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튜즈데이 - 한 남자의 운명을 바꾼 골든 리트리버
루이스 카를로스 몬탈반.브렛 위터 지음, 조영학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말 못하는 짐승만도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생각과 이성을 갖은 인간이 때로는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상식를 벗어난 행동을 했을 경우에는 이러한 말을 들어도 싸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그런데 단순히 먹고 자고 배변에 충실하는 본능적 상징인 동물들은 사람이 해코지 하지 않으면 온순하고 충실한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동물이지만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끈끈하게 이어가고 반려로서 삶을 함께 이어간다면 이것은 바로 기적이고 행복을 일구어 가는 여정이라고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는 개와 관련한 일화가 참으로 많다.네이버상 충견을 클릭하니 몇 개의 기사가 사진과 함께 나온다.1933년 시묘(侍墓)하는 충견,1935년 10년 동안 죽은 주인 기다리던 충견 하찌의 죽음,1936년 강보(襁褓)에 생명을 수직(守直)한 충견(이하 모두 동아일보 기사임)의 얘기를 읽으면서 가슴이 찡하게 울려온다.주인은 개를 가족처럼 여기고 개는 주인으로부터 자애로운 사랑을 받았으니 이를 어찌 잊을 수가 있겠는가.비록 말로 표현은 못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켜켜이 쌓여진 고운 정이 새록새록 돋아나 주인의 마지막 길을 지키려 했던 충견의 기상이 아니었을까 한다.

 

골든 리트리버(Golden Retriever)로 잘 알려진 사진의 주인공은 털색깔이 금빛에 눈과 코가 부리부리하다.그리 순한 인상은 아니지만 잘 길들여 놓으면 주인을 위해 충성을 다하고 반려로서 삶을 함께 이끌어 가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이 글의 주인공 루이스가 골든 리트리버 혈통인 튜즈데이와 어떻게 만나 불행했던 시절을 딛고 새롭게 운명을 어떻게 꽃 피워 나갔을지가 무척이나 궁금했다.루이스가 전쟁에서 입은 상처와 후유증이 튜즈데이를 만나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멋지게 구가하면서 어떠한 에피소드를 들려 주고 있는지는 읽는 내내 가슴이 뭉클하고 눈가가 붉어져 오는 것을 느끼게 하고도 남는다.

 

아버지는 경제학 교수,어머니는 기업 CEO집안이었던 루이스는 낙관주의와 애국심을 기치로 내걸었던 레이건 시대에 사악한 제국인 러시아를 붕괴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결의가 생기게 된다.그러는 와중에 1990년대 미.이라크 전쟁이 터지면서 루이스는 열망과 확신으로 이라크로 파병을 나가게 된다.이라크 전쟁을 통해 그는 이라크의 심한 부패상을 목격하고 교전과 살상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도 허리,팔 등에 부상을 입게 된다.게다가 이라크 라마디와의 교전은 그를 복수의 칼날을 더욱 드리우게 하면서 그의 몸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망가지게 된다.나아가 그는 이라크 파병을 두 차례나 떠나면서 외상후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그 악몽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뇌손상으로 인한 현기증과 대인기피증은 그의 삶을 망가뜨려 버리고 마는데,교도소의 강아지를 입양받으면서 그의 삶은 반전을 거듭하게 한다.

 

테러 습격을 받은 지 6년,열일곱에 군에 입대하고 17년 만에 명예전역 하게 된 루이스는 재난관리국에 일자리를 얻으면서도 외상후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알코올로 나날을 보내게 되고,미국 정부측에서마저 이라크 전쟁으로 부상을 입은 상이용사들에 대한 처우가 빈약하기만 하다.그렇지만 그는 향학열을 살리기 위해 컬럼비아 대학원에 입학을 하고 또 도우미견 튜즈데이를 만나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그가 받은 외상후 스트레스를 덜어 주기에 족한 존재이었던 것이다.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도우미견 튜즈데이는 어느덧 루이스에겐 없어서는 안 될 반려가 되면서 그의 외상후 스트레스는 조금씩 아물어 들게 되는 희열을 맛보게 된다.전쟁은 승자,패자의 구별은 어렵다.모두가 가해자이고 피해자 일뿐이며 전장에서 희생이 되었든 살아 돌아왔든 당사자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이고 악몽인 것이다.반카스트로 활동차 쿠바에 잠입해 활동하던 그에게 신경쇠약으로 인해 투즈데이와의 이별이 죽음으로 몰아갈 뻔했다고 한다. 루이스가 도우미견 튜즈데이를 만나지 못했던들 그의 삶은 살았어도 죽어 가는 시한부 인생이나 다름 없었을 것이다.

 

등과 무릎 상처로 인해 지팡이를 짚어야 하는 루이스는 집안에서는 애완견으로 둔갑하면서 목욕과 털손질,귀청소,이닦이까지 서비스를 받게 된다.밖에서 충실히 루이스를 위해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 냈으니 그 정도 보답은 수수작용에 다름 아닐 것이다.함께 목욕하고 난 뒤 둘만의 평온한 시간은 고요하고 평화롭기 그지 없다는 생각이 든다.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학위증을 수여할 때 학장이 튜즈데이에게도 학위증을 수여하고 특유의 미소로 관중들에게 보여주었다는 흐믓한 에피소드이다.그리고 루이스와 튜즈데이는 영혼을 함께 할 각오가 되어 있기라도 하듯 두 개의 심장이 하나가 되는 궁극의 만족감과 같은 사랑을 느낄 차례를 맞이하고 있다.

 

루이스는 "지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내"라고 말했듯 어찌보면 인연은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사람과 사람,사람과 동물,사람과 사물은 신이 잘 알아서 교유하고 보완해 가는 상생관계를 이어가라고 주문하지 않았나 싶다.특수한 상황에 놓인 루이스가 정신분열증과 같은 외상후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삶의 동반자인 튜즈데이를 만나 사랑과 행복을 쌓아 가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사랑과 용기,인내,헌신이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 주는 가슴 훈훈하고 감동이 교차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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