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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사랑하고 싶어져 - 시간산책 감성 팟캐스터가 발로 쓴 인도이야기
김지현 글.사진 / 서교출판사 / 2013년 4월
평점 :
나는 20대에 통크게 어디론가 나그네가 되어 자유와 낭만을 만끽하지 못한 것이 가끔은 후회가 된다.대학졸업하자 마자 취업하고 혼인 나이가 되어 부랴부랴 결혼을 하면서 아이를 갖고 가정 생활에 나름대로 충실하다 보니 모든 것을 잊고 나만의 여행은 갖어 보지 못했던 것이다.아니 가고 싶었지만 이런 저런 여건에 의해 여행을 놓치고 말았던 적도 있었고,아이들 교육비가 많이 들어가고 경제적 여건이 하수상하는 요즘에는 여행은 말그대로 사치품이고 허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짧은 삶을 재미있게 살아야 하건만 그러지 못하는 것도 내 불찰이고 능력의 한계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만일 세속의 모든 일을 잊고 나만의 여행을 늦게나마 떠난다고 하면 중국 소수민족의 전통과 문화,언어가 살아 있는 곳을 탐방하고 싶다.중국 동남부의 강소성을 비롯하여 운남성,사천성 등지에는 아직도 고래의 전통 문화를 비롯하여 가족과의 끈끈한 유대관계,전통적인 의료행위,농경방식과 신화와 주술 사상이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하니 아니 가보고서는 후회막급일 것 같다.얼굴도 비슷하고 인정도 살아 있으며 물질문명이 아직은 침투하지 않은 곳이라 사람과 자연이 잘 교유하고 호흡하는 천혜의 지역이라 매력덩이가 아닐 수가 없다.문명의 이기가 덜 발달된 곳이라 다소 생활의 불편은 있겠지만 그쯤이야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요즘 우연찮게 인도와 관련한 여행 에세이,소설을 접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혼재되어 커다란 사회적 문제,잡음을 일으키지 않고 살아 가는 인도는 인구가 세계 제2위이며 화장(火葬)문화가 보편화되어 죽으면 모두가 한 줌의 재가 되어 강물에 던져진다.그들은 육신은 사라지지만 영혼만은 윤회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21세기인 현재 인도의 거리의 모습,사람들의 용모,의상,생활 수준은 한국의 196,70년대를 방불케 하지만 IT강국,Brics국가로서 착실한 경제성장을 보여 주고 있기도 하다.높은 교육수준과 산업화가 진전되면 인도의 미래도 지금과는 전연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 되리라는 생각도 든다.다만 아직까지는 카스트제도가 은연중 내지 의식 속에 살아 있어 사람 차별이 심한 곳도 인도가 아닐까 한다.
내 소원을 이루기 위해 '디아'라는 촛불접시를 구해 갠지스강에 흘려 보내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그들만의 아름답고 정념적인 이야기,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쓰레기는 무조건 땅바닥에 던지는 그들의 생활습관,위생관념이 덜 발달된 탓인지 큰 것,작은 것은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 곳,락샤(인력거)가 교통수단으로 발달한 곳,밤늦게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최상인 곳이라는 찜찜하고 뒷걸음질 치게 만드는 구석도 있지만,화려한 결혼식,영화가 발달한 나라라는 이미지는 나쁜 선입견을 일순 바꿔 놓는다.그리고 티베트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맥그로드간즈는 나라 잃은 설움을 그들끼리 모여 얘기하면서 비애를 삼키고 독립의 염원을 함께 공유하고 갈구하는 모습이다.티베트가 자주권을 되찾아 독립국가가 되기를 바래본다.
생각지도 않은 낯선 환경과 사람들 앞에서 어리둥절함과 불편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인도의 모습이지만 내가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그곳 환경과 사람이 새롭게 보이고 그들과 하루라도 빨리 가까워진다는 김지현저자의 풋풋하면서도 감성 넘치는 인도여행 후기는 사랑도 행복도 내가 먼저 타인에게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호흡해 가려는 넓은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새삼스레 알게 되었다.산업화로 인해 기계,과학문명보다는 다소 불편하고 인내력이 필요하지만 느긋하게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동류애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다가오고,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찾아 나서는 것이 여행의 핵심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