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2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2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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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근래 모출판사 국사 교과서 편찬을 놓고 '역사 왜곡이다'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결국 교과서를 편찬한 출판사는 신빙성 없는 자료와 부적절한 친일표현 등에 의해 꼬리를 내리게 되었다.구한말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역사 교과서가 누구를 위하여 쓰여졌는지는 불문가지이다.당대 통치권자가 어떠한 일을 행하였는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신빙성 있는 역사 가르침은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 학습의 장이 될 것이고 올바른 정체성(어느 쪽에도 기울이지 않은)을 심어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가장 바탕이 되는 역사 교과서 만들기는 엄격하게 자료와 고증의 반복,연구진,학자들의 의견교환과 세심한 교정이 이루어진 연후에 일선 학교에 배포되어야 마땅하다.그렇지 않아도 역사 인식이 결여된 현일본 정부의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방문과 독도의 영유권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와중에 친일사관에 가까운 일부 교과서 표기는 한참 잘못되어도 잘못 되었고 이는 망령이 되살아 나는 아찔한 감정을 숨길 수가 없다.

 

 역사 학습은 특히 청소년들에게 올바르게 심어 주어야 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책임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정체성과 청소년들의 정신적인 자부심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기 때문에 향후에는 절대 한국인에 의해 이러한 역사 교과서 오류가 점철되지 않기를 바란다.정치민주화가 이루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한국정치계는 이념과 사상이 바뀌지 않는 수구.보수세력이 강하게 천착되어 있는데,돈과 권력 위에 정신마저 지배하려는 것은 아닌가 싶어 아찔하기도 하다.옳고 그른 것을 제대로 짚어 주면서 자라나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자신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고 앞으로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를 역사의 흐름,맥락을 통해 예측가능하기 때문이며,일반인의 관점에서도 매우 민감한 사안이고 한국인으로서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는 길이기도 하다.

 

 학창시절 특히 중.고교시절 배웠던 국사시간은 연대기 위주,왕조의 행적,사건의 나열 등의 학습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학창시절의 역사학습만으로는 과연 무엇을 배웠는가 라고 자문하면 그저 단군부터 유신정권에 이르는 천편일률적이고 당시 왕조,정부의 좋은 점만 부각했을 뿐 음지에서 잘못된 것을 뿌리뽑으려 항거하고 싸웠던 의혈남아들의 생생한 얘기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요즘 다양한 도서를 읽고 있는데 부족한 분야를 꼽으라면 역사학습의 결여이다.한국사,동.서양사의 객관적인 학습부터 미시적으로 국가별,인류에 커다란 교훈을 안겨 주는 인물들의 일대기 등에 관심을 갖고 음미하고 통찰해 보려는 것이 나의 역사에 대한 학습각오이고 자세이다.

 

 다행히 EBS에서 역사e 채널을 통해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들의 비화,사연을 풍성하게 들려 주고 있는 역사e 시리즈는 읽고 또 읽어도 흥미와 학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자부심을 안겨 주기에 충분하다.지난 역사가 정권을 쥔 자들에 의해 백성 및 국민을 지배하고 통치해 왔겠지만 소리 없는 절규와 아우성은 역사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가야 들을 수가 있는 법인데 역사e는 그러한 갈증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이야기의 주요 소재도 쉽고 친근하기만 하다.세상에 버릴 사람,아무도 없다,사라진 것들,되살리다,시대의 맥박 살아 있다 로 대별하고 있다.

 

 이 글이 주로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의 이야기로서 야사에 묻힐 뻔한 사연들이 많다.일부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사연의 전말을 세세하고도 친절하게 전해 주고 있으며,생경한 부분은 '그러한 일,그러한 직업,그러한 사람도 있었구나'라고 스스로 감탄과 교훈을 자아내곤 했다.책장사를 전문으로 하던 책쾌,무명시인의 멋진 시,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전력을 다했던 공부벌레,구한말 외국 여의사의 당나귀 타고 출근하기,봉보부인의 파격적인 대우,스러져 가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활빈당과 같은 홍길동의 후예들,장애인들을 정상인과 같이 대했던 인본에 입각하여 누구나 자립을 해야 한다던 사회상 등을 신선한 감각으로 엿볼 수가 있었다.

 

 서유구가 지은 조선 최고의 실용백과사전인 임원경제지(113권 52책,250만여 자),귀신을 쫓는 영물의 대명사 삽살개,암행어사로 변장한 임금의 사연,고구려의 혼례풍습(남자는 돼지고기와 술만 여자 집으로 보냄),소금의 역사와 역할,일제강점기 총독과 2차 세계대전을 총괄지휘한 장본인의 말년과 사후,전범재판에서 조선은 없었다가 2부를 장식하고 있다.3부에서는 비격진천뢰라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비빌병기의 위용,원한,패륜,복수로 조선을 뒤흔든 살인사건과 명탐정들의 활약,정약용이 유배시 써 내려간 182책 503권 완성(2012년 세계기념인물로 선정,헤르만 헤세,루소,드뷔시과 함께),독립운동가 김홍락의 후손인 김용환의 파락호 그리고 독립운동가로 변신,이어령 비어령식의 죄목을 붙혀 옥살이를 해야만 했던 6264명의 무명초들의 가련한 삶의 사연,이봉창열사의 투폭과 함께 뒤를 이은 열사들의 고귀하고 영웅적인 독립운동의 정신,일제강점기 성행했던 전통 서당교육의 실상 등이 실려져 있다.

 

 수많은 외침을 당해 왔으면서도 죽지 않고 살아 있다.국가의 독립과 자존은 결코 통치권자의 머리에서 나오지 않고 이름 없는 민초들의 주권과 의기에서 나온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정권과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주변 인물들만 감싸고 당파와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된 잘못된 위정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나라는 꿈과 희망은 말할 것도 없고 단결과 단합도 안될 것이다.국가라는 커다란 나무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난국과 위기를 헤쳐 나가려는 상생 의식이 어느 때보다도 소중하다는 것이 이 도서를 읽으면서 느낀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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