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훈 청소년이 읽는 우리 수필 3
조지훈 지음 / 돌베개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평소 조지훈선생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승무’라는 시와 청록파의 일원이었다는 사실 정도였는데 마침 ’청소년이 읽는 수필’이라는 도서로 선정된 것을 보고 그 분의 생활의 숨결과 느낌을 꼭 한 번 읽어 보고 싶었기에 선생님이 살았던 시대를 생각하면서 읽어 내려갔다.선비적인 면모와 사조에 사색할 여지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특히 청년시절 일본의 묘심사에서 본 돌에  대해 관심을 갖으시면서 돌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특별히 눈에 띄었으며 용어가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생소하면서도 문학적인 가치가 뛰어난 작품들로 엄선되어,그들에게는 우리의 전통과 유머,맛과 멋등을 제대로 알고 사색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바라고,이 글을 읽으면서 마치 조지훈선생님께서 넓은 강당에서 청소년 및 일반인들에게 한 편의 인생담과 교훈,재치등을 설파하시는 듯한 느낌이었고 사색의 오묘한 맛을 자아내게 했다.

돌의 맛--- 낙목한천(落木寒天)의 이끼 마른 수석(瘦石)의 묘경을 모르고서는 동양의 진수를 얻었달 수가 없다고 한다.마당귀에 작은 바위를 옮겨다 놓고 물을 주어 이끼를 앉히는 것이라든지 흰 화선지 위에 기골이 늠연한 덩어리의 물체를 그려 놓고 석수도라 하며 좋아하던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흐믓해진다 했다.우리 선인들의 정적인 한가함을 만끽할 수 있었음을 느낀다.

한국의 유머는 기발하기보다는 은근하고 심심한 숭늉 같으면서도 버리기 어려운 운치가 있고 눈물이 스며 있고 농세가 있어 좋다고 한다.


"선생님,사람 중에 제일 무서운 사람이 뭔지 아십니까?"
"그건 괴한(怪漢)이란 사람입니다.신문기사 보세요.암살 미수자,강력 테러범,살인 강도,사람을 궂히는"놈은 모두 다 괴한이 아닙니까?" - 본문 -
 

우리의 맛과 멋에서는 우리 선조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조상의 음덕을 기리며 못잊을 님을 기다리면서 만들어 낸 음식도 가지가지 임을 알았고 특히,임을 맞이 하면서 지은 시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또한 실어 본다.


겨울날 다스한 볕을 임에게 비취고저
봄 미나리 살진 맛을 임에게 드리고저
임에게 무엇이 없으랴마는 내 못잊어 하노라.


여기에 나오는 미나리는 논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고 맑게 흐르는 강물에 씻기며 자란 온 강 미나리로써 이른 봄의 얼음 속에서 파릇한 싹을 내미는 살진 미나리를 가리킨다고 하며 그 특상의 미나리를 그리운 님에게 음식으로 손수 만들어서 고이 대접하고자 한다.멋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독서에 관해서도 청소년들에게 힘있게 설파하셨는데,중요한 대목을 뽑아 정리하여 두는 습관,책을 읽은 뒤의 느낌을 요약,모르는 말이 나오거든 즉석에서 사전을 찾는 습관을 길러라,책을 쓴 저자를 생각해서라도 소중히 다루라고 애써 충고를 하시는 섬세한 마음을 간직하신거 같다.

조지훈선생님은 또 정치하시는 분들에게 지조론을 내세워 정치인의 신념과 어떠한 불의에도 타협하지 말고 자신의 올바른 길을 관철하라고 제시하는등 지사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선생님은 멋과 풍류를  아는 지조 있는 선비로서 널리 알려져 있고,사람 사이의 도리와 올바른 처세에 대한 도덕적 가르침인 <채근담>을 애독했다고 한다.컴퓨터게임등 사행성이 많은 쪽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이 교양인으로서 우리의 옛 전통을 살리고 맛과 멋을 알며,지성과 실천을 통해 한국의 미래의 인문학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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