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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탄생
이재익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눈치지수를 성별로 보면 남성보다는 여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우슷개 소리로 여성이의 눈치가 9단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이니 결혼한 남성이라면 부인 앞에서 쉽사리 얼버무리고 변명하려고 드는 언행을 자주 해서는 안될 것이다.아무리 거짓말을 하고 변명을 일삼으려 해도 인간의 내면에는 양심이라는 덕목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설령 거짓말,변명을 해서 순간을 모면했다고 하더라도 눈치가 남성보다 빠른 여성은 슬슬 상황탐지를 하려고 이리 저리 알아 볼 것이다.요즘에는 첨단장비,IT산업이 발달해서 마음만 먹으면 남편이 밖에서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녔는지를 알아낼 수가 있기에 선의의 거짓말도 적당하게 하는 것이 신상에 이롭고 부부간에 균열이 깨지지 않는다는 것을 살면서 깨닫게 되었다.
이재익작가의 작품은 몇 권 읽은 적이 있다.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아버지의 길 1,2>가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일제강점기,제2차세계대전,노르망디 상륙작전에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아버지의 삶을 실감나게 그려 주었던 것이다.방송 PD로 널리 알려진 이재익작가가 이번에 선보이는 <복수의 탄생>은 지금까지와는 색다른 감각을 안겨 주고 있다.누군가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섬뜩한 느낌과 청부살인을 의뢰하고 돈이 건네지는 과정,엽기적인 살해 행각 등이 비록 소설이지만 어딘가 음습한 곳에서는 이루어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왜 이 작품을 <복수의 탄생>이라고 했을까.앞에서도 말했듯이 남편은 아내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믿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사사건건 챙기고 간여하는 아내라면 그때 그때 문제해결이 가능하지만 조용하게 지켜보는 아내야말로 '오뉴월 서리'와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이 글의 주인공이면서 사생활 관리를 못했던 한석호는 자업자득이 딱 어울리는 말이다.'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말도 그에게 어울리는 말이다.누구나 사생활 관리를 잘해야겠지만 외부에서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는 다가오는 유혹의 덫을 물리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주로 남성이 여성과의 교제,성생활,가정파탄에 이르기까지 그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것은 극명한 사실이기에 기혼인 경우에는 특히 이성의 문제는 정리를 잘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애꿎고 순진한 여성을 꼬여서 마음을 산란하게 하여 안달복달하게 만드는 것도 참 못할 짓이다.요즘 남편이 아무리 돈을 잘벌고 승승장구 하더라도 현모양처와 같은 아내가 어디 있겠는가.그녀들의 눈과 귀는 남편에 대한 생각과 상념이 많을 것이다.과연 든든한 버팀목이고 자신을 끝까지 챙겨주고 사랑해 줄 사람인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 아내의 존재일 것이다.또한 질투와 시기심이 많은 존재가 여성이기도 하다.
방송국 DJ로서 잘나가는 한석호는 뭇여성들을 울리고 웃기면서 정리를 못하는 우유부단형이다.변변치 못한 가정에서 자란 그가 피나는 노력과 의지로 좋은 대학,좋은 직장,탄탄한 배경을 갖고 있기에 여성들의 인기를 차지할 법하기도 하지만 이성과의 관계를 칠칠지 못한 탓으로 누군가의 의뢰를 받고 한석호는 궁지에 몰리게 된다.조폭이라고 할 만한 조태웅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게 되고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갖은 애를 쓰지만 정작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고 과연 조태웅의 배후는 누구인가를 파악을 못하는데 조태웅이 한석호 및 아내,장인의 신상과 연락처,이메일까지 알 정도라면 과연 누구일까도 파악을 못해 그저 눈앞의 불만 끌려고 하는 점에서 안타깝기만 했다.고단수의 조태웅의 행각에 한석호는 한여름 호우에 휩쓸려 내려오는 토사와 같은 형국이다.
조태웅은 한석호에게 내연녀 세 명 중 한 명을 죽여 달라고 부탁을 하면서 사촌처남댁이 한강에 투신하고 목숨을 잃게 되자 방송국 후배작가를 죽이는 시늉을 벌이기도 하지만 조태웅에게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과연 조태웅의 배후에서 누가 조종하고 있을까.자신을 비롯한 주변인물들에 대한 정확한 신상을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한 침대에서 잠자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었다.모든 일이 과하면 안될 것이다.그것도 가정과 처자식이 있는 유부남이 삶의 정도를 제대로 지켜 나가지 못한 채 벼랑으로 나락하는 꼴이 우스움을 떠나 저주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게다가 적극,주식,펀드 등을 해약하여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는 한석호의 행동에서 참 못났다라는 생각을 하였다.조신하게 내조를 하는 한석호 아내는 벼르고 별렸던 남편과의 한 판 승부였다.기혼자로서 외간 여자와 몸을 섞는 욕망은 득이 될 것이 없다.육체적인 욕망은 허무할 뿐이다.몸과 마음을 갉아 먹는 좀벌레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다만 작가는 이야기를 스릴 넘치게 잘 전개해 주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추악한 부류의 단면을 농도 짙게 묘사했다는 점도 압권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