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어느덧 햇수로 13년째이다.15층의 건물로서 1.2라인 쪽에 살고 있다.외출하고 귀가하고 마트에 가고 쓰레기 분리수거 등 에리베이터를 이용을 하게 되는데 자주 보는 사람,생소한 사람 등을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그중에 어린이들도 타게 되는데 특히 여자아이가 혼자 타는 경우에는 나도 모르게 신경이 쓰인다.말을 거는 것도 그렇지만 아이가 고개를 푹 숙이고 '내가 이상한 사람 아닐까'라는 마음이 있는 것 같기도 하여 그냥 헛기침을 하고 짐짓 모르는 체 하며 문이 열릴 때까지 약간의 정적이 흐른다.예전 어린시절에는 어른을 만나면 먼저 인사를 드리곤 했는데 (다는 그렇지 않지만) 요즘에는 어른을 봐도 눈길을 딴데로 돌린다든지 멀뚱멀뚱 쳐다보면서 어른의 인상착의를 점검하는 것 같기도 하다.사회치안이 부재하고 어린이 유괴사건이 빈발하다 보니 애궂은 사람들까지 마음의 상처와 불신감까지 안겨 주게 되어 씁쓸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만 같다.

 

 부모에게 자식은 늘 소중하기만 하다.아직 자아가 완성되지 않은 일곱,여덟살 무렵의 아이가 어느날 행방불명이 되었다면 부모는 가슴이 찢어지는 나날들을 보내야만 할까.살 맛도 나지 않겠지만 세상이 모두 거짓으로 보이면서 삶이 한순간 도탄에 빠지면서 정신적인 상처와 고통을 이루 말할 수가 없으리라.유괴범들은 왜 하필 힘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를까.돈을 요구하려고 하는 것인지,아니면 어린이를 상대로 성적인 욕구를 채우려는 성도착증의 현현인지는 모르겠다.그러한 유괴범들이 매체에 나타나 당시의 상황을 들어 보면 거의가 순간적인 실수였다고 태연하게 심문에 응하지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결핍된 가정환경과 불우한 성장과정 그리고 사회적으로 도태되었다는 좌절과 절망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해서는 안 될 용서받지 못할 행동은 개인과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인간적인 소통과 교류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가리라 생각한다.

 

 이 글의 주인공 지윤이는 가녀리고 한참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어린이이다.어느날 지윤이가 행방불명이 되면서 지윤이의 아버지는 하던 일을 접다시피하고 지윤이를 찾으러 미친듯이 거리를 헤맨다.다행히 지윤이의 마지막 모습이 CCTV에 찍히면서 용의자가 검거되는데 법원에서의 그에 대한 형(刑)은 고작 20년이고 만취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 정상참작(情狀參酌)을 감안하여 12년형으로 내려 간다.그런데 형의 기간도 그렇지만 지윤이가 느낄 상처와 고통은 그리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외상후 상처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남자 어른들 모습만 봐도 지윤이는 가슴이 내려 앉으며 외면하고 도망을 칠 것이다.물론 정신적인 고통,상처이기에 신경정신과를 다니면서 약물치료와 놀이 등을 통해 지윤이의 상처가 아물어 들 것이지만 가녀린 소녀에게 성폭행을 했다는 자체가 일반인의 시선과 감정으로 보았을 때에는 영구히 사회격리조치를 취해야 마땅하고 사회의 정의,치안,사법이 제대로 서리라 생각한다.

 

 상처를 입은 지윤이는 엄마와 이웃 아주머니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조금씩 정신적 상처가 회복되어 간다.지윤이가 유일하게 도라에몽을 좋아하여 지윤 아빠가 도라에몽으로 분장하고 지윤이와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지윤이만을 위한 이벤트,파티를 열게 된다.그런데 지윤이가 어느 정도 회복이 되면서 다시 학교를 알아보지만 입학했던 학교는 아이들의 정서적 영향을 고려하여 거부를 당하게 되어 어렵사리 지윤이를 받아 주는 학교를 찾게 되는데 지윤이가 당했던 상처와 고통보다는 자기 자식들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부모들이 지윤이 교실에 들어와 항의와 소동을 벌이게 되는 장면에서는 피해자 및 가족의 상처와 고통을 함께 나누지는 못할망정 어떻게 어린소녀에게 이중으로 상처를 덧씌울 수가 있는지,그러한 몰지각하고 이기적인 어른들이 자신의 자식이 누구에게 당했다고 가정한다면 과연 그렇게 나올 수 있을까.언제부터 한국은 사회구성원들이 이분화되어 패가 갈리고 끼리끼리 뭉쳤는지 알 수가 없다.이러한 사회환경,그릇된 사고관념과 행동을 보이는 일부 학부모의 몰지각한 사회는 조속히 종식되기를 갈망한다.

 

 '이겨내야 한다.잊히지 않는 기억이라면 이겨내야 한다.' - 본문 -

 

 상처는 시간과 세월이 흐르면 딱지가 생기고 흉터는 남게 되지만 굳은 살과 같이 단단한 새살이 돋아나기 마련이다.지윤이 가족만의 얘기가 아닌 한국사회의 전체적인 자화상을 들려 주고 있는 사회문제의 단면을 그리고 있고 한 가족의 불행한 사연을 모든 사람들이 함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느끼면서 사회가 보다 안전하고 살기 좋은 쪽으로 나아가기를 바래본다.지윤이를 비롯하여 부모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한 울타리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삶은 생명력이고 가족은 소중하다는 것을 눈시울을 붉히면서 느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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