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길주 옮김 / 책만드는집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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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은 많이 접해 보지를 못해 늘 안타까운 마음으로 가득차 있었다.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 중에서 안나카레니나 만큼 세인들의 논란거리가 되어 준 작품도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특히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기 전인 제정러시아 시대에 남녀간의 사랑과 이혼,외도,자살 등 일련의 문제는 당시 일반인들에겐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유부남,유부녀가 다른 남.녀와 눈에 맞아 가정의 평화를 깨뜨리면서 당사자간의 갈등과 번민 등을 종교적 교리,신의 율법에 따라 이 문제를 조명하려고 했던 점도 큰 특징이라고 할 수가 있다.

 

톨스토이는 귀족 지주 출신으로서 아버지는 백작의 신분이었던 터라 톨스토이 역시 남부럽지 않은 경제적 풍요로움과 기독교의 교리 및 신앙생활을 어린시절부터 몸에 배였을 것이다.안나카레니나가 1877년에 완성되었는데 톨스토이의 나이도 중장년층에 접어 들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문제에 깊게 생각하고 몰입했을 것인데 안나카레니나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가정환경,종교적 믿음,죄책감 등을 수미일관 보여 주고 있는 점이 톨스토이의 내면세계를 간접 투영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모양새지만,불행한 가정은 그 불행의 이유가 저마다 다르다. - 본문 -

 

안나카레니나의 오빠 오블론스키 이야기부터 시작되는데 오빠는 가정교사에게 바람을 피워 아내 돌리로부터 이혼을 요구받게 된다.오블론스키는 이혼 직전까지 가지만 돌리에게 새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면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게 된다.그런데 여동생 안나는 남편 카레닌 몰래 브론스키와 깊은 열애에 빠져 들면서 남편 카레닌과 이혼을 하느니 마느니 하면서 내홍은 식을 줄을 모른다.남편 카레닌은 특히 딱 부러지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착한 심성을 갖고 있다.당시 기독교 율법에서 말하는 이혼은 신의 율법에 어긋나는 행동이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브론스키라는 남자와 헤어져 주기를 바란다.그런데 안나는 브론스키와의 관계는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고 말았기에 남편 카레닌은 안나에게 죽기를 바라는 저주와 스스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불발이 끝나고 결국은 머나 먼 외지로 떠나게 된다.

 

한 편 브론스키는 이왕 서로의 관계가 이렇게 되었으니 카레닌과 이혼을 요구하는데 그것은 자신이 공직자로서 체통과 허영심의 발로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진정한 사랑,평생을 아끼고 책임질 줄 아는 면보다는 겉으로 보여 주는 겉치레가 과연 오래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오빠 오블로스키를 비롯하여 사돈되는 키티,레빈 등의 이혼 종용에 안나는 카레닌을 만나러 가던 도중에 열차에 튕겨 나가면서 삶을 마감하게 되는 이야기이다.안나는 모든 절망과 번민,삶의 무기력이 카레닌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한을 삭힌다.자신이 죽음으로써 카레닌에게 벌을 내리고 모든 사람과 그녀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죽음의 순간을 맞이한다.

 

글의 내용이 러시아 공직자,백작,부호 등의 생활방식,문화를 다루었고 종교적 교리,신의 율법 등의 인식론과 죄책감 등이 글 전체에 만연되어 있는데 안나와 같이 속으로 생각하고 삭혀 가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는 당시의 인식으로는 정신적으로 커다란 충격이고 이혼이라는 문제도 시대를 앞서가는 개인위주의 사고방식이 컸던 것이 아닐까 한다.안나가 비극적인 자살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했는가를 숙고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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