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주인자리 네오픽션 로맨스클럽 2
신아인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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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혈귀를 연상케 하는 뱀파이어(Vampire)는 생각만 해도 오싹하게 전율을 일으키게 한다.개인적으론 아직까지 뱀파이어와 관련한 작품을 읽지를 못해 관념적으로만 뱀파이어의 속성을 알고 있다.죽은 귀신이 소복을 입고 송곳니를 드러 내며 원한과 복수의 화신으로 다가오는 그러한 이미지이다.때가 차가운 겨울이라 차가움을 더해 깡깡 얼어 붙은 얼음 덩어리와 같이 마비된 시신을 연상케 한다.아무런 감각,감정도 없는 살풍경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한국에도 뱀파이어와 관련한 작품은 문영의 <아이 뱀파이어>가 있어 잠깐 읽은 적이 있는데 완독을 아직 못했다.이번 뱀주인자리는 원한과 복수의 화신보다는 천사와 같고 미의 여신과 같은 여성을 놓고 내 편으로,내 사람으로 만들 것인가를 놓고 팽팽한 기싸움과 물리적 총성까지 가미한 스릴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454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이 글을 쓴 목적과 배경,인물들의 특성들을 파악하게 되면 금방 읽어내려 갈 수 있는 흡인력이 충분한 작품이다.이렇게 해서 나도 뱀파이어 작품에 대해 맛을 들여 놓았으니 어떠한 작품이 나오더라도 재미와 흥미를 더해 가리라는 기대를 해 본다.

 

 우주에 떠 있는 별자리는 본래 12자리로 되어 있는데 열세번 째 별자리가 바로 '뱀주인자리'이다.영원한 삶을 꿈꾸던 의사,아스클레피오스의 별자리로서 죽은 사람까지도 소생시키는 탁월한 의술의 소유자라는 것이다.이 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기기묘묘하기만 하다.대화 내용을 보면 일반인과 다를 바 없지만 행동은 뱀파이어의 신분과 입장에서 하고 있다.주인공인 신우와 수안를 비롯하여 이엘,준수,유민,승윤,민조 등이 등장하고 있다.수안을 제외하고 모든 인물들이 뱀파이어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어 그들의 말과 행동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 특색이다.

 

 인간으로 회귀하는 것이 목적인 준수와 신우,이엘은 헤라 직원이면서 조각과 같은 미모를 겸비한 수안을 놓고 벌어지는 사랑 싸움이 이 글의 골격이라고 할 수가 있다.주인공 신우는 뱀파이어이면서도 절대 물리적인 싸움을 원하지 않은 인간적인 면모를 띠고 있고,준수는 자신의 딸 유민마저 뱀파이어로 만들어 놓은데다 수안마저 다양하게 실험하려 들고 살해하려 든다.나아가 이엘은 피아니스트이면서 점성술사인 운하를 죽였는데 이는 수안의 어머니이다.수안의 어머니를 죽여서인지 내색은 못하지만 수안에게 죄책감 서린 말과 행동이 묻어 난다.물론 이것은 이엘이 수안에게 다가가는데 진심이 있지만 수안은 이엘보다는 신우에게 마음이 더 쏠린다.신우는 운하와의 약속을 지키려 수안에게 다가서면서 수안은 신우의 말과 행동을 지켜 보면서 신우가 과연 뱀파이어로 남아야 좋은지,인간으로 회귀하여 영원성을 끊어야 마땅한지를 놓고 고뇌를 거듭해 나간다.

 

 뱀파이어 신우와 인간 수안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준수에 의해 총상을 입어 고통이 온몸을 옥죄어 와도 둘은 멋진 체념의 말을 남긴다.비록 신우는 인간으로 변하지 않았지만 수안에 대한 고귀하고 정성어린 사랑의 메시지는 죽어서도 죽지 않은 불멸의 영혼을 간직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지금도 어떤 별이 남기고 간 몸뚱이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어요.그러고는 언젠가 다시 우주의 먼지로 돌아갈 거예요." - 본문 -

 

 

 두 개의 심장이 하나가 되고 죽어서도 우주의 별로 남아 세상을 밝게 비춰 줄 신우와 수안의 로맨스적인 스토리는 애틋하기도 하고 고귀하기도 하다.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와 처녀 자리 주인인 페르세포데라는 그리스 신화를 인용하여 스토리를 전개한 점도 이해력과 공감도를 넓혀 주기에 충분했다.쌍둥이였던 이엘이 사라지고 신우는 서향(瑞香)나무 묘목을 심으면서 신우와 이엘이 같은 날 태어났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는데,과연 수안은 이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사랑은 유한할지라도 대지에 남겨 놓은 사랑의 흔적은 불멸의 존재와 같이 대지 위를 촉촉하게 만들어 놓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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