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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철학
로제 폴 드르와 지음, 박언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7월
평점 :
사유란 숱한 무관심과 모략,어리석음에 맞서 싸워야 했던 특정 시대,특정 지역 사람들의 삶으로 엮어낸 옷감 같은 것임을 유념해야 한다.그래서 그 옷감에는 그들의 피와 살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 본문 -
철학이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현실과 멀게만 느껴지기만 한다.세속적인 관점에서 보면 언제 생각할 겨를이 있으며 깊게 따지고 들어 문제의 본질과 실체를 파악해 내야 하는가를 생각하면 더욱 철학은 무관심과 도외시하게 마련이다.그런데 인간은 동물과 달리 의식작용과 사유의 깊이를 거쳐 문제의 본질과 진리를 발견하여 인류문명의 괘적을 한층 드높였다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다.먼 옛날 그리스의 소크라테스부터 현대 철학가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당대를 살면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삶의 지혜와 삶의 진리를 터득하여 다양한 영역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그들은 때론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 연결고리를 형성하기도 하고 독자적인 철학의 계보를 형성하기도 했다.
가끔 '인간은 왜 치열하게 살아가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한다.식물과 동물들은 주어진 자연환경에서 그들만의 본능과 본성에 맞추면서 살아가는데 인간은 그들과 동일하게 삶의 방식을 갖추고 살 수는 없을까라는 우문을 던져 보기도 한다.태고의 원시시대의 유인원부터 현대인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신체적 특징과 삶의 방식,문명의 발전이 그냥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수많은 전쟁,갈등,시행착오,분쟁의 과정을 거쳐 오늘날 인류가 살아가는데 삶의 방식과 지혜를 안겨 주고 있는 것이기에 철학은 어렵다고 느끼기보다는 더욱 친근감을 갖고 다가서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한다.
한번 형성된 대철학가의 진리가 시대를 거듭하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닌 유사한 철학사상과 통합이 되어 보다 나은 철학사상을 일구어 내고 시대를 거듭할수록 끊임없는 복원과 계속적인 자기 변형을 통해 생명력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철학의 속성이고 특징이다.그래서 철학을 알기 위해서는 특정 시기와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이 도서가 기원전 아테네의 소크라테스와 450년 전 데카르트의 사유물을 인용하고 있는 것은 바로 철학의 속성을 이해하고 깨닫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또한 철학이 어느 일정한 계층에 한정시키는 것이 아닌 대중적인 철학으로의 접근을 계속 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철학이라는 사유를 통해 보다 나은 삶과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더욱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한다.
삶 자체로서의 진리,인간 내면의 진리,인간의 진리,신의 진리,계몽주의의 진리,만인을 위한 진리,현대의 진리,불안정한 진리로 이루어진 <처음 시작하는 철학>은 플라톤부터 아우구스티누스,데카르트,볼테르,니체 등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그들의 삶 속에는 당대의 시대상과 진리를 추구하려는 철학자들만의 고뇌와 번민이 잘 담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과연 진리란 무엇인가.신과 군주가 세상을 다스리던 시대에는 그들의 말과 행동이 진리였을 수도 있고 근대,현대를 거치면서는 돈과 물질이 인간의 정신적인 세계를 다스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그런데 삶 속에서의 지혜,진리는 수용가능한 보시대의 사조와도 맞물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당대에는 빛을 발했던 철학의 조각들이 후대에 와서 빛을 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과 현대인의 사고관념과 동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철학의 조각들이 보편타당성과 상식,삶의 질을 이끌 수 있는 것일수록 철학은 만인들에게 더욱 환영을 받으리라 생각한다.
마르크스가 "철학자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했을 뿐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킨다"고 했듯이 스스로 진지해지는 순간을 자주 만들어 독서와 레퍼런스,지식을 쌓아야만 할 것이다.세상을 살아가는 주체는 오로지 자신일 뿐만 아니라 진리 추구의 모험은 매 순간 자신의 선택과 시험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기에 냉철한 시각과 안목,풍부한 상상력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삶의 조각들을 연결시켜 나가는 모험,지혜가 더욱 요구되는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