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의 이야기
헤르만 헤세 지음, 전혜린 옮김 / 북하우스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청소년기는 대략 10대 중반부터 시작되고 신체는 제2의 성징기를 맞이하면서 이성을 차차 알아가는 시기이다.몸은 식물과 같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가지만 내면의 세계 즉 자아관념은 아직은 덜 성숙된 시기이기도 하다.이를 흔히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주변세계라고 부르는데 속칭 '물가에 내놓은 아이'와 같이 불안하기만 하다.언제 어떻게 될지를 알 수가 없기에 사춘기에 있는 아이를 둔 집에는 불안과 염려가 끊이질 않는 것이다.다행히 학교공부도 잘하고 사회성도 좋은 아이라도 이 시기에는 누군가의 삶의 길을 안내가 필요하다.함께 진지하고도 즐겁게 대화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많이 갖으며 아이가 샛길로 새지 않도록 다독이고 관찰하면서 아이의 길을 안내해 주어야 하는 시기이다.

 

데미안,학창시절 읽어야지 하면서도 이제야 읽게 되었다.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헤르만 헤세 작품이기도 하여 기대감이 매우 컸다.그 기대감은 기대 이상이면서 왜 이 작품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꾸준히 회자되는 작품인가를 실감하게 한다.즉 그것은 사춘기에 있는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삶의 내면이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이들에게는 지난 삶을 성찰하고 다가오는 삶의 이정표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들려 주고 있기에 진지한 마음자세로 경청할 필요가 있다.헤르만 헤세가 청소년기 정신적으로 방황했던 자신의 내면 세계를 픽션이지만 구체적으로 들려 주고 있는 점이 특색이다.사춘기는 언제 어느 곳으로 휩쓸려 갈지 모르는 갈대와 같은 존재라는 것,그리고 삶의 성숙도가 낮은 이들에게는 지난 온 삶을 성찰하는 계기를 주기에 족하다.

 

 

그 시기는 부조리와 혼돈,광기와 몽상의 시기이기도 하다.주인공 싱클레어가 10살부터 청년기에 이르는 십여 년간의 시간 속에서 겪어 나가는 정신적 세계를 잔잔하고도 공감성 있는 문체로 삶의 근원과 궁극적 목표,이상이 실려져 있다.10대에는 몸이 몰라보게 성장하면서 몽정을 하기도 하고 신체에는 거뭇거뭇 체모도 자라기 시작하고,이성을 바라보는 시각도 충동적이기도 하다.또한 누군가의 꾀임에 휩쓸리기도 한다.내면에서 착한 본성이 다분히 내재해 있는데 자칫 판단력과 비판력이 약하기도 하다.돈이 절실하게 필요하여 마르크 화폐를 위조하려던 크로머와 휩쓸리던 싱클레어는 카인과 아벨의 선과 악을 라틴어 수업을 통해 생각을 고치기도 한다.그러던 가운데 같은 나이임에도 어른스럽고 정신적으로 훨씬 숙성된 데미안을 만나 마음의 스승으로 여기면서 따르게 된다.싱클레어는 마음의 의지처를 만나면서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하는 계기를 갖게 된다.

 

나에게도 사춘기가 있었고 정신적 방황과 이성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또한 청년기에 접어 들면서 할아버지의 죽음을 목도하면서 삶은 영원하지가 않고 운명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 나가게 되었으며 신의 섭리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애매하게나마 인식했던 것 같다.꿈과 현실이 상이하다는 것을 깨닫는 시기도 하며,싱클레어가 잠깐 좋아하게 된 베아트리체의 여체에 대한 몽상에 대한 몰두도 그 시기에는 당연히 있을 수 있지만 다행히도 싱클레어는 넘지 못한 선까지 가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거의 상사병으로 끝났지만 그러한 과정은 남학생이나 여학생에게 건강한 몸이기에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알은 세계다.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 본문 -

 

사람이 엄마의 뱃속에서 10개월을 자라다 어렵게 산도를 뚫고 바깥 세상의 광명을 맞이하고 삶의 과정은 복잡한 실타래로 얽혀 있다.다행히 부모의 슬하에 있을 때에는 경제적으로는 커다란 문제가 없겠지만 독립을 하여 사회인이 되어 우주의 주체로서 책임감으로 살아가야 하는 경우에는 삶의 편린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결정해 나가야 하는 굴곡진 길들이 도처에 깔려 있는 것이 현실이다.냉혹하기 짝이 없는 현실을 피해서는 안될 운명의 문제로 매순간 생각하고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또한 자신만의 궁극적인 길인 꿈을 새롭게 늘 찾아 나서야 하지만 그 꿈은 영원하지 않고 새로운 꿈으로 대체되어 가는 순환세계에 있다는 것이 사람이 사는 길이라는 것을 깊게 깨닫게 된다.

 

 

삶은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자신을 잘 다스리고 진정으로 사랑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이 데미안의 이야기가 전해 주는 핵심이라고 본다.삶은 가열차게 나아가야 하는 시기가 있고 잠시라도 느긋하게 긴 안목과 통찰력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시기도 있으며,혼자 된다는 고독의 연습을 즐길 마음의 여유도 필요하다.나아가 사리사욕을 위해 심신을 지치게 하기 보다는 체념을 하는 것도 삶의 폭과 질을 넓힐 수가 있으며 늘 배우고 느끼며 사랑하며 삶의 순환과정이 무엇인가를 깨닫는다면 사춘기의 탕아와 같은 방랑생활은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다.싱클레어와 데미안이 보여 주는 정신적인 수수작용은 아름다운 체험의 시간이라는 것을 과거를 거슬러 눈을 감고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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