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새
케빈 파워스 지음, 원은주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나라와 나라 사이의 영토 확장,이념,종교,부족 간의 이해다툼이 기폭제가 되어 한 나라를 침입하면서 수많은 사상자와 외상후 트라우마를 안기게 한다.지난 시절의 내전,전쟁 등을 매체나 기록물 등을 통해 바라 보면 전쟁의 화마는 힘없는 어린이,아낙네,노인들이 아무 죄없이 속수무책으로 희생이 된다.설령 살아 있을지라도 커다란 부상과 전쟁이라는 공포와 전율감이 오래도록 심장 속에 남아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아울러 나라의 명령에 어쩔 수 없이 참가하고 복역해야 하는 젊은 전사(戰士)들이 겪는 상처와 후유증도 대동소이하리라 여겨진다.

 

중동은 역사적,종교적,이념적으로 불안을 안고 있는 지역이다.게다가 석유라는 부존자원이 세계적으로 고갈되어 가면서 자원을 둘러싼 전쟁은 현대 인류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1990년대 초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불붙은 미.이라크 전쟁은 표면적으로는 이라크의 화학무기 제거와 후세인의 독재정권 타도가 목적이었지만 당시 부시 정권의 내막은 석유자원을 둘러싼 야심만만한 전쟁이었다.미.이라크 전쟁이 남긴 결과는 미국의 막대한 군사비 지출과 경제 위기만 가중되었을 뿐 이라크로부터 얻은 실익은 많지 않은 걸로 안다.게다가 핵무기로 중동을 장악하려는 이란의 부상도 만만치 않다.중동은 아직도 꺼지지 않은 불씨가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캐빈 파워스작가는 실제 이라크 전쟁에 참가한 전사로서 당시의 실상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이라크 '알 타파르'라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건조하고 폭염이 지속되는 여름 날의 전장(戰場)은 인명에 대한 고귀함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무조건 적군을 죽이고 내가 살아야 되는 극한 상황이다.또한 군 고위자들은 입으로만 명령하고 부하 병사들이 죽든 말든 뒷짐지고 있는 꼴은 목불인견일 뿐이다.

 

주인공 바트,전우 머프,하사관 스털링 등이 위주가 되어 살기등등한 전쟁의 화마가 남긴 상황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박격포,미사일 로켓 등과 같은 공습 상황은 보여 주고 있지는 않지만 전쟁이 남긴 '알 타파르'의 대지는 온통 싸늘하게나뒹구는 시체와 총상으로 처참하게 죽어 가는 병사들을 바라보는 전우들의 무덤덤한 표정과 시체 냄새를 맡고 달겨 드는 동물과 조류들의 본능에 충실한 모습 등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살기등등한 전쟁터는 살려는 본능,한계상황까지 가야 하는 곳이기에 인간의 영혼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작가는 머프 전우가 생을 마감하고 상관의 명령에 의해 시체를 티크리스강에 흘러 보내고 말았는데 머프 어머니께는 전쟁에서 희생 당했다고 본의 아닌 거짓말을 하게 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실종자에서 사망자로 바뀌어 버린 전우 머프의 어머니에게 군 당국은 뭐라고 변명을 할 것인가.전쟁에서 희생된 죽음은 그저 나라의 이념과 통치의 수단.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머프의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을 부여 안고 긴 세월 아들을 가슴에 묻고 회한을 삭이면서 여생을 의미없는 삶을 이어갈 것이다.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이 글은 비단 파워스작가만이 겪는 얘기는 아니다.전쟁은 대개가 힘없는 양민,병사들이 이념의 희생이 되고 그 후유증은 사회적 재앙이고 막대한 손실이라고 생각한다.또한 국가간 역학관계,정치 파워게임을 놓고 벌어지는 전쟁은 아직도 연소되지 않은 채 언제 발발하지 모르는 이슈이다.현재 북한이 정전협정을 파기하고 전쟁을 노리는 위기의 상황에서 전쟁에 대비한 대책을 다각도로 마련해 놓는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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