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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 - 악의 시대, 도덕을 말하다
샘 해리스 지음, 강명신 옮김 / 시공사 / 2013년 3월
평점 :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우선 신이라고 명명한다면 과연 신의 실체가 있을까에 대해 회의를 갖는다.인간이 살아 가면서 극한의 상황 이를테면 죽음과 같은 상황을 맞이하게 될 때 절대적 위력을 갖고 있다고 하는 신적 존재에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의탁하고 죽음을 편안하게 맞이하려는 나약한 인간의 심성이 묻어 있지 않는가라는 생각도 해본다.신이 존재한다면 오늘날과 같이 종교,부족,내전,성차별,지구의 재앙 등과 같은 문제를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가도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오랜 옛날부터 인간의 나약함을 의지하고 영혼을 내세까지 고이 간직하고픈 구원과 열망이 내세관으로 나타나고 그 영적인 힘을 빌어 종교만이 모든 것을 해결하고 구원해 준다고 세인들에게 호소한다.종교가 신앙을 기본으로 본래의 교리 및 율법에 맞게 신앙생활을 하고 사회와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취지이고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오늘날 각 종교들의 활동을 보면 모든 영역에 걸쳐 미치는 않는 곳이 없다.종교가 사회단체가 된 지는 오래이고 경제적 세력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인류의 평화와 안녕은 물론이고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와 덕마저 종교의 교리에 포함되어 있기에 종교를 통해 인간은 거듭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신이 만든 종교,교리,율법만이 복잡다단한 현대 사회를 이끌어 갈 수가 있으리라고는 믿지 않는다.순수한 신앙심으로 똘똘 뭉친 종교인은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가 최고이고 이상이며 선과 악,시비(是非)까지 가려줄 줄 안다고 믿고 이를 세속인들에게 강요하고 현혹한다.교육수준과 판별력이 높아진 현대인에게 종교는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일 뿐 강요와 현혹은 더 이상 먹힐 수가 없는 문제라고 본다.아울러 세속적인 자유주의자들은 도덕적인 문제에는 객관적인 정답이 없고 주관적이고 상황에 따라 문제해결과 해답이 도출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렇게 신이라는 이름으로 절대적 권위와 힘을 누렸던 시대가 있었는가 하면 현대사회에서는 사회양상과 이해관계가 뚜렷하게 나뉘어져 가고 있는 마당에는 신의 존재는 더 이상 도덕,윤리와 같은 문제를 절대 해결해 줄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본다.이러한 차원에서 저자 샘 해리스는 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문제거리를 진화론,심리학,신경과학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서술해 나가고 있다.아울러 사실과 가치라는 차원에서도 이 문제를 다각도로 다루고 있고 이 글의 목표가 과학의 맥락에서 도덕적 진리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에 있기에 이러한 맥락에서 현상의 사실과 가치 즉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져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순수한 인간의 마음은 사회적 변화,흐름에 따라 각박하고 계산적이고 이해다툼으로 확산되어 오고 있다.또한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문제해결법도 다양하게 제시할 수 있는 만큼 그 해결방법에 대한 법률과 제도,규율 등도 제정되기를 수도 없이 반복된다.종교가 일차원적이고 단선적인 문제였다면 오늘날과 같이 복잡한 시대에서는 관례와 상황,유추에 의한 문제해결이 우선시되는 것 같기도 한다.인간의 두뇌 또한 고지능화되면서 각종 범죄,모방 충동,문화적 편견 등이 횡행해 나가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알바니아 사람들의 전통습관인 '친족 복수'라는 문제가 과연 악한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가치관이 저열한 것인지도 생각케 한다.한국에서도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연좌제'가 있었는데 이것은 이념이 낳은 통한의 부산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진화론,심리학,신경생물학의 관점에서 도덕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사고와 행동의 일정한 패턴을 따르는 경향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하고 몰두한다.그것은 분노,혐오,공감,사랑,죄의식,수치심 등 감정적 측면에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방식을 기술하고 이해하려는 것이다. - 본 문 -
인간은 좋고 나쁜 것,선하고 악한 것을 따지기 전에 오랜 세월 관례로 굳어진 것들을 그대로 받아 들이는 점과 인간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이기적 본성과 이를 제어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와 같은 뇌 구조,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실,자연의 법칙에 따라 기준을 세우고 최악의 불행을 불러오는 행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다만 도덕과 윤리라는 문제는 인간의 양심을 잣대로 해서는 안될 일과 해야 할 일을 가릴 줄은 알면서도 개인과 집단의 이기주의,이해관계가 우선시 될 경우에는 도덕과 윤리라는 것도 깡그리 무시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문명이 발달하면서 인간 탐구 영역차원에서 도덕적 진보도 발달해야 할 것이다.나아가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종교에 대한 무지,편협성이 크게 작동하면서 지구촌은 핵 확산,집단학살,에너지 안보,기후변화,빈곤,공교육의 부재 등이 커다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신이 절대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진화론,심리학,신경생물학적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는 이 글을 통해 종교가 갖고 있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가치의 문제와 사회과학적이고 뇌 구조적인 문제가 융합적인 차원에서 풀어가기를 바란다.현재 인류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거리를 사실과 가치적인 차원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풀어 간다면 도덕적 진리,도덕의 보편적 개념도 새롭게 자리잡아 가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