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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샤니 보얀주 지음, 김명신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이스라엘은 유대민족으로서 오랜 세월 핍박과 떠돌이 생활의 연속이었고 현재는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이 종식되지 않은 꺼지지 않은 화약고와 같은 지역이다.특히 2차세계대전시 나치즘과 스탈린에 의한 유대인의 대학살은 그들에게는 아물지 않은 상처이면서 한편으로는 이스라엘인들을 한층 더 결속과 단결,애국심과 방위력을 고양시키는 원인이 되었는지도 모른다.얼마 전에 읽은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인 <모사드>를 읽다 보니 이스라엘 민족은 정보의 최첨단을 자랑하고 박식한 학자,기업인들이 세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점도 이스라엘 민족만의 강점이기에 충분하다.

이 글은 이스라엘 출신의 작가로서 청소년기의 학창시절과 군복무 기간 그리고 제대후의 일상을 사실적인 관점에서 잘 그려내고 있다.현장감이 잔뜩 묻어나기에 읽는 내내 긴장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가 있었는데 이스라엘은 남.녀 누구나 만18세 정도가 되면 군복무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남자는 13세,여자는 12~13세에 성인식을 치른다는 점이다.이스라엘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이집트,요르단,레바논 모두 아랍어를 공통으로 사용하고 이스라엘은 아랍어외에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이기도 하며 골다 메이어 여성총리를 배출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 글에 등장하는 나(야엘),아비샥,레아가 학창시절을 함께 보내고 군복무는 같은 날 입대하지는 않았지만 등장인물들이 국경지역의 부대에서 자신이 맡은 임무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특히 국경지대에 있다 보니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멀리서는 에디오피아 및 모로코 등지에서 이스라엘로 밀입국하려는 이들이 있기에 이들과의 대치상황 및 국경을 넘으려다 붙잡혀 처참하게 희생된 자들도 많다.하루가 멀다하고 포탄과 미사일,총성이 울리는 이스라엘 국경지대는 평온한 날보다는 폭풍의 전야와 같은 날들이 더 많다.이런 저런 사정으로 국경검문소를 통과해야 하는 이들을 면밀하게 검사해야 하는 임무를 띤 레아 그리고 사격 조교로 근무하는 야엘,그리고 감시탑 아래에서 나체쇼를 벌이다 발각되어 영창신세를 졌던 아비샥 등의 군복무 생활은 육체적인 일보다는 여성의 역할에 맞는 군복무를 한다.국경지대이다 보니 팔레스타인 공사장 인부들의 목소리,이스라엘 도급업자의 목소리,군인들의 목소리가 엇박자가 되어 살풍경을 몸소 느끼기도 한다.
이동식 교실의 수업 장면부터 시작되는 이 글은 교사가 아비샥의 어머니로서 이라크 바그다드 주바리 가문으로서 히스테리가 강하고 슬픔에 자주 젖는다.이스라엘 역사,세계사 등을 배우고 쪽지시험으로 PLO,SAM,IAF,RPG포 아동 같은 것을 외워서 시험보는 것들이 사회는 달라도 한국 역시 중간중간 쪽지시험이 있다는 점에서 엇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세 주인공은 십대 청소년으로서 한창 감수성이 강해 공부보다는 이성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고 삐뚤어진 자아로 인해 방랑과 반항이 시작되는 시절이다.고교를 졸업하면 우선 방위군으로서 2년간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야 하는데 입대후 부대안에서의 생활과 사회생활은 이질감과 부조리가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한국의 여성들도 자원하여 군복무를 하기도 하고 경찰관으로 직업을 찾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어 남.녀간의 평등의식은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다행스럽다.
나(야엘)은 학창시절 아비샥의 오빠와 서로 눈빛만 봐도 필이 꽂히는 그러한 사이였고 군복무 기간 내내 댄을 그리워했지만 댄은 군복무후 집안에 틀어 박혀 지내다 원인 모를 자살을 하게 되면서 야엘은 큰 상심을 안게 된다.야엘,아비샥,레아 모두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나와 가끔 만나기도 하면서 옛시절을 회상하기도 한다.아비샥은 부모사이가 원만하지 못해 아빠를 정해진 시간에만 만나는 불우하고 불행한 시간을 보내고 레아는 샌드위치 체인점 사장과 하나가 되고 야엘은 유랑 음악단의 노래 가사를 번역하는 일을 하게 된다.그녀들은 이스라엘 민족의 구성원으로 태어나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시기에 국방의 의무를 지면서 사회의 부조리를 체감하고 사랑과 우정 그리고 한 여자로서의 내일을 꿈꿔 나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직조해 놓은 듯 하다.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은 무엇이고 운명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