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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모두 북유럽에서 왔다 - 스웨덴.아이슬란드.노르웨이
양정훈 글.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사무침,애틋함,진한 추억에 대한 단상은 지나간 시간의 여정 속에서 존재하는 것들과의 설렘과 만남 그리고 이별이 못내 아쉬워서 그리움으로 온몸에 남는다고 생각한다.얼마나 좋았고 즐거웠고 행복했던 시간이었으면 그리움이 북유럽에서 나왔을까.하고 많은 나라들 중에서 아이슬란드,노르웨이,스웨덴의 흔적을 시적이고 감성적인 언어로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다.가감이 없는 표현임에도 사람들과 풍경들,그리고 기억과 존재에 대한 사유들이 이 글을 읽는 나도 가보고 싶게끔 만든다.여행의 묘미는 직접 두 발로 걷고 체험하는 가운데 낯설고 물설은 타지의 기억이 새록새록 뇌리에서 품어져 나오는 것이다.
나 역시 국내여행은 말할 것도 없지만 해외여행도 변변하게 다녀온 일이 많지 않기에 이렇다 할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은 그리 많지가 않다.고작 회사일로 중국에 다녀 오고 개인적으로 일본에 몇 번 갔다 온 일이 전부인데 굳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다시 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때도 없지 않아 있다.나라마다,지역마다 제각각의 모습과 분위기가 색다르겠지만 아무래도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하고 고유한 것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예를 들면 1990년대 중반 중국 산동성의 거리는 매캐한 자동차 배기가스와 자전거의 물결 그리고 왁자지껄하게 주고 받는 중국인들의 일상적인 소통이 인상적이다.당시에는 때묻지 않은 그들의 순박함과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 가득찬 기웃거림과 속이 없는 찐만두 두 개에 뜨거운 차로 한끼를 즐거워하는 단표누항의 소탈함과 소박함이 그리울 때가 있다.먹으라고 강권하기에 입에 대었지만 사실 입맛에 맞지 않아 몇 숟가락 뜨고 말았지만 그 분에게는 미안함과 감사함 그리고 내가 기꺼이 먹는 모습을 보고 활짝 웃어 주던 마음씨,표정은 내게는 애틋하고 그리워질 수밖에 없는 내게 남겨 있는 조그마한 씬(Scene)이다.
그리고 일본은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이곳 저곳을 유랑자가 되어 보곤 했는데 나와 호텔에서 함께 일하던 일본인과의 따뜻한 우의가 돈독해져 그가 나를 데리고 간 일본 전통식 회석요리(한국식 전골)에 일본의 샤미센을 들으면서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일본의 살결을 느낄 수가 있었다는 점과 대도시의 거미줄과 같이 얽혀 있어 자칫 미아가 될 법한 복잡한 전철노선 때문에 헤매고 묻고 해서 다행히 목적지(일본친구의 집)를 식은 땀을 흘리면서 찾아 가니 친구는 옛친구를 만나듯 신발이 벗겨지는 줄도 모른 채 달려나와 나를 반겨 주었던 시간과 만남이 인연이었고 그리워질 때가 많다.단지 돈을 쓰러 다니는 물질여행이 아닌 마음 깊게 다가오는 애틋함이 묻어 있는 사연은 시간이 오래 흘러도 그 기억은 더욱 두터워져 장기기억으로 남게 되는 법이다.
선진교육시스템,복지국가,백야 등의 대명사가 된 북유럽 국가들 그중에 스웨덴,아이슬란드,노르웨이를 양정훈작가는 서정적이면서도 센티멘탈하게 여행의 흔적들을 들려 주고 있다.북극에 가까우면서 포경업,화산 등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슬란드,수많은 호수와 선진교육시스템,그리고 슾지와 나뭇길로 이어진 쿵스레덴 트래킹 코스가 떠오르는 곳이다.나아가 노르웨이는 피요르드 및 남극을 탐험했던 아문센 등이 떠오른다.그중에 백미는 백야일 것이다.밤인데도 우주의 조건에 의해 하지무렵 백야현상이 지속되면서낮과 밤을 잊고 사는 사람,그리고 백야의 현상과 낭만을 잊지 않기 위해 그곳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북유럽의 인상 깊은 점이다.북극에 가까운 나라들이다보니 한기에 저항력이 강한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든다.
스웨덴,아이슬란드,노르웨이 모두가 평화롭고 사랑스럽도록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곳들이다.한국에서는 까마득하게 멀게만 느껴지는 곳인데 실제로 가본다면 오래도록 그곳에 머물러 산림과 해변,유람선과 트래킹을 하면서 돈으로 살 수 없는 멋과 낭만을 내 삶의 기록장에 남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천국에서 왔다는 초록빛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행운을 작가는 거머쥐고 그 순간을 포착해 주었는데 무척이나 동경심과 경이감마저 주게 되었다.'백야'의 나라 북유럽의 신비스럽고 낭만적이며 평온한 모습을 언제 가볼지 모르겠지만 그 즐거움을 도서로나마 먼저 접하게 되어 다행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