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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 폴 크루그먼, 침체의 끝을 말하다
폴 크루그먼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경기침체가 언제 끝날지 모를 만큼 몸과 마음이 위축된 지가 오래 되었다.집에 자가용은 있지만 엔진 시동이 걸릴 정도로 자가용을 유지하고 대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많이 걷는 편이다.맞벌이를 하지만 아내보다 내가 자유시간이 많아 때론 장을 보기도 한다.마트가 한 블럭에 오밀조밀 모여 있어 가격비교,신선도,유기농 등도 꼼꼼하게 체크하고 성이 차면 지갑을 열게 된다.그리고 아파트 관리비,가스비,자동차 유지비 등을 비롯하여 주택세,자동차세 등은 소득에 관계없이 매년 정기적으로 오르기만 하고,아이들 교육비는 올라가면 올라갔지 내려갈 줄을 모르기에 둘이 벌어도 늘 핵핵 거리는 소리만 내는 현실에서 언제 밝고 시원한 시절이 올지 아득하기만 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쓰나미보다 가공할 위력으로 강타하면서 일본,서구유럽(유로존),한국 등에도 그 여파는 일반 서민들의 생계문제를 비롯하여 실업문제,일자리 창출,복지 문제 등으로 얽혀져 있고,신자유주의를 도입한 한국 경제의 경우에는 무엇보다 고통스럽다고 느껴지는 것이 중산층이 무너진 사회구조라고 보여진다.특히 빈익빈,부익부의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실질적 수입 및 사회적 신분,영향 면에서 그 격차가 심화되고 사회구성원 간의 위화감은 점점 커져만 간다.이렇게 심화되어 가는 양극화 현상의 간극을 어느 정도는 매꿔 가야 하고 삶의 박탈감과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극빈층에게는 적극적인 취업알선 및 사회재교육을 통해 삶의 희망을 안겨 주어야 하고,성적 위주도 좋지만 개인에 맞는 재주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장차 사회를 이끌어 갈 창조적인 일꾼으로 발굴하고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유아부터 대학졸업,대학원까지 부모가 자식에게 투자하는 거액의 교육비는 집 몇 채값에 이른다는 얘기도 있다.그야 돈이 있는 일부 계층의 얘기일 수도 있지만 돈이 없어도 빚은 내어서라도 있는 사람과 똑같이 하려는 사회풍조가 문제이다.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오랜 시간 자식을 위해 투자한 결과가 좋은 결실,보람을 안겨 준다면 좋겠지만 대학원 석.박사를 취득해도 자신의 성에 차지 않아 취업방황을 하는 청년들도 있다.설령 취업을 한다해도 자신이 갈고 닦은 전공과 무관한 직종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에 자신이 꿈꿨던 이상과 기대치가 무너지고 저기술 근로자들의 수준으로 낮춰야 하는게 현실이다.이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고 불행이라고 생각한다.나아가 정규직은 바늘 구멍과 같고 대부분이 계약직으로서 동일업무를 행하면서도 받는 대우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경기 침체의 늪을 빠져 나오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방법을 과연 정치인들은 모르고 있을까? 당연 지금의 고통을 알고도 남을 것이다.경제 침체를 벗어나는 길을 알고는 있되 실행하는 데에는 여.야 정치인들의 첨예한 이해관계,손익 등을 두고 이기심과 왜곡된 이념의 조합을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손을 대지 못하는 장애물이 있다는 점이다.듣기로는 소수 부자들이 스위스 비밀계좌에 예치해 놓은 돈이 몇 백조에 이른다고 하니 참으로 허탈하기만 하다.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이 번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유지한다고 하는 데에 누가 뭐라고 할 이유는 없겠지만 과연 이러한 천문학적인 돈의 출처는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고,개인적으로는 참 허탈하기만 하다.기업을 운영하여 거둬들인 이익금은 연구비 등 다양한 용도로 쓰여지겠지만 재투자,사회환원 등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어야만 한다.
한 편 대기업은 그나마 잘 되어 가는 편이다.중소기업 이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생산 시설을 놀리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이 드는데 인력의 공급이 유연하지 못하는 원인과 취업을 하려는 사람들의 의식의 문제가 겹쳐 있지 않은가 한다.산업이 호황을 타기도 하지만 흐름에 따라 사양길을 걷기도 한다.그러다 보니 완전 고용,높은 임금,초과 근무,엄청난 성과에 반하여 낮은 임금,부족한 근무시간,실업,빈곤의 악순환이라는 불평등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아울러 21세기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창의력 등을 겸비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맞는 지역,산업 분야를 찾지 못한 채 오랜 세월 비자발적 실업자로 남아야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경기침체는 중산층 이하 대부분의 서민들에게 삶의 질과 희망을 앗아가고 있다.소득이 줄다 보니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해야겠다는 심리가 동요하는데,그것은 소득 감소와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며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자 할 것이다.개인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자 하지만,전체적인 사회의 부는 오히려 더 줄어드는 모순을 갖게 되는 것이다.이러한 점에서 2가지 역설이 나오는데,첫째는 디레버리징의 역설이다.그것은 대다수의 개인 및 기업들이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소득과 자산 가치가 갑자기 떨어지게 되고,이런 상황에서 부채 문제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둘째는 유연성의 역설이다.대량 실업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스스로 몸값을 낮추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다.예를 들어 물건이 잘 팔리지 않을 때에는 가장 일반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현정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급식비 지원(중학생에 한해),교육비 지원 등이 진행되고 있고,저소득층에게 지원 프로그램 및 신용불량자 회생을 확대하고 있는데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시비,논란거리가 될 것 같다.이 글을 읽으면서 지난 정권에서 강행한 4대강 개발에 쏟아 부은 22조원이 국민의 세금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는데 자연생태계 파괴는 물론 22조원의 용처의 목적은 물길이 닫지 않은 곳에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결과적으로 토건 업체만 살려 주는 꼴이 되었고 한국형 수로는 과연 쓸모가 있을 것인지는 매우 회의적이다.또한 자동차 기름값에 얼마만큼의 세금이 포함되었는지 알고 있는 분이 얼마나 될까?국회가 정한 교통에너지환경세 기본세율이 휘발유 리터당 475원인데 정부는 탄력세율을 적용해 이보다 11.4%나 높은 529원의 세금을 걷고 있다.국제유가가 오를 경우에는 30% 범위내에서 세율을 내리도록 규정한 탄력세율제도의 기본취지에도 어긋나고 있다는 것이다.자동차가 없으면 생활을 할 수 없는 세상에서 수입은 줄고 기름값은 오른다면 어떻게 생활을 해 나갈 수가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다.
2008년 국제무역과 경제지리학의 영역을 통합한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은 부시 정권 때 부시 행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해 '부시 저격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만큼 그가 제시하는 침체의 끝은 한마디로 잘라 말할 수는 없어도 대다수 사회 구성원이 안고 있는 부채 구제 프로그램과 더불어 확장적인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을 기반으로 경제를 움직이기를 바라고 있다.이렇게 함으로써 국가의 이익은 물론 정치적인 차원에서 대단히 현명한 선택으로 밝혀지게 되리라 기대를 하고 있다.이 글이 비록 미국 경제를 중심으로 서구 유럽의 재정문제,케인스 이론,대공황의 교훈,현재 당면한 문제,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를 다각도로 제시하고 있다.이러한 문제들을 통해 한국 경제침체의 원인이 무엇이고 해결방법은 어디에 있는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