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별 - 가장 낮은 곳에서 별이 된 사람, 권정생 이야기
김택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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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냐보다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소중하다.살아서는 대부분 생계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개미와 같이 허리는 휘어지더라도 책임과 희생이라는 사명감으로 온몸을 다바친다.그러다 먹고 살만 하고 자식이 살림을 차릴 무렵이면 질병이 하나 둘 찾아 오면서 자식들로부터 호강도 못받고 한때의 부귀영화도 못누린 채 세상을 하직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사람이 태어나 죽음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순간 고통과 장애물이 왜 없겠냐마는 질병을 평생을 달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당사자에게는 육체적 아픔과 고통이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강아지똥>으로 널리 알려진 권정생작가의 평전이라고 할 만한 이 글을 읽으면서 권정생작가는 생전 마음이 따뜻하고 순수하고 자애로움으로 가득찼던 분이라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게 한다.그가 태어나던 일제강점기부터 해방,재해복구,경제개발 등의 시대구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갔다.도쿄에서 태어난 그가 해방을 맞이하여 귀국을 하게 되지만 대부분 당시 서민들의 삶이 그러하듯 권정생작가의 집안도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첫째와 셋째형은 일본에 남고 그만이 부모님과 함께 귀국한 작가는 공부를 잘하여 중학교에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학업을 중단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게 되고 먹고 살 방도를 마련하기 위해 부산에서 일을 하게 된다.그곳에서 알게된 정비소 친구가 식중독으로 세상을 떠나고 가깝게 지내던 누나도 사창가로 빠지게 되는 등 청소년기 작가에겐 정신적으로 엄청난 시련의 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19세에 그에게 결핵이 찾아 오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병마와 힘겹게 싸우면서 사투를 벌여 나가는데 도중에 콩팥과 방광을 수술해야 하는 시간도 있었다.20대에 부모를 모두 여의고 남동생마저 결혼을 하게 되자 그는 교회의 종지기(땡~땡~)로 일하면서 그의 잠재적으로 축적된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선을 보이게 된다.<강아지똥>,<몽실언니>,<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 등 아동을 위한 작품을 펴내면서 세상에 그의 이름과 작품이 빛을 발하게 된다.그에게 주어지는 인세는 북한어린이 돕기 및 일제 징용 조선인 마을 살리기에 내기도 했다.그는 세속적인 물질에 대한 욕망보다는 자신보다 더 못한 힘없는 이들에게 기꺼이 적선을 했던 것이다.

 

 기독교가 들어가는 곳이면 어느 집이나,어느 마을이나 전통문화가 파괴되어 버렸다.서낭당의 돌무더기가 없어지고,조상들 제사도 지내지 않고,논밭에서 음식을 먹을 때 고수레도 안 한다.미신이고 우상이라며 철저히 파괴했다.아름다운 풍습이나 명절도 멀리했다. - 본문 -

 

 

갈수록 세속화되어 가는 교회를 비판하고 있다.자신만을 위해 기도를 하고 출세,돈,명예를 위해 미친 듯이 기도하는 모습이 보기 싫었을 것이며 가장 중요한 이웃 공동체,사람과의 사랑과 애정이 식어가는 세태를 꼬집고 있는 거 같다.그는 몸은 비록 병마에 시달리고 사는 것이 힘들었지만 소박하게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일관해 왔던 것으로 보여진다.진실로 사랑과 평화가 깃든 세상을 갈구하고 기도했던 작가의 일생을 접하면서 어른이지만 마음만은 세속의 때가 묻지 않은 진실로 고귀하고 순수했던 권정생작가의 삶에서 도시화,산업화에 따라 인간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를 마음을 내려놓고 생각하게 되었다.복잡다단하고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이야말로 맑은 울림이 있는 영혼의 소유자 권정생작가를 만나 보기를 권하고 싶다.그가 살아온 시간과 세월은 순간 순간이 아픔과 고통,절망의 연속이었지만 그는 모든 속세의 잣대를 내려놓고 진정한 자유를 찾아 강아지똥 별나라로 가신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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