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 - 몽골에서 보낸 어제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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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의 엉치뼈부에는 푸른 반점이 남아 있다.어른이 되면서 사라지기도 하지만 유아기의 엉치뼈부를 보면 푸르스름하게 있는데 몽골로이드계 집단에서 볼 수 있는 신체의 특징이라고 한다.인류학적으로 보면 푸른 반점이 몽골,중앙아시아에서 유입되어 온 것으로 일명 몽고반점이라고 한다.이 반점을 생각하면 몽고라는 나라가 상기되고 몽골의 역사와 문화,자연환경 등도 자연스레 연관되어 생각하게 된다.또한 고려시대 당시 원나라가 고려를 침략하는 등 몽고와의 지난 시절의 악연도 남아 있지만 이제는 한.몽수교까지하여 두 나라간의 관계는 우호적인 편이다.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사막에 초지 등이 대부분인 몽고는 한반도 면적의 8배에 이름에도 불구하고 인구는 고작 250여 만명 정도이다.

 

 모든 것이 피안이다.아득한 지평선,일망무제의 평원,몇 개의 구릉을 넘고 호수를 건널 때마다 햇살은 따갑고 창밖은 춥다. - 본문 -

 

 몽고는 13세기 칭기스칸이 유라시아를 정복을 했던 대제국이었지만 그 화려한 명성과 위용은 역사의 뒤안길로 넘어가고 말았다.유랑과 정착을 반복하면서 대자연에 숨결에 순응해 살아가는 몽고인들의 삶은 순박하기만 하다.게르라는 주거에서 남편은 사냥을 하고 아내는 양을 키워 젖을 짜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몽고의 종교가 라마교로서 불교에서 파생한 종교이지만 사회주의국가가 되면서 1930년대 국가로부터 라마교는 수난과 말살이라는 대재앙을 맞아야만 했다.지금은 일부 라마교 사원들이 곳곳에 남아 있기도 하다.몽고인들은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로 대초원에 드문드문 게르가 있어 찾아오는 나그네,손님에게는 따뜻하게 맞이하고 최대한의 대접을 한다고 한다.또한 그들의 설날인 차강사르는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덕담을 나누고 그들만의 훈훈한 정을 나눈다고 한다.

 

 <조드>작가로 잘 알려진 김형수시인은 조드를 구상하고 그들의 문화와 풍습,신화와 전설 등을 보고 듣기 위해 몽고 현지답사를 다녀 오기도 했다.조드라는 작품을 통해 인상적이었던 것은 초목의 근기마저 빼앗아 갈 정도의 혹한 속에서 몽고인의 젖줄인 양과 말들이 얼어죽는 대참사를 가리키는 것이었는데 김형수작가는 대서사적으로 서정성과 함축성,(몽고인의)치열한 생존방식을 독특하게 그려냈던 것이다.지금의 몽고는 시장경제를 도입하면서 수도 울라바타르로 몰려 들면서 차츰 그들의 경제,삶의 질도 변화해 가고 있다.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몽고에 국가적 인프라사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그들이 갖고 있는 자원을 한국으로 유입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힘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작가는 몽고의 이곳 저곳을 답사하면서 느낀 바를 소회형식으로 현장감있게 들려 주고 있다.

 

 그리스.로마신화 등 유럽의 문명이 최고라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찬란했던 중세의 몽고의 역사와 문화,신화와 전설 등을 아로새기고 있다. 아시아의 문명사를 새롭고도 참신하게 그려내고 있는 저자의 구상이 짙게 드리운 베일에서 굵고 널직한 발자국으로 남았으면 한다.글로벌시대로 맞이하여 이제는 가깝고도 더욱 가까운 한.몽관계를 형성해 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나 역시 기회가 닿으면 초원 위에서 펼쳐지는 나담축제를 관람하고 유목민의 삶의 근거인 대초원의 공기와 바람,무늬와 살결을 마음 가득 느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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