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속의 세계사 창비청소년문고 10
이영숙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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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옷을 자주 구입하는 패션족이 아닌 만큼 옷장에는 계절별로 입을 옷가지로 단촐한 편이다.남성보다 여성들은 패션에 민감하기에 색다른 감각과 (누군가에게)보여 주기 위한 옷들로 가득차 있게 마련이다.결혼 무렵에 10자 남짓한 옷장이 1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새것과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옷장 겉면에 가앉은 먼지,손때 등을 마음이 움직일 때 한 두시간 전용세제와 걸레로 싹싹 문지르고 관리를 해 준다.청소,정리를 하고 나면 약간은 힘과 에너지가 소모되지만 마음과 기분은 날아갈듯 말끔하고 개운하기만 하다.

 

 옷장을 가끔 열고 속을 들여다 본다.이불,아내옷,내옷 그리고 속옷 등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여름 장마철에는 습기 및 곰팡이가 필까봐 옷장 문을 열어 놓기도 한다.환기를 시켜 주면 옷가지들도 공기를 머금으면서 뽀송뽀송하고 정겨운 맛까지 안겨 준다.내가 입었던 옷,내 살결,피부에 맞닫아 체취가 남아 있는 옷가지들이기에 애지중지한다.그리고 옷을 자주 사려는 아내와 있는 옷이라도 깨끗이 세탁하고 드라이크리닝하면서 관리가 중요하다는 내 생각이 가끔 트러블을 일으키기도 한다.옷값이 만만치 않기도 하지만 요즘과 같이 돈이 많이 나갈 때에는 절제하는 것이 좋다는 내 생각과 상충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옷장을 열어 보면 내 옷가지는 많지가 않다.보물과도 같이 보관하고 있는 군복,대학졸업 기념으로 아버지께서 사 주신 양복,버버리 코트를 비롯한 울코트 서 너벌,재킷 등이 있다.문 안쪽에 행거에는 넥타이가 색상별로 가지런히 걸려져 있고 하단 수납장에는 속옷과 양말 등이 있다.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은 내 옷가지들을 보면서 가끔은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나이가 들면서 뱃살이 나오면서 사이즈가 맞지를 않기도 하고 색상이 바래고 오래된 옷들이라 컨츄리풍이 물씬 풍기는 것들도 있으며 해어져서 도저히 입을 수 없는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옷을 보면 개인의 취향,성향을 파악할 수가 있다고 하는데 내 옷장 속의 내 옷은 아무래도 무미건조하기만 하고 세련미가 없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다.

 

 옷이라는 것은 얀(YARN) 즉 한 올 한 올 뽑은 실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원단(FABRIC)을 만든다.뽑은 실은 먼저 염색한 것은 선염이고 원단이 가공된 뒤에 염색한 것은 후염이라고 한다.이를 디자이너와 패턴사에 의해 옷의 전(前)과정이 이루어지고 패턴에 따라 원부자재별로 가공을 한 다음 최종검사를 마치고 합격판정을 받으면 옷은 시장에 나가면서 소비자의 주머니를 두드리게 되는 것이다.이렇게 만들어진 옷에는 원단별,제품별로 그 역사와 에피소드를 잘 보여 주고 있다.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도서인 만큼 이영숙저자는 친근감있는 어투로 다가오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골드러시'중에 탄생된 청바지,누에의 실에서 뽑은 중국 고대의 명산물 실크,우단과 각종 합성재료로 이루어진 벨벳,스페인 펠리페 2세가 좋아했다던 검은 옷,제1차 세계대전 참호 속에서 탄생한 트렌치코트,서양의 전통 축제시 입었다던 마녀의 옷,인도네시아인들의 삶을 지탱해 주고 있는 염색 옷감인 바틱,고분자 폴리아미드로 이루어진 합성 플라스틱인 스타킹,핵폭탄의 실험장이었던 섬의 이름을 빌린 비키니,진시황릉의 병마용 병사들이 두른 스카프 내지 루이 14세 때 크로아티아 군사들이 두르고 온 스카프에서 유래되었다는 양복과 넥타이를 소개하고 있다.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특이하고 인상적이기만 하다.

 

 옷은 개인의 취향과 성향에 따라 입는 것이지만 가장 멋진 옷은 내면에서 우러난 진정성과 사회에 대한 책무이고 이는 사람의 품격을 드러내주는 것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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