줄 중대한 임무를 맡게 되었다.삼십대 중반의 남자 윌 이십대 후반의 루는 누가 보면 마치 연인으로 착각할 정도의 나이임에 틀림없지만 하나는 환자,하나는 병수발을 거드는 간병인의 처지이다.특히 루가 받는 급료는 가정의 생계에 절대적이다.

 

 한편 루는 7년간 트래픽이라는 남자와 교제를 하고 있음에도 결혼 날짜를 잡지 못한 채 엉거주춤한 상태이다.트래픽이 하는 일은 바이크 대회 및 달리기 대회에 자주 출전한다.그가 출전하는 대회에 관전해 줄 것을 루에게 요청하지만 루는 윌의 간병에 최선을 다한다.루의 컨디션,마음 속을 읽어내면서 가능한 비위를 맞추는 일이기에 초보자로서는 심적이 부담이 클 것이다.루는 힘든 일은 동료 네이선에게 맡기고 자신은 힘이 덜 드는 정신적 상태를 체크하고 보고하는 식이다.때론 루의 마음을 달래고 심적인 변화를 찾기 위해 이곳 저곳을 데려다 주기도 한다.그러는 가운데 루는 인터넷에 접속하여 사지마비와 연관된 단어를 찾고 사지마비 환자에게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은가를 유경험자와 메일을 주고 받기도 하는 나름대로의 정성을 기울인다.그리고 간병인 계약기간 6개월이 다가올 무렵 루,윌,네이선은 마다가스 동쪽에 있는 모시셔스 섬으로 요양 여행을 떠난다.숨막히는 폐쇄된 공간에서 지내온 이 세 명은 모리셔스 여행은 심신에 활력을 더해 주었으리라 생각한다.특히 윌의 정신적 상태가 한층 호전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모리셔스 제도(諸島)

 

 그런데 윌은 자신의 삶이 무의미하고 건강을 되찾을 수 없다고 비관한 나머지 자살을 기도하면서 윌은 스위스에서 생을 마감하려고 하면서 루가 곁에 있어 줄 것을 간청한다.루의 집안에서는 그녀의 스위스행을 결사반대하지만 윌의 뜻을 저버릴 수 없어 스위스로 떠나고 그곳에서 윌과 재회를 한다.모든 일이 윌의 뜻에 따라 이루어졌다.그가 루에게 남긴 편지에선 루가 지금보다 자유스럽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그간 루가 그에게 보여 주었던 '자신의 인생을 크게 변화시킨 보답'을 해주면서 잘 살아 가기를 기원한다.잘 생기고 잘 나가던 윌의 삶에 폭풍이 불어 닥치면서 루와 윌의 만남은 우연찮은 인연,관계로 이어지면서 진실된 사랑이 무엇인가를 루는 윌에게 전하려고 했던 것이다.진부한 표현이지만 사랑은 신분을 뛰어넘는 고귀한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 멋진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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