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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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느꼈던 시간은 더디만 흘러 가는 것 같았는데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부터는 시간이 나이에 걸맞는 속도로 흘러가는 것 같다.삼십대에는 30키로,사십대에는 40키로식으로 빠르게 흘러 가는 것만 같은 게 요즘 시간의 흐름에 대한 생각과 감정이다.시간과 세월의 두께가 인생의 두께이기도 하기에 인생을 어떻게 꾸려 나가는지에 따라 삶의 질,행복지수도 달라지리라 생각한다.

 

특히 사회생활,인간관계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시간을 지키고 시간관념을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할 만큼 시간과 인간과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시간관념이 없었던 먼 옛날에도 시간약속을 지키려 했던 중국의 미생이라는 사람의 고사도 생각날 만큼(미생지신) 누군가와 만나기 위한 시간약속은 예나 지금이나 지켜야 할 덕목이다.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대외적인 시간 관계 모두가 살아가기 위한 방편임과 동시에 헛되이 낭비하고 무시해야 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저자 미치 앨봄의 새로운 작품인 이 도서에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삶은 계획에 의해 이루어지는 삶보다는 순간 순간 예기치 않은 우연성과 불가예측성이 강하다.다만 인간의 내면에 무엇을 목표로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사회적 존재로서 모나지 않고 원만하면서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가치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글은 6,000여 년을 연옥과 같은 동굴 속에 갇혀 세인들의 삶의 목소리를 들으며 살아 오고 있는 도르라는 인물을 내세우고 있다.삶의 주기가 셀 수도 없을 만큼의 긴 시간이 지나면서 세상 밖으로 나와 시간의 아버지로서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허우적거리는 인물들에게 시간이란 무엇인가를 조언하고 잘못된 삶의 패턴을 스승과 같이 지적하고 교화해 주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외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깨닫기도 전에 상대방으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입고 삶의 위기를 맞이하는 세라와 거부(巨富)로서 경제적,사회적인 지위를 누렸지만 종양과 함께 심장부전 등 질병의 위기를 맞게 된다.이 둘은 삶의 지혜,본질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데 삶의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가운데서도 삶의 기간을 연장하고 싶은 욕망과 실연에 의한 우울증은 깊어만 가는데 그들은 인간냉동보존실에 맡겨질 운명에 처하기도 한다.다소 비현실적이고 신화적인 요소가 이야기 전반에 흐르고 있지만 삶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깨우쳐 주기에는 이만한 작품이 없다고 생각이 든다.

 

실연이 세상의 종말과 같다,죽음을 위장한 인체냉동보관소에 예치되어 삶을 연장하려 했던 등장인물들에게 시간의 아버지 도르는 인상 깊은 말을 남긴다. "신이 사람의 수명을 정해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하도록.","삶을 재는 것을 삶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나는 분명히 알아요.내가 그 일을 한 최초의 인간이니까요."라고 했다.

 

이 둘은 도르에 산지식과 같은 삶의 조언을 받아 들이고 본래의 삶으로 되돌아 오게 된다.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시간은 나름대로 값지게 활용하면서 삶의 본질을 거슬러서는 안될 일이다.의학과 생활 수준이 높아져 감에 따라 인간의 수명도 늘어나고 있지만 무모하게 삶을 연장할 것까지는 없다고 본다.늘 배우고 즐기며 멋진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삶이 다하는 날까지 후회없는 시간을 꾸려가는 것이 인생의 진정한 가치,의미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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