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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고호관 감수 / 단숨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중국인에 의해 SF소설이 과학적인 요소와 저명 과학자 그리고 중국의 시대(문화대혁명)을 그럴듯하게 직조하고 있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환상적이면서도 지난 중국의 부조리와 낙후된 사상을 조명해 볼 수가 있게 되었다.요근래 소개되고 있는 SF의 공간배경은 주로 우주와 행성간의 굵직굵직한 소재와 등장인물들간의 아슬아슬한 스릴감과 반전의 묘미를 보여 주고 있다면 이 작품은 지상에서 벌어지는 과학이론을 토대로 한 사무실안에서 정중동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대별된다.삼체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질량이 같거나 비슷한 물체 세 개가 상호 인력의 작용 아래 어떤 운동을 하는가 하는 문제로 고전 물리학의 중요 문제이고,천체 운동 연구에 중요한 의의가 있어 16세기 이후 계속 관심을 받았다.오일러,라그랑주 및 근대 이후 학자들이 삼체 문제에 관한 특수해를 찾아냈다. - 본문 주해 -
나노 소재를 연구하는 왕먀오와 중국의 지식인으로서 천체물리학자인 예원제가 중심인물이다.왕먀오가 중국 공안과 군인에 의해 가택수색을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그가 수동식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인화하는데 연도,날짜,시간 등이 나오면서 특이한 숫자가 자동으로 반응하게 되는 것을 알게 되는데 여러 장의 사진이 순차적으로 숫자가 찍혀 나오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음을 느끼면서 한편으론 실체없는 유령의 짓은 아닌가 온몸에 소름을 돋게 만든다.그와 함께 연구하는 션위페이는 국가 중점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카운트다운이라는 얘기를 듣고 프로젝트 중단을 지시한다.그것은 과학의 경계와 현실의 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이다.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물리학,우주천체와 관련한 흑체,우주 배경 복사,파동,데이터 조각 등이 현장감있게 들려 주고 있다.류츠신저자의 해박한 물리이론과 지식경험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어 참신한 인상마저 준다.또한 피라미드 주 문왕의 얘기부터 진시황,폰 노이만,뉴턴 등이 과학이론과 수학모델에 따라 각자의 주견에 따라 대화하는 전개법도 소재로서는 매우 특이했다.이러한 물리,천체에 관한 애기들이 문화대혁명의 정점에서 이루어지다보니 과학적인 이론과 연구 등은 당시로서는 이를 적극 수용하여 중국과학문명에 보탬이 되어야 하지만 지식인들은 당시 오흑류(五黑類)에 속한 조반파이기에 이러한 부류의 활동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그러한 가운데 중국은 몇 십년간 문명의 발전의 저해가 지속되었다.또한 중국정부와 지식인들간의 첨예한 대립,충돌,유혈,하방운동으로 지식인들은 오랜세월 지옥같은 유배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것이다.삼체는 인류의 폭정을 제거하는데 목적이 있었으며 세계는 삼체의 것이다라고 주창했던 것이다.아울러 삼체운동이 마치 종교적인 감정과 인류 문명에 대한 태도가 강림파와 같은 극단적인 양상을 보인 반명에 구원파의 물리학자와 수학자들은 삼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450광년 이후 삼체 함대가 지구가 속한 행성계에 도착하게 되면 문명의 기술 수준이 발전하여 지구의 과학기술 수준을 초월할 것이라는 <삼체>는 중국이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과학문명이 후퇴하고 낙오되었다는 성찰과 앞으로의 과학기술 및 이론을 더욱 발전시켜 중국이 또 다른 기적을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는 것을 (개인적으로)느끼게 되었다.스릴과 반전의 묘미는 크게 느끼지는 못했지만 '삼체'라는 색다른 소재를 가공하여 시대와 인물,이론의 전개 및 문명의 발전을 기하겠다는 예견적인 스토리가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