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키토키 유럽 - 네 남자, 유럽인들과의 대화여행
최규동 외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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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 머나 먼 외국땅을 밟은 지가 꽤 오래되었다.그래서인지 해외여행에 대한 동경과 설레임이 식어 버린 것처럼 그저 돈 많고 여유있는 부류들의 사치품이라는 생각마저 든다.돈을 모아서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이 어떻게 보면 지극히 고지식하고 융통성없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실제 해외여행을 맘먹고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 돈이 많아서 흥청망청 타지에 뿌리고 다니려는 사람보다는 어떠한 계획과 목적을 세워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알게 되었다.물론 한국보다 경제적 수준과 물가가 비싼 구라파,북미권의 나라로 여행을 가려면 두둑한 돈이 기본적으로 충족되지 않으면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만일 외국 어느 나라를 탐방하면서 그곳을 집중취재 형식을 띠고 역사와 문화,풍물,현지사정,현지인의 삶의 방식 등을 알고자 한다면 단연 중국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는 곳을 택하고 싶다.중국에는 한족을 포함하여 56개의 소수민족들이 여기 저기 산재해 있다.주로 외몽고를 비롯하여 티벳,쓰촨,광시좡주자치구,윈난,신장위구르자치구 등에 분포되어 있다.인구는 몇 천명에서 몇 백만 명에 이르고 그들은 그들만의 전통 문화와 언어,문화와 풍습을 고이 간직하면서 산업문명의 이기가 아직은 덜 침투되어 중국정부측도 소수민족권을 보호하고 자치권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연구대상이다.특히 그들은 전해 내려 오는 신화와 전설,민담 등의 전통문화를 아직도 고수하고 이를 후대에 면면히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으며,특이한 점은 같은 성씨,혈족이 같은 마을에 거주하고 피를 나눈 가족은 한 울타리 안에서 가족이라는 유대의 끈을 지속시키고 있다고 한다.중국어를 어느 정도 할 수가 있고 역사적으로 한.중관계의 '일의대수(一衣帶水)'의 관계 갖고 있는 만큼 친밀감을 바탕으로 쉽게 접근하고 소통을 통해 그들의 삶의 과거,현재,미래를 내다 볼 수가 있을 것 같아 꼭 실현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여행에세이를 몇 십권을 읽어 왔지만 이번 글 만큼 특이한 케이스는 드문데,네 여자도 아니고 네 남자가 제 각각 신분과 입장은 다르지만 여행 반,연구 반이라는 합목적성을 띠고 베낭과 자전거,캠핑 장비를 안고 서구유럽 및 중동(이스라엘)의 각국을 천방지축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면서 나라별,지역.도시별 특징과 현지인들의 생각과 감정,인습을 생생하게 들려 주고 있다.나그네,이방인이 되어 현지에서 느끼는 격리감과 소외감,외로움 등을 느끼게 되는데 이성과 논리를 중시하는 서양인과 예의와 관습을 중시하는 동양인의 사고관념에서 오는 괴리감도 이 네 남자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반면 우연찮게 만난 몇 명의 독일인을 통해서 따뜻한 인간미와 인정이 넘치기에 돈과 물질보다는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는 곳이 어느 곳에나 있기 마련이다는 생각이 들고 가슴 훈훈한 감동마저 안겨 주었다.

 

동.서독이 하나가 되어 기쁨과 환희는 몇 년 못가고 이제는 옛 서독이 옛 동독에 대해 물질적 지원을 언제까지 해야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고물가,각종 공과금에 힘겨워할 것 같으면서 크게 내색을 하지 않는 현지인들의 체념에 가까운 삶,한때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알려진 영국은 다양한 인종이 집합되어 있고 재정악화마저 곂쳐 영국의 살림살이는 불안한 안개 속에 있다.나아가 프랑스는 낭만과 멋,예술을 제대로 알고 발휘하는 낙천적인 모습과 농업이 발달한 나라라는 인식이 새롭게 들고,영세중립국인 스위스는 조그만한 국토에 네 개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특이한 점은 1년치 통행세를 한 번에 다 받아가는데 말도 못하게 비싸다는 것이다.이스라엘만의 독특한 생활공동체로 여러 산업들을 영위하며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키부츠는 이스라엘만의 특색이고 정부와 민간이 티격태격하지 않고 원활한 소통과 상생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 주고 있다.그외 캠핑과 화훼농장으로 유명한 벨기에 및 네덜란드를 통해 해당국의 수박 겉핥기 식의 지식을 어느 정도 매꾸어 줘서 다행스러웠다.

 

이 네 남자들은 각국을 여행을 다니면서 그저 보고 듣는 차원이 아닌 뭔가를 얻어 한국에서 새롭게 연구하고 벤치마킹시켜 밝은 한국의 미래를 위해 각분야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깊게 구상하고 있다.신자유주의 시대인 오늘날 세계는 세계무역기구,지적재산권,FTA 등이 이미 한국에 들어와 자리잡고 있으며 OECD국가로서 그 위상과 체면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실상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하여 선진국들이 한국에 뭔가를 요구할 경우에는 당황하지 말고 당당하고도 주체적인 입장에서 선진국들을 대해야 할 것이며,정치적으로는 국제적인 협상력,외교력,분쟁해결 면에서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자세를 벗어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와 태도로 서구 선진국들에게 실력을 발휘해야만 하지 않을까 한다.이 네 남자들이 머리 속에 그리고 있는 '농업','공동체','사람'이라는 세 박자 잘 조합되어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실속 있는 여행을 통해 체득해야 할 것들은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네 남자의 워키토키는 독자들에게 신선하고 유익한 여행이 되도록 모색하고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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