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의 비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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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노가즈아키의 작품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참신한 소재와 서사적 배경이 인상적이었던 <제노사이드>에 대한 기억이 선연하게 남아 있던 차에 그의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는 충만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글의 제목도 신선하고 내용 역시 특별하게 구성하고 있어 가독성을 더해 주고도 남았다.K와 N 그들은 누구일까? 알고 보니 K는 이 글의 주인공 가나미이고 N는 죽은 구미이다.이 둘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이고 비극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염두에 두면서 읽어 갔다.

 

 

다카노가즈아키저자는 이번에는 정신의학과 심령술과 관련하여 날실과 씨실을 잘 엮어내 주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정신분열증,귀신들림 즉 빙의(憑依)라는 말들은 개인의 내면적인 불안과 심신박약,공포,공황장애 등과 겹치면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현대인들의 질병 아닌 질병이라고 하는데 조증,우울증,조현증도 이와 비슷하게 분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정신분열증은 꾸준히 진료와 치료를 하면서 스스로 그 상황을 이겨 내려고 노력하는 자세와 태도가 중요하고 이러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특별히 이해와 배려,존중과 보살핌이 필요할 것이다.그런데 요즘에도 귀신들림,귀신에 씌우는 빙의 현상이 있을까 궁금하기만 하다.

 

이 글의 주인공 가나미와 슈헤이는 이십대의 나이에 갓 결혼한 신혼이다.자유기고가로서 한 작품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그에게는 거금이 들어 오게 되고 오래된 집을 팔고 크고 넓은 맨션을 살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쥐는데 어느 잠자리에서 피임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성행위를 한 것이 그들에겐 생각지도 않은 불행의 시간들이 이어지면서 정신의학 용어인 해리성(解離性) 장애와 귀신들림까지 가나미에게 닥치고 주위를 안타깝게 한다.가나미에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 것은 남편 슈헤이의 경제적 수입이 저조하여 매션 관리비,고정지출비를 감당할 수가 없게 되자 가나미의 뱃속에 착상된 태아를 지우려다 가나미에게 예상치 못한 정신분열증과 빙의 현상이 찾아 들게 된 것이다.마침 병원에는 가나미와 유사한 가정환경에서 아이를 갖으려고 하지만 불임현상에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다 자살기도가 미수로 그친 도다 마이코라는 환자도 있었다.

 

 

누군가 슈헤이의 초인종을 두드리는데 사람 모습은 있지만 문을 열면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검은 그림자의 실체가 무엇일까를 슈헤이는 궁금해하고 이소가이 의사로부터 인공 임신 중절을 실행하려고 하던 날 가마미는 정신착락증에 가까운 괴성을 지르면서 임신 중절 집도를 하려는 찰나에 그녀의 모자 건강수첩에 가나미가 아닌 구미라는 여인으로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정신의학을 담당하는 의사들은 가나미의 행동거지를 관찰하면서 이를 빙의현상으로 규정하면서 남편 슈헤이는 소학교 동창 구미의 행방을 수소문하지만 실패하고 만다.그리고 시간이 흘러 구미가 아이를 갖으려다 고향 마을 신사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나가미는 이제 인공 임신중절 기간(21주내)를 넘기고 29주가 될 무렵 구미의 3주기가 신사에서 제령 의식으로 거행되는데 병원에 있던 나가미가 그만 행방불명이 되고 남편 슈헤이와 이소가이 의사는 나가미의 목적지가 구미의 3주기 행사로 향했다고 단정짓고 그곳으로 향한다.마침 센다이역에서 나가미를 만난 그들은 나가미의 양수가 터지고 태아가 산도를 뚫고 나오려는 상황을 감지하고 역승무원들의 도움을 받아 나가미,슈헤이 부부의 자식을 낳게 된다.그리고 나가미는 인격 전환(어찌되었든)이 되어 본래의 나가미로 변신하고 구미라는 친구는 잠시 그녀(나가미) 곁을 지켜준 은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가미,구미,마이코 모두는 아이를 갖으려다 해일성 장애 및 망상성 장애를 나타내고 나가미가 보인 빙의현상은 초현실적인 현상이라고 보여진다.현실에서는 가능성이 희박한 현상이지만 작가는 귀신들림,귀신씌움이라는 소재를 빌려와 가독성과 재미를 안겨 주고 있다.인공 임신중절이 고양이,개보다도 더 많이 자행되고 있다는 소식에 놀랍기만 하다.성폭력,경제적 위기 등으로 아기를 키울 능력이 없는 경우에 임신 중절을 결정한다고 한다.(임신후 21주 이내)그렇지만 안타까운 것은 쉽게 일회성 사랑을 주고 받으며 잉태된 태아의 생명을 경시하고 처치하는 현상이 전율감마저 든다.사회적인 계몽과 교육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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