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아드
마릴린 로빈슨 지음, 공경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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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리문학상 수상자가 미국 작가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말았다.바로 그것은 길리아드인데 성경에 나오는 발삼나무의 서식지가 아이오아주 '길리아드'이고 발삼나무는 아프고 다친 사람들에게 치유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발삼나무 서식지인 길리아드가 치유,휴식의 상징적 의미로 바뀌면서 오늘날에는 정신적.육체적 온전함을 추구하면서 친절과 정의와도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특히 치유와 휴식은 가열차고 쉼없는 생존경쟁에 놓여 있는 현대인들에겐 정신적 아름다움과 성스러움을 마음으로 느끼고 치유의 효과를 거두리라 생각한다.

 

 손자뻘과 맞먹는 일곱 살 아들에게 전하는 존 에임스 목사는 인간의 삶을 다양한 갈래로 들려 주고 있다.우선 제임스 목사는 친조부,외조부,아버지 등 대대로 목사의 집안으로서 그들에게 성직(聖職)은 신이 내린 소명이고 사명이었을 것이다.오랜 시간과 세월 속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체득했던 고귀한 경험과 삶의 지혜를 아들에게 구두로 또는 편지로 전하는 존 에임스 목사의 친절하고 사랑이 가득찬 이야기들은 어린 아들에게 삶의 지혜와 교훈,용기와 배려심 등을 안겨 주었을 것이다.주된 이야기가 19세기 인종차별의 상징이었던 노예제도의 폐지와 관련하여 발생한 남북전쟁의 실상과 그 주변 이야기 그리고 존 에임스 목사가 살아 왔던 이런 저런 소소한 삶의 경험과 교훈을 다양하게 전해 주고 있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존 제임스 목사의 할아버지가 산에서 일을 하다 부상을 당하고 아들에게 발견이 되는데 할아버지가 아들에게 한 말은 : 난 이 일에서도 큰 축복을 찾을 것으로 확신한단다"였다.할아버지는 늘 신의 축복(Blessed)을 받고 살아 간다고 말을 했을 정도로 매사를 부정과 비관이 아닌 미래지향적인 긍정의 의식을 아들에게 심어 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독립심이 약한 이들에겐 에임스 목사의 할아버지와 같은 감사의 의식을 갖고 주어진 삶에 열정과 목표의식을 갖고 살아간다면 강한 자립심과 주체적인 인간으로 사회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 주리라 생각이 든다.

 

 19세기 후반의 아이오와주 길리아드 지역의 삶의 풍경과 성서를 바탕으로 한 기독교적인 삶의 예찬이 글의 전후반을 관통하고 있다.성경의 시편 구절을 많이 인용하면서 암울하고 고독한 시기를 '생명력'이란 에너지 및 '활기'와 같은 것으로 삶의 방식을 전환시켜 이보다 높은 단계의 감정인 사랑과 평화가 온세계에 퍼져 나가는 것을 바라고 있다.존 에임스 목사는 어린 시절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의 역을 나누어 연극을 했다고 한다.극의 역할을 바꿔 롤플레잉을 하면서 성경 공부도 되고 부자지간에 돈독한 관계형성과 두터운 신앙생활을 이루어 갔을 것이다.어떠한 가정환경에 있든 아버지와 아들 간의 대화와 소통,놀아주기 등이 중요한데 존 에임스 목사는 어린 시절 매우 소중하고 고귀한 경험을 쌓아 나가면서 목사 생활 가운데 자신의 본모습을 여과없이 신도들에게 보여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죄 짓는 일을 피하고 미망인과 고아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애정을 기울인 존 에임스 목사의 할아버지의 훈훈하고 고귀한 삶의 간증과 같은 고귀한 에피소드는 자기부정적이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성찰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할아버지는 이러한 생활철학을 시종일관 견지하면서 종교인으로서 본성을 일관성 있게 보여 주었고 아들에게는 커다란 정신적 유산이 되어 주고도 남았을 것이다.시간과 세월은 고여 있는 것이 아니다.고이지 않고 쉼없이 흘러 간다.자연의 섭리를 역행하지 않고 흘러가듯 존 에임스 목사는 할아버지,아버지로부터 정신적 유산을 물려 받아 그의 후손들에게 그것이 보다 승화되어 찬란하고 위용한 모습으로 전파되어 가리라 생각한다.나는 할아버지,아버지로부터 받은 정신적 유산은 농부가 밭을 갈고 씨를 뿌려 성실하게 농사일을 하면서 가을의 알찬 열매를 거두어 간 것이 아닐까 한다.험난 세파에서 치유와 휴식이 되어 줄 이 글은 인간사의 소중한 면모가 무엇인가를 일깨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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