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즈 보르코시건 : 명예의 조각들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1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창규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인간의 상상력은 끝간데 없이 무궁무진하기만 하다.특히 SF소설이 독자들에게 안겨 주는 재미와 흥미,스릴과 미스터리는 지상에서 일어나는 가공물과는 차원도 다를 뿐만 아니라 독특한 배경설정과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점입가경이다.이러한 SF물이 재미와 흥미를 안겨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현실세계가 안고 있는 현안문제를 간접적으로 조명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해결방법을 던져 주기도 한다.그러한 면에서 SF소설이 독특한 배경설정과 인물을 내세워 스토리를 이끌어 간다면 가독성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기도 하는 것이다.이렇게 설정된 SF소설이 스릴과 반전을 거듭해 나가면서 독자들은 숨을 죽이기도 하고 탄성을 자아내기도 하는 것이다.

 

 1983년에 출시된 <보르코시건 시리즈>물이 한국에는 이제야 상륙했다.거의 30년 전의 이야기가 마치 현대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국가간의 첨예한 이해대립과 전쟁 그리고 상흔과 애정 등을 생생하게 재현해 주고 있다.또한 이 글이 행성과 행성간을 오고 가는 우주선 안에서의 대립과 갈등 등을 그리고 있으며 지구상에서 볼 수 있는 자연의 오묘한 색채와 감각도 빼놓을 수 없는 환상적인 배경이 되고 있어 안정적인 느낌으로 읽어 내려 갈 수가 있었다.보르코시건의 바라야 제국과 베타 개척지의 천체탐사대가 무인행성을 탐사하던 중 벌어진 전쟁으로 아랄 보르코시건과 코델리아 네이스미스 간의 싹트기 시작한 사랑의 밀알이 훈훈하게 다가온다.사랑은 국경을 초월하는 인간의 정념의 특성이기도 하며 적대군간에 만나 눈빛과 말이 교호작용을 하면서 빚어내는 환상적인 사랑의 연출은 보기도 좋고 뭉쳤던 마음의 근육마저 풀리게 한다.

 

 바라야 제국군 장교교 에스코바 전쟁에 참전한 아랄 보르코시건과 코델리아 네이스미스는 서로가 추구하는 목표가 이상이 다르지만 전쟁의 상흔을 입은 아랄 보르코시건에게 코델리아 네이스미스는 따스한 손길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코델리아 네이스미스는 남성적이고 단단한 근육질의 아랄의 몸을 의식하면서 억눌러뒀던 본능의 감각이 꿈틀거리기 시작하고 적대군 간의 요원이라는 경직된 마음자세가 서서히 이완되어 간다.둘 사이에 나누는 대화는 서로를 탐색하기도 하고 마음을 주는 다정한 제스처로 보이기도 했다.젊은 남자와 여자가 뭔가에 반하여 둘만의 코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생각만해도 짜릿하기도 하여 설레임을 감출 수가 없다.그러면서 아랄은 지휘자로서의 리더십과 진짜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를 코델리아에게 들려 주면서 그녀의 마음을 조금씩 사로잡아 간다.

 

 둘 모두 군인으로서 맡은 바는 다르지만 일순간 오묘한 사랑의 싹이 점점 돋아나고 코델리아에게 청혼까지 하게 된다.군인으로서 자신의 정치관,처세술에 대한 신념을 밝히면서 둘만의 미래를 꿈꿔 나간다.아랄이 조부가 황태자이기에 그의 앞길은 과연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했는데 황태자가 암살당했다는 사실에 에스코바인과 바라야인간의 갈등과 대립은 여전히 잔존하고 사회적 불안과 사회 질서가 위태위태하는 순간을 맞이하지만 이미 내연녀가 된 코델리아의 배려와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아랄은 마음의 안정과 자신의 책무를 순조롭게 수행해 나간다.그런데 아랄의 침대에 놓인 화집에서 아랄의 첫 번째 아내의 사진을 훔쳐 본 코델리아는 현기증을 느끼면서 몽롱한 상태로 빠져 들고 부도덕하고 공허한 변태,추악한 허영심으로 가득찬 보르루티어 제독을 증오하게 된다.

 

 아랄과 코델리아가 적대국의 요원으로서 만나 사랑에 빠지기까지 다양하고 소소한 일들이 이어져 갔지만 둘만의 애틋하고 소중한 사랑이 결실을 맺어 '마일즈'라는 2세를 출산하고 멋지고 행복한 삶을 이끌어 가게 된다는 SF적이지만 로맨스가 넘쳐 나는 색다른 맛을 안겨 주었다.스토리가 서술적이기에 약간은 무료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에는 아랄과 코델리아간의 사랑의 밀알부터 결실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신뢰와 존경이라는 핵심이 글 전반에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가 없다.또한 재삼재차 말하지만 '사랑은 국경과 인종을 뛰어 넘는 위력하고 오묘한 힘'을 갖고 있다는 점을 새삼 실감하는 계기가 되어 독자로서 오래도록 가슴 속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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