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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경심 3
동화 지음, 전정은 옮김 / 파란썸(파란미디어)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보보경심 마지막권으로서 강희제의 마지막 삶을 조명하면서 차기 황제인 옹정제와 약희와의 관계를 그리고 있다.십사황자와 약희가 혼인을 맺을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강희제는 죽음을 앞두고 약희와 사황제가 혼인을 하라고 유지를 남긴다.근엄하면서도 속내를 알 수 없는 옹정제의 관료적인 체질과 기품은 사람에 따라서는 좋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약희는 한사코 자신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해 줄 사람이 아니라는 것과 속박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궁궐로 들어와 강희제를 모신지 10여 년이 흐르면서 약희 역시 궁궐의 쓴 맛,단 맛을 모두 온몸으로 체득했던 것이다.권력과 명예,물질적 부,호화스러운 생활을 세속인들이라면 넘볼 자리이건만 약희는 때묻지 않은 순수한 사랑을 갈구했던 여인이다.몇 명의 황자들이 약희에게 다가와 얘기를 붙이고 운명의 사랑을 원하지만 약희는 더 이상 자금성의 굴레에서 안착하고 싶지 않는다.특히 언니 약란도 팔황자로부터 진정한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을 본 약희는 형식적이고 권위적인 황제의 아내가 되기 싫었을 것이고 권력보다는 순수한 사랑을 원했을 것이다.
권력은 덧없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절대권력을 누린 강희제도 천수를 다하고 그의 배필이었던 이덕전도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약희를 지척에서 세심하고 따뜻하게 보필해 주었던 사람들도 이런 저런 미움과 누명으로 화를 입게 되는 꼴을 목격했기에 약희는 황자들이 아무리 자신을 유혹하여 혼인을 맺으려 했지만 그녀의 마음을 되돌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약희는 옹정제와 몸을 섞으면서 아이를 갖게 된 몸이고 아이에겐 아버지가 꼭 필요하다고 만류하는 옹정제의 간절한 부탁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황실 규정이 어떻게 되었든 그녀는 결국 자금성을 떠나 십사황자가 있는 곳으로 떠나게 된다.온천이 있는 휴양지에 몸을 내려 놓은 약희는 그간의 마음 고생을 모두 씻겨 내고 진정한 자유인으로 남고저 하는 것 같다.
"자금성은 잊으렴.옛일도 잊고,우리들도 다 잊어!" - 본문 -
몇 년 전에 옹정황제와 관련한 드라마가 중국에서 방영이 되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겠지만 아마 궁녀와 관련한 스토리가 아닐까 싶다.이번 통화가 쓴 보보경심은 중국 청조 강희제 시대를 중심으로 황자,궁녀,시녀들의 궁궐 생활이 로맨틱하면서도 애잔한 면이 짙다.지조와 심지가 곧은 약희의 내면 세계를 보면서 인간은 누구로부터도 자유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특히 권위적이고 봉건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던 청조 시대에 약희와 같은 존재가 있었다는 점이 새삼 놀랍기만 하다.조선시대에서도 허난설헌과 같은 심지 곧은 여인이 있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특히 통화작가가 섬세한 필치로 등장인물들의 내면세계를 잘 그려내고 있는 점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