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가족화,교육 수준 제고,맞벌이 부부 증가,가족 구성원 간의 대화 부재 등으로 인한 가족 해체 등이 오늘날 커다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교육계는 바른 인성,삐뚤어진 행동에 대해 계도하고 훈육을 해야 마땅하지만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의식 구조가 솜방망이식 처리로 일탈 학생들에 대한 감시와 훈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이유야 여러가지이겠지만 학부모들의 높아진 의식 구조 및 일선 교육계가 학생들을 엄하게 단속하지 못하는 제반 요소 등이 맞물리고 있다.사회 전반적인 제도,시스템을 비롯하여 공교육에 대한 불신감이 극도로 높아지다 보니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자식만은 좋은 대학,좋은 직장을 위해 수입의 절반 이상 아니 수입 전체를 자식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라고 본다.
부모는 이렇게 자식들에게 돈과 물질로 지원하면 끝나겠지,자식들이 알아서 잘 하겠지라고 판단하면 그것은 커다란 오산이다.특히 십대 청소년들은 아이도 어른도 아닌 주변기이고 남.녀 학생 공히 성징기에 접어 들다 보니 목소리도 변하고 신체 부위도 날이 갈수록 바뀌어 가기에 저돌적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자신의 뜻에 맞지 않을 때에는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른다.내 아이들 예를 들면 화장실에 한 번 들어 가면 3~40분은 기본이다.남자 아이들인데도 샤워하는 데에 그렇게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 모르겠다.가끔 짜증과 화가 날 때도 있지만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라고 스스로 자위하고 모르는 체 하기가 일쑤이다.
그런데 요즘 중.고교생 간에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따돌림 현상과 미래에 대한 비관으로 인한 자살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안타깝기만 하다.식물로 치자면 아직 꽃이 필 무렵이기에 멋지게 꽃을 피우고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맘껏 뽐내기도 하는 등 그 존재감과 사는 의미와 가치를 누려야 할 텐데 일찍 세상과 등을 돌린다는 점이 개인 및 사회에 커다란 손해이고 삶의 지수가 낮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같은 반 학생들 간에도 보이지 않는 알력과 다툼,괴롭힘,따돌리기,집단행동 등 다양한 돌발적 요소가 상존하고 있기에 십대 자식을 두고 있는 부모들은 공부를 떠나 터놓고 대화하기,급우들과의 관계,문제는 일으키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 때론 눈치를 보기도 하고 때론 달래기도 하면서 최소한 인성이 삐뚤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쓴다.
"십자가의 말은 평생 등에 져야 하는 말이지.그 말을 등에 진 채 계속 걸어가야 해.아무리 무거워도 내려놓을 수 없고 발길을 멈출 수도 없어.살아 있는 한 계속 그 말을 등에 지고 있어야 하는 거야". - 본 문 -
이 글은 중학교 2학년생 후지슌(藤淳)의 자살을 계기로 이야기가 펼쳐진다.급우였던 미시마,네모토,사카이 등에 의해 살기 싫을 정도로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하다 삶을 마감하게 되는데,아이러니하게도 나(사나다 유)와 사유리에게는 절친이면서도 미안함을 갖는다는 유서를 남기게 된다.나는 죽은 후지슌을 절친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그는 나를 퍽이나 친절하고 편한 상대로 생각했던 것 같고 사유리에게는 생일 선물까지 보내주려 했을 정도로 마음을 쓰는 후지슌이었지만 사유리는 내차게 그의 뜻을 거절하고 만다.어찌되었든 절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후지슌의 죽음을 막지 못하고 후지슌의 성의,우정을 걷어 찬 유짱과 사유리는 심적으로 십자가의 짐을 질 수밖에 없다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
후지슌의 죽음은 일파만파로 번저 나가는데 TV,신문사 등의 기자들의 기사거리가 되고 나와 사유리는 절친으로서 집중 질문공세를 받는다.생전 후지슌과 그다지 친분관계를 맺지 못했지만 유서로 인해 둘은 어찌할 수 없이 같은 반에서 한 솥 밥을 먹은 인연을 떠나 급우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죄책감과 양심이 남아 있었을 것이다.또한 후지슌이 생전 세계 여행을 동경했는데 그가 남긴 유럽 여행도서 중에 '숲의 묘지'에 십자가라는 대목은 그의 영혼의 안착지였을지도 모른다.숲의 묘지는 그리움,애절함,괴로움,안타까움이 교차하고 그의 어머니도 죽어 후지슌의 영혼과 함께 숲의 묘지의 십자가를 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사유리,후지슌의 남동생,네모토 등 모두가 어른이 되고 후지슌의 기일(忌日) 20주년을 맞이하면서 후지슌의 죽음과 십자가를 되새겨 보면서 시간과 세월의 흐름과 함께 아이가 어른이 되고 어른의 자식이 자신과 같은 시절을 겪어 나가는 과정을 하나의 라이프 리드 타임으로 되뇌여 본다.비록 나와 사유리는 절친은 아니었지만 우정과 의리로 후지슌의 부모님에게 절친으로서 최대한의 성의와 행동을 보여 주었다.교내 따돌림,돈 뜯어내기,자살 등은 개인과 사회의 손실이다.지금도 어딘가에선 급우를 집단행동으로 괴롭히고 폭행을 하며 돈을 뜯어 내는 비인간적이고 미성숙한 행동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모두가 내 자식이고 내 조카라는 생각으로 관심과 애정을 더욱 쏟고 청소년들의 애로사항을 아이의 입장에 맞게 들어 주고 잘못된 것은 좋은 방향으로 끈기와 인내를 갖고 계도해 나가는 사회분위기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