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더 낫게 실패하라 - 위기의 순간을 사는 철학자들
이택광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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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자본주의는 어느 계층을 위한 경제체제인지 답답할 때가 많다.마르크스에 의해 시작된 자본주의라는 용어가 20세기 말 신자본주의로 둔갑하면서 소수계층 이를테면 정치와 경제권력을 쥔 자들에 의한 '경제잔치'라는 생각마저 든다.그도 그럴 것이 20세기 말부터 서서히 소용돌이치기 시작한 IMF 경제위기를 비롯하여 근자의 미국발 금융위기는 전세계적인 경제재앙으로 번지고 있다.이렇게 자본주의의 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소수계층보다는 다수계층인 중산층 이하는 더욱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몸으로 움직여 생산하던 노동의 시대는 종말을 고한듯 세상은 어느새 초서비스시대에 접어든 대신 지식과 창조성을 강조하는 개인의 표현과 지식에 치중한 지식산업이 현대사회의 자화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인류역사이래로 인간은 농경사회,영주에 의한 봉건주의사회,산업화사회를 거쳐 자본주의가 발을 내딛고 1,2차 세계대전의 종식과 함께 양대 이데올로기가 몇 십년간 진행되다 자본주의가 겉으로는 이념적으로나 현실적인 삶에서나 승리를 거둔 듯 하지만 소수계층들이 다수를 지배하고 착취하는 형국이 언제 끝날 줄을 모른다.더욱이 친기업적인 정책운영은 그들에게 다양한 혜택과 물질적 부를 안겨 주게 됨으로써 중소기업이하는 대기업의 먹이사슬 법칙에 의해 '울며 겨자먹기식'의 제도와 관행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우리 삶의 토대를 고민한다는 것은 어떤 사회를 우리가 원하는지,어떤 자유를 우리가 원하는지,어떤 정부를 우리가 원하는지,어떤 행복을 원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것이다. - 본문 -

 

 한국 역시 친일세력과 태생적으로 자본의 혜택을 안고 태어난 사람들에 의해 사회가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새삼스럽기만 하다.국민소득 2만불을 가까스로 넘기고 있는 한국은 언제부터인지 일반인들의 생필품 가격이 선진국이상으로 물가가 치솟고 사회구성간의 양극화,위화감은 점점 거리를 넓혀가고 있다.정치를 하는 위정자 모두 상생의 정치를 부르짖고 있지만 이제는 누구도 그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가 없다.일종의 감언이설이다.미국의 자본주의의 상징인 빌게이츠 및 워런 버핏과 같이 자신이 거둔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따뜻한 기업가들이 한국사회(진심으로 우러나와서)에도 나오기를 기대한다.정치적 민주화가 이루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사찰이니 감시니 하는 구태적인 행태가 종식되지 않고 있다.관료들의 부정부패는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다고 본다.다만 같은 나라 같은 사회에 사는 국민들간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정책과 행정은 해소해 주기를 바라고,비록 가난하더라도 배움에 의지와 노력이 있어 장래성이 있는 이들에게는 그들을 위한 지원과 격려가 제도적으로 마련되기를 바래본다.

 

 <인문좌파를 위한 이론가이드>를 읽으면서 알게 된 이택광저자는 문화평론가로서 인문학적인 도서를 줄곧 선보이고 있다.이번 도서가 두 파트로 나뉘어지고 있는데 포스트구조주의 이후의 서유럽국가들의 철학의 세계를 소개하고 있고,또 하나는 저자가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현대철학가(9인)들과의 대담의 형식으로 서술되고 있다.철학이라는 것이 다소 현실과 괴리감이 없지는 않지만 물질문명의 토대가 되어 주기도 하고 일상의 삶에 대한 지혜를 안겨 주기도 한다.서양철학사를 아직 접하지는 않았지만 인간의 삶의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것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고 인간의 본질적이고 실존적인 것에 바탕을 두었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철학가의 사상을 만나 삶을 한층 숙성시키리라 생각한다.나아가 다양한 철학의 학파가 지속되는가 하면 전혀 다른 독자적인 학파를 형성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정치는 현실적이다.예언과 환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신자본주의,산업화의 가속화는 지구의 대재앙을 초래하고 있다.비단 경제선진국만이 아닌 글로벌 위기이기에 권력과 정치를 하나로 묶어 지구촌이 당면하고 있는 공통의 문제를 탈정치화시켜야 하고,그 문제들을 인구 유동의 문제로,전문가 정권의 소관인 부의 문제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온다.나아가 상생의 정치를 위해 정치적 권력,지식의 권력이 동맹을 강화해야 하면서 한편 최종적으론 보잘것없다고 생각하는 자들의 권력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점도 현재와 근접미래에 실행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위기,예술사에 대한 사유의 혁신,해체의 공포에 사로잡힌 인간의 삶,민주주의적인 직관을 배향하는 문제,인간과 동물의 관계,영국은 왜 대륙철학을 주제로 선택한 이유,영구평화프로젝트,계몽과 광신을 대립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비판하기 등이 저자가 철학가들과 나눈 주요 소재들이다.그중에 인상적인 것은 스피박이 말한 교육은 세상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욕망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교육이고 이런 교육의 목적과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그래서 교육은 강제적이어서는 안되고 그것은 세상을 바꾸는 개혁과는 다르다는 것이다.인간의 욕망은 한도 끝도 없지만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을 추구하되 소외된 힘없는 다수의 계층들에게도 권력의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와 권력이 지향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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