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페르노 1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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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테의 <신곡>은 너무도 잘 알려진 명작이다.중세유럽의 종교판도를 뒤흔들고 바꾸어 놓았던 지옥 즉 인페르노는 지옥에 대한 일반인들의 개념과 선입견도 바뀌었으며 기독교 세력이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이 작품이 일반인들에게 삶과 죽음의 경계가 무엇이고 선과 악의 개념마저도 일깨워 주었으리라 생각한다.1300년 초 단테가 쓴 14,223행에 달하는 대서사시 <신곡>은 지옥을 비롯하여 연옥,천국을 넘나들고 있다.보티첼리의 지옥에는 지하 세계를 묘사하고 있으며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죄인들에게 선사하며,핵심부에는 사탄이 직접 대기하고 있기에 인간은 살아서 선을 많이 쌓아야 지옥과 연옥(푸르가토리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천국(파라디소)행을 갈 수가 있다는 정념을 갖을 수가 있으리라는 생각마저 든다.

 

 댄브라운작가의 인페르노(지옥)는 박람강기(博覽强記)형의 작가인 것 같다.인페르노 작품을 구상하고 작품화하기 위해 중세유럽의 문화,역사,예술,과학 등의 분야를 샅샅이 뒤지면서 논리정연하면서도 공감성있게 풀어내고 있다.인페르노 1의 배경이 단테의 고향이면서 신곡이 탄생한 이탈리아 피렌체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14세기 무렵의 중세유럽의 역사와 예술,문화 등을 교묘하게 잘 살려 내고 있다.피렌체는 르네상스의 발상지이며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다양한 회화,조소,건축문화가 즐비하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피렌체가 금융이 탄생했던 도시인 만큼 메디치 가(家)을 빼놓을 수 없는데 메디치 가 역시 예술을 무척 사랑했다고 하니 피렌체에 대한 매력은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단테 신곡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인페르노(지옥)을 바탕에 깔고 이 글은 진행이 되어 간다.중세예술에 대한 열렬팬이었던 주인공 랭던은 미국에서 기호학과 도상학을 전공한 교수이다.그녀는 보티첼리가 그린 지옥의 지도의 비밀이 무엇인가 찾던 중 돌연 총탄에 머리를 맞는다. 퇴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그녀는 언제 어디에서 총탄을 맞았는지 기억이 없는데 그녀를 쫒는 이탈리아 민간조직과 군인들에 의해 한 자리에 느긋하게 있을 상황이 아니기에 여의사인 시에나와 함께 동반 도주를 한다.지옥에 새겨진 글자 'CATROVACER', 흑사병 마스크와 기인한 문장인 '진실은 오로지 죽음의 눈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다'를 놓고 랭던은 공통점을 연결하려 한다.그러면서 CATROVACER의 글자를 분해하여 다시 조립해 보니 그 의미는 '구하라 그러면 찾을 것이다'이었다.아리송한 글자와 흑사병 마스크의 이면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관심이 점점 고조만 되어 갔다.

 

한 편 세계보건기구인 WHO의 사무총장 신스키 박사의 출현으로 인류가 안고 있는 지구의 기후,환경,생태문제를 둘러 싸고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한다.그런데 그녀는 정체 불명의 남자가 지껄이는 지구 종말론,타락한 인간의 탐욕 등으로 연신 인간은 연옥을 오르락 내리락 떠돌고 있다고 하면서 지구의 인구가 이런 식으로 증가된다면 지구의 미래는 암담하기만 하다고 주장을 한다.이에 신스키 박사는 건강하고 똑똑하고 강한 인류를 만들기 위해서 세계인구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중세유럽의 흑사병,기근,재해,대전쟁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다시 건강하고 똑똑하고 강한 인류의 건설을 진행해 왔다는 주장이다.개인적으로는 인구문제의 조절도 중요하지만 인류의 문명,편리함만을 추구한 나머지 삶의 질을 현저하게 나락시켰다는 점이다.오존층.생태계 파괴,환경오염,식량문제 등이 생의 기본이고 시급하게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술과 역사의 도시 피렌체에서 퇴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랭던이 지옥의 지도의 비밀을 찾기 위해 흥분과 기대로 가득차고 데스마스크를 만든 조브리스트는 지구종말론과 인간의 탐욕을 세계보건기구에 질타했다.그의 돌연 자살을 놓고 랭던을 비롯한 세계보건기구,민간조직들이 엇갈린 반응과 이해관계를 놓고 어떻게 조각난 퍼즐을 맞추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문학작품 하나를 놓고 이렇게 방대한 대서사적 스토리를 엮어낸 댄브라운저자의 스토리가 놀랍기만 하다.다만 지옥과 현인류가 안고 있는 인구문제를 놓고 짜집기식의 전개방식은 신선한 충격과 가독성은 결여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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