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자들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유시 아들레르 올센 지음, 김성훈 옮김 / 살림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북유럽 살인관련 사건소설을 몇 편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인간의 내면에 갖고 있는 분노와 원망을 넘어 인간이 지켜야 할 윤리와 도덕은 찾을 길이 없다.작가에 따라 살인사건을 다루는 구성이 대동소이하지만 늘 마음으로 느끼고 안타까운 것은 돌이킬 수 없게 사건을 저지른 장본인에게 어디까지나 문제와 책임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불행한 가정환경에서 찾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가정이 화목하고 제대로 흘러간다면 아무리 경제적 어려움과 시련이 닥칠지라도 가정의 구성원간 협력과 공동체라는 것을 자각하고 원만한 가정,건강한 사회가 이루어지리라 생각을 한다.

 

 이번에는 북유럽 가운데 덴마크 작가에 의해 쓰여진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가 음습하고 처절한 폭행사건이 연쇄적으로 저질러지고 있으며 잘못 짝지어진 '패거리'들이 등장하면서 사랑 아닌 사랑과 배신,시기와 질투 그리고 체념에 이르는 인간의 내면을 그리고 있다.아주 오래된(살인사건이 일어난지 20년이 넘은)사건을 재수사한다는 민간 시민들의 의혹으로 특별 수사반 Q를 중심으로 관련사건 파일과 주변인물을 탐문하기도 하고 현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진범의 향방을 쫓는데 형사들도 패거리들에 의해 인정사정 없이 수모를 당하기도 한다.1987년 여름 별장에서 17세 여자와 18세 남자가 맞아 죽는 사건이 아직도 미해결되고 남은 유족과 그주변사람들이 갖고 있는 원망,분노는 시간이 흐르면서 평안을 되찾아 간다.

 

 유력한 용의자로 보이는 꽃뱀과 같은 키미라는 여성은 본래 불행한 가정에서 성장하고 학창시절에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중 폭행사건으로 정학을 맞는 등 그녀의 삶은 순탄하지 못했다.어린시절 영국,미국,덴마크 등으로 자주 이사를 하고 부모가 이혼하면서 양육권이 아버지에게 돌아가는데 계모로부터 받는 학대,폭행, 무관심 등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자라난 키미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는 것을 키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게다가 남친들이라고 하는 디틀레우,비아르네,크리스티안,토르스텐 등과 얽히고 설키면서 1987년 이후의 살인사건 등에도 연루되었다고 봐야 한다.특별 수사반 Q는 칼을 중심으로 아랍계인 아사드 그리고 여경인 로즈가 수사와 관련하여 분주한 모습이다.그런데 아직 진범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비아르네는 자신이 진범이라고 자백하면서 수형생활을 하는데 키미를 중심으로 하는 패거리들에 의한 음모와 여죄가 있으리라 예상하면서 사건에 대한 뒷얘기가 이어져 간다.

 

 키미와 한때 좋아하고 유부남이었던 크리스티안이 살해되는데 키미는 이미 크리스티안의 씨를 받아 뱃속에는 아이를 갖고 있는 몸이다.그런데 뢰르비 별장에서 살해된 여인의 귀걸이가 진짜가 아닌 타인의 것으로 의혹을 사면서 키미에 대한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키미는 패거리들로부터 번갈아 가면서 성관계를 강요받는데 임신한 상태에서 크리스티안에 의해 폭행을 당하면서 유산이 되고 생리가 멎게 된다.크리스티안의 조종에 의해 키미는 온갖 수모를 당하고 그 복수로 그를 죽이고 만다.여성으로서 참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게다가 직장생활마저 순탄하게 하지를 못하고 잘리게 된다.하이에나 우리에 패거리 및 경관들을 몰아 넣고 수류탄을 던져 패거리들을 몰살시키고 경관인 칼과 아사드는 가까스로 살아 남으면서 키미로부터 그간의 사정을 듣고 자백을 받게 된다.키미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운명을 하늘에 맡기고 열차가 들어오는 철로로 뛰어 들면서 삶을 마감하게 된다.

 

 사춘기에 놓여 있는 학생들을 둔 학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사랑과 애정,끈기와 인내로 기다리면서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늘 노심초사하면서 자식들의 미래를 진정으로 고민하고 대화로 나누어 나가야 한다.부모의 진정한 사랑과 애정은 하루 아침에 표가 나는 것이 아니다.사춘기에 놓여 있는 아이들이 당장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따라주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고 올바르고 제대로 된 부모의 그림자를 밟으면서 그들의 밝고 당당한 앞날을 그려 나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주인공 키미는 불우한 가정환경,잦은 이사,싹수가 없는 패거리들과 어울리면서 코카인과 같은 마약,강간,폭행,살인이라는 삐둘어진 삶의 울타리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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