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쿠쿠스 콜링 세트 - 전2권 코모란 스트라이크 시리즈 1
로버트 갤브레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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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포터>의 저자 J.K 롤링이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가명으로 장르 추리소설을 내놓았다.판타지의 완성된 미를 한껏 드높이고 독자들의 열렬한 관심과 사랑을 받은 J.K 롤링작가는 이번에는 사건사고와 관련하여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추리,스릴물은 사건 직후의 숨가쁜 수사일정과 주변인물들의 탐문 등이 백미인데 이번 작품은 인간의 심리를 꿰뚫고 있어 손과 눈에서 책을 놓치 못할 정도의 흡인력이 있었다.

 

 죄를 저지른 사람은 사건이 일어나면서 사건현장에서의 흔적을 지우고 그럴 듯하게 알리바이를 조작하는 등 치밀하게 지능적인 수법을 사용한다.과학수사가 발달하고 LBS(Located Based System:위치기반 시스템) 및 CC(Closed Circuit)TV가 보급화 되면서 범죄를 저질르고선 빠져나갈 구멍이 많지 않다.그래서 사건사고의 장본인은 사건사고와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고 발뺌을 하여도 수사관의 집요하고 치밀한 증거물 앞에서는 꼼짝 없이 사실을 시인하고 죄값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영국 런던의 상류층 사회에서 벌어진 탑모델의 '자살사건'을 둘러싸고 파리 떼와 같은 경찰관과 기자,차량들로 북적거리는 장면부터 이 글은 시작된다.탑모델 룰라가 차가운 겨울날 펜트 하우스 고층에서 떨어져 숨지고 부검결과 외상 및 타박상 등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자살로 사건을 종결하려 하는데,룰라의 오빠 브리스토는 죽은 남동생 챌리의 친구 스트라이크에게 룰라의 죽음에 대해 탐정을 의뢰한다.스트라이크는 조수 로빈과 함께 사무실 한 칸을 쓰면서 사건 파일 작성 및 사건의 실마리에 대한 파일을 정리해 나간다.둘은 마치 사이가 좋은 오누이와 같이 명콤비 역할을 해 나간다.스트라이크가 군 공병출신으로 폭발사고로 인해 한 쪽 다리를 못쓰게 되면서 의족생활을 하기에 조수 로빈은 스트라이크의 심적인 괴로움을 덜어 드리기라도 하듯 조신스럽고 성실하게 보필을 해 준다.그림과 같이 보기가 좋은 장면이 아닐 수가 없다.

 

 타블로이드의 명성을 쫓고자 하는 모델 지망생 중에는 그녀의 성공과 참담한 전락(轉落)을 지켜 보면서 망연자실을 한다.룰라는 명성과 지명도가 있는 만큼 생전 화려한 삶을 살았다.배우,가수,프로덕션,디자이너,메이크 아티스트,그리고 그녀를 닮으려 하는 수많은 후배들 속에서 남부끄러울 것 없는 외면적인 생활이었지만 내면은 불안하고 초조한 가운데 우울증까지 곂쳐 그녀의 후반생을 힘들게 만들었다.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룰라는 양부모를 만나게 되는데 양어머니와의 관계가 썩 좋지를 않고 그녀가 벌어 들인 재산 및 양부모의 상속문제로 속을 많이 끓였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수사에서 이미 자살로 판결이 난 마당에 오빠 브리스토는 왜 사설탐정을 끌어 들이면서 사건을 미궁 속으로 빠뜨리려고 하는 걸까.아니면 무슨 속내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점에서 의문이 많이 갔다.룰리의 주변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룰라의 기사(騎士)를 비롯하여 양어머니,아파트 경비원,디자이너,메이크 아티스트 등으로부터 룰라의 행적과 언행 등을 들을 수가 있었는데 자살 이외의 별다른 단서는 포착되지를 못하고 지리멸렬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는 참에 탐정 스트라이크는 탐정 의뢰인인 브리스토의 사건 당일 CCTV에 찍힌 모습과 재산문제,그리고 룰라가 유언으로 남긴 재산상속 문제 등을 종합.분석하여 브리스토를 강력한 용의자로 추궁하고 몰아 넣는다.이에 스트라이크와 브리스토,조수 로빈은 사무실에서 육탄적으로 비화되기도 하면서 약간의 긴장감과 스릴감을 안겨 주기도 했다.

 

 혼혈이면서 친부를 찾고 싶었던 룰라는 정신건강이 악화되고 친오빠인 브리스토는 재산을 탐하고 돈이 아쉬워 얄팍한 계산법으로 탐정을 끌어 들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지도 못한 채 결국 자승자박으로 신세를 망치고 만다.탐정 스트라이크와 로빈은 젊은 청춘으로서 시간이 흐를수록 둘은 감정만 무르익지 않았을 뿐 가까운 사이가 된다.로빈은 남친이 있기에 이번 사건을 마치고 그에게 가야 하고 스트라이크는 그녀와 다시는 못만난다고 생각하니 쓸쓸한 고독이 밀려 온다.그와 한 때 사랑을 나눴던 여친도 새로운 남자를 만나 떠나게 되고 혼자 남은 스트라이크를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기만 하다.그가 외웠다는 시구절이 내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나는 결코 여행을 쉴 수가 없다. 이 삶의

 마지막 찌꺼기까지 들이켤 테다.

 나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일 때에도, 혼자일 때에도,

 그 언제나 나는 위대하게 향유했고,위대하게 수난을 겪었다.

 바닷가에서도 그리고 비를 뿌리는 히아데스가

 어둑한 바다를 뒤흔들어 광란의 표류를 할 때에도,

 나는 이름이 되었다...... - 알프레드 데니슨 경의 《율리시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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