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를 위한 심리상담
로버트 드 보드 지음, 고연수 옮김 / 교양인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동물이나 사물을 내세워 풍자나 교훈을 안겨 주는 우화(寓話)는 우선 친근감이 든다.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나 사물이 위주가 되기 때문이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동물을 내세운 글을 많이 접하지를 못해 주변머리는 없지만 동물이 갖는 신화,전설,상징성에 비추어 볼 때 글을 쓴 작가가 무엇을 전하려고 하는지는 읽어 가는 도중에 쉽게 간파할 수가 있다.

 

어릴 적 초등학교 2학년 무렵으로 기억된다.당시 내가 다니던 시골은 전깃불도 철길을 사이에 두고 한 쪽은 전기가 들어 오고,내가 살던 마을은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지만 전봇대만 세워진 채 전기 공급은 차일피일 미루다 몇 년 뒤에 전기가 들어 왔다.아무튼 철길 한 쪽 마을(학교를 포함)은 문명의 혜택을 일찍 맛을 보고 비록 흑백 텔레비젼이었지만 학교 교무실에는 묵직하면서도 눈요기가 되는 TV가 있었다.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매주 한 번씩 만화영화(제목은 기억이 안 남)를 보여 주었는데,담임선생님을 따라 졸졸 교무실 나무 바닥에 앉아 만화영화를 보았다.그 만화가 눈이 톡 튀어 나온 두꺼비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두꺼비 친구들이 꼭두각시가 조종하는대로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를 안겨 주었다.

 

이 글은 주인공 토드(두꺼비)를 내세워 토드가 말썽을 피우고 사회적 물의를 빚으면서 감옥생활을 거치고 토드 내면에 어떠한 문제가 내재되어 있는지를 심리상담사 헤런과의 주고 받는 이야기 속에서 토드의 내면 속에 잠재되어 있는 부정적인 면이 완화가 되면서 정상적인 사회 우등생으로 변모해 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토드의 친구들인 두더지 몰,물렛 쥐,너구리 배저 아저씨 등과의 관계도 마치 인간의 일상과 관계를 다루고 있는 것처럼 다가와 읽는 재미가 솔솔했다.

 

사회의 법과 규칙을 어기고 긴긴 감옥생활을 마치고 보다 나은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심리상담사 앞에 앉은 토드는 처음에는 자신만의 생활방식으로 가득차 있어 심리상담에 쉽게 적응을 못하지만 친절하면서 자상한 상담사의 안내에 따라 그가 갖고 있는 분노,슬픔,공포가 여러 차례 상담을 거쳐 자신을 제대로 판단하고 너그러우며 사랑할 수 있을까에 대해 깊게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의 자아 상태,부모의 자아 상태,어른의 자아 상태라는 대목이 인상적인데 부모의 자아 상태는 부모가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정신적 교육이 그대로 아이에게 전해지는데 그것은 이성적인 면보다는 그저 편한 상태인 채 입에서 나오는 대로 내뱉는 언어,행동이 많다 보니 나쁜 가정환경하에서는 아이가 부모의 일거수일투족을 크게 물려 받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신념과 가치관을 더욱 함양시키면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도전과 혁신을 위해서는 어른의 자아 상태가 매우 중요하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토드 홀을 운영하면서 경제적으로는 제법 유복한 삶을 살아 가던 토드는 자신만의 울타리 안에서 편협하고 잘못된 생활방식으로 인하여 법의 제재를 받았지만 심리상담사,베저 아저씨와의 수차례에 걸친 상담,조언 등을 들으면서 토드에게도 몰라보게 바뀐 삶을 스스로 느끼게 된 점에서 훈훈한 느낌마저 들었다.사람 개개인에게도 마찬가지이다.잘못된 생활습관,방식은 쉽게 고쳐지지 않겠지만 유연한 사고방식을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배우고 익히려는 태도와 자세를 갖는다면 지금보다는 더욱 행복한 삶으로 바뀌고 삶의 질도 고양되어 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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