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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돈이 아닌 사람을 번다 - 동양 최고의 인생고전 채근담에서 배우는 삶과 관계의 지혜 ㅣ Wisdom Classic 8
신동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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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늘날 빈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다 보니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와 덕을 지키려는 사람은 많지 않고 편법과 줄서기가 만연하다.특히 사회 지도층부터 법을 지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창조해 나가려는 솔선수범을 보여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기대와는 전혀 딴판인 작태를 부리고 있어 민심의 이반현상을 부추긴다고 생각한다.돈없는 사람은 하루벌어 먹고 살기가 빠듯한 판인데 좀 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돈을 더 갖지를 못해 안달볶달이다.특히 일상에서 개인의 경제적 수입이 넉넉하지 못한 경우에는 나가야 할 두터운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해 삶의 질마저 툭 떨어지면서 세상을 비관하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것이다.이러한 사회적 불평등 상황이 지속되고 돈이 세상의 주인이 되어 버린 만큼 사람들은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것이다.
산업화 이후로 화폐경제가 발달하고 자본과 노동,토지,임금에 의한 경제시스템은 인류의 삶을 진보시키고 풍요롭게 만들었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그런데 신자유주의,탈산업화를 넘어 IT산업이 발달하면서 극도의 개인주의가 팽배하면서 가족 구성원간의 대화와 소통마저 끊기면서 사회공동체는 점점 붕괴되고 해체되어 가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대가족 사회에서 핵가족화 시대로 넘어 오고 그 핵가족의 오붓함은 사라지고 스마트폰,SNS와 대화와 소통을 나누고 있는 점이 풍요로운 현실 속의 비극이고 안타까운 점이다.엊그제 TV에서 '시금치'라는 방송을 잠깐 봤는데 현대사회의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의 갈등을 현실적으로 잘 보여 주었다.일면 공감하는 면도 있었고 '이건 아닌데'라는 점도 있었다.공통적인 점은 젊은 며느리들이 가급적 개인의 시간과 자유를 더욱 원하고 시부모님 모시는 것은 꺼린다는 점이다.큰 질병에 걸리고 수발을 들어야 할 때 인사치례 형식으로 잠깐 뵙고 헤어지는 것이 고작이다.돈이 있는 계층은 대개 요양원에 보내 드리려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형제간에 의논하여 결정된 쪽으로 시부모를 모신다는 생각도 많았다.
명말 환도초인 홍자성의 어록인 <채근담(菜根譚)>은 그의 사관보신의 길과 은퇴후 산림에 기거하는 즐거움을 그린 글이다.청렴한 생활을 하면서 인격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고 인새의 온갖 고생을 맛 본 체험에서 우러나온 주옥 같은 지언들로 되어 있기에 누구나 이것을 읽고 깨달음의 시간을 갖었으면 한다.노력하지 않고 얻은 행운(倖運)과 횡재 등은 진정한 행운이 아닐 뿐만 아니라 행복도 맛볼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또한 돈과 재물,명예와 권력을 갖었다고 해도 이를 소유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하고 있다.채근담은 유교의 정신에 입각하여 불교와 도교의 정신까지 함축하고 있으므로 인의예지신을 비롯한 정신수양에도 커다란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채근담이 말하는 자기가 얻어 갖고 있는 것을 3할을 주위 및 사회에 내려 놓은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일종의 배려와 겸양,상생의 정신을 일찍부터 터득하고 사회공동체 정신이 왜 중요한지를 잘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개인주의,이기주의,아전인수 모두가 나눔의 정신과 어긋나며 채근담에서 말하는 나눔의 정신을 실천함으로써 삶의 지혜와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글은 크게 5가지의 나눔의 정신을 보여 주고 있다.여3분(與三分) 남에게 넘겨주어야 할 3할인 명성과 절개,귀삼분(歸三分) 자신에게 돌려야 할 3할인 오명과 지탄,양3분(讓三分) 남에게 양보해야 할 3할인 대공을 세운 후의 공덕,대삼분(帶三分) 사람 사이에 지녀야 할 3할인 강한 의협심,그리고 감삼분(減三分) 스스로 넘겨주어야 할 3할인 이익과 이윤이다.이는 개인의 이익과 이기주의,소집단주의에 집착하고 머물렀다가는 소탐대실이라는 편협한 사고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변화해 가는 다양한 집단과 세계에서 살아 남을 수가 없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특히 송인종때 포청천의 청렴결백한 정신은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지도층들이 본받았으면 하는 바램이다.편법과 이기주의,독단과 독선이 난무하고 상호간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배타주의가 팽배한 현실에서 채근담이야말로 인간이 걸어가야 할 진정한 길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들려 주고 있다.채근담이 들려 주는 나눔의 정신을 통해 부족한 점은 채우고 그릇된 점은 자신의 탓으로 돌려 크게 성찰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삶의 본질이고 요체라는 것을 공감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