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요한의 마음 청진기 - 정신과의사가 아니었다면 깨닫지 못했을 인생치유법
문요한 지음 / 해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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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길은 탄탄대로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또한 내가 가고 싶은 길만 가는 것도 아니고 가고 싶지 않은 길도 가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나는 순간 모든 사람들의 축복을 받고 귀여움과 사랑 속에서 자라고 배우면서 어엿한 어른으로서 이제는 받는 것보다는 주고 나누며 책임의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 어른의 몫이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바람직한 상(像)이 아닐까 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한사람으로서 학창시절엔 '잘 배워 잘 살자' 교훈(校訓)이었던 만큼 모두가 좋은 학교,좋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가득찼었다.나처럼 시골에서 자라 대학을 서울에서 나와 사회생활을 하는 가운데 IMF 경제위기,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알게 모르게 경제위기의 폭탄을 빗겨갈 수가 없었고 가정경제에도 심대한 타격과 개인적인 심리적 위축,건강 문제까지 겹치게 되니 삶이 그리 달콤하지도 않고 재미없는 시절도 상당 기간 보내고 있다.

 

특히 1980년대 미국 레이거노믹스라고 불리는 신자유주의는 돈과 물질을 앞세운 대기업,부유층,일부 관료들에게 부와 특권이 돌아가게 되면서 한국에도 알게 모르게 이러한 사조가 깊숙이 침투해 왔던 것이다.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부유층이 있는가 하면 그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성실과 근면으로 사회의 역군이 된 사람도 있다.그런데 IMF 경제위기는 한국 사회에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의약분업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로 인해 사회 양극화의 골은 더욱 깊어져만 가게 되는데,이로 인해 중산층이 붕괴되고 대부분의 서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지면서 삶의 의욕을 상실한 채 그 굴레에서 오래도록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하물며 OECD국가이면서도 전세계에서 삶의 질은 최하위,자살율은 최상이라고 하니 이는 사회의 총체적인 문제가 아닐 수가 없다.

 

또한 세대간의 대화,소통의 부재와 단절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중.장년층은 학창시절 어느 정도 규율과 예의범절을 익히면서 자라왔지만, 현재 청소년들은 오로지 공부,성적을 높여서 좋은 학교,좋은 직장에 들어가려는 데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인간으로서 정작 갖춰야 할 인성 문제는 소홀히 하고 있고,대화의 상대가 친구 아니면 스마트폰,트위터,게임 등으로 정신건강을 스스로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특히 급우나 사회로부터 자신이 따돌림을 받는다는 피해의식에 갇혀 스스로 타인과 관계를 단절하고 '방콕족'과 같이 외로움을 근시안적인 것들과 가깝게 지내려 하는 경향도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자연과 친해지고 교유해야만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드넓은 산과 강,들판을 뛰놀며 지천에 깔린 온갖 나무,화초,동물들의 생장과정을 지켜 보면서 그것들과 일체가 되려는 순수하고 청정한 마음을 함양해 가야 하지만,현대인들에겐 그러할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없는 것 같다.평일의 피로를 주말에 잠과 게으름으로 해소하고 또 한 주가 시작되면 무미건조한 일상이 연속되어 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조금만 부지런하고 챙긴다면 주말에는 가까운 산과 들,강으로 자연과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한다.자연에는 도회지에서 못느끼는 천연의 흙냄새와 산림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토치드와 같은 인체에 유익한 향기가 1년 내내 복사열과 같이 유동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고 스트레스마저 해소가 된다.

 

경제수준,교육수준이 높아져 가면서 현대인의 의식은 극히 개인주의로 흘러가고 있다.나 자신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내 자신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내 주장과 욕심만 내세운 나머지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점,길고 넓게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고 당장 눈 앞에 닥친 사리사욕과 집착에 얽매이다 보니 마음의 병이 생긴 것,내가 힘들고 어려워진 것을 사회 탓으로 생각한 점 등을 이제는 내 자신의 탓으로 돌리려 한다.즉 ~때문에에서 ~에도 불구하고로 점차 생각의 틀을 변환시켜 ~덕분에라는 내려놓음과 감사의 마음으로 살아가려 한다.즉 매사를 목표와 목적을 갖고 살아 가되 나와 타인이 잘 융화되려는 상생의 마음을 견지하면서 마음의 병이 생기지 않도록 늘 나 자신을 거울에 들여다 보면서 성찰해 가려고 한다.인생의 길이 구불구불하기도 하고 질척질척 진흙길과도 같지만 언젠가는 맑게 개인 청명한 하늘과 새털구름 조각을 볼 수도 있고 나로 인해 타인의 삶이 건강해지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 준다면 이것 또한 삶의 즐거움과 행복이 아닐까 한다.

 

이 글은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훈련 전문가이신 문요한저자가 마음의 병을 안고 아니면 마음이 병이 아닐지라도 그를 찾아오는 환자,손님들과의 상당내용 가운데 가장 공감을 얻은 글들을 종합정리한 내용이다.스스로 절망과 시련이 찾아올 때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마음 따뜻하고 멘토가 되어 줄 만한 이들을 찾아 속에 있는 모든 응어리,불만,외로움,심경 등을 토로하여 밝고 건강한 삶의 길을 되찾아 가야 할 것이다.94편의 세션(Session)으로 구성되어 있다.마음의 병의 근원,본질은 자신에게 있다 것이다. 그렇게 자신에게 내재해 있는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아야 비로소 마음의 짐이 가벼워지고 새로운 삶과 생명력을 일구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타인을 진심으로 배려와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면서 항상 남보다 큰 그릇이 되기 위한 자세와 준비를 하려는 적극적인 마인드만이 마음의 병도 고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존재가 되리라 생각한다.저자가 들려 주는 이야기들은 모두가 경험에서 비롯되고 간단명료하면서도 비근한 사례와 에피소드를 병행하고 있기에 마음 든든해지면서 그래도 세상은 살아볼 만하다는 생각이 절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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