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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줄이고 농촌을 살려라 - 변산농부 윤구병과의 대화 ㅣ 이슈북 4
윤구병.손석춘 지음 / 알마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산업화,도시화로 인하여 이농현상이 심화되어 간 지가 오래이다.농민의 일손으로 논과 밭,자연에서 일군 농작물들이 나라의 백성들의 배를 채우고 나라 살림의 근간이 되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그런데 너도 나도 잘 배워 좋은 직장,높은 신분을 갈망하여 농촌을 떠나 도회지로 몰려 오다 보니 이제 농촌은 '나간 집과 같은 몰골'을 띠고 있다.어쩌다 시골의 기억과 추억을 더듬고자 고향 땅이라도 스쳐 지나다 보면 논에는 잡초들만 무성하고 어린 시절 호흡을 함께 했던 이웃집들은 외지에서 이사 온 낯설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 시골에서 농작물,가축을 길러 가족 생계와 자식들 교육을 시키기에는 솟아 오르는 물가를 따라 잡기도 힘들거니와 농협 등에서 빌려 온 농사자금 갚기에도 빠듯하기만 하다.나 역시 산골 마을에서 자라고 성장한 사람이지만 지금은 고향에는 인척이 아무도 없게 되고 한식,추석과 같은 명절에만 겨우 조상의 묘를 찾는 정도일 뿐이다.'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은 현대에서도 적용되는 말인데 현실정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안타깝기만 하다.설상가상으로 우루구아이라운드 협정,FTA 문제 등으로 농촌의 살림은 더욱 어렵게만 되었다.
이렇게 피폐해 진 농촌을 살리고 공동체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학자의 신분에서 농민의 삶으로 돌아 간 윤구병저자는 출판사 경영을 하면서 흙과 함께 하고 진정한 노동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일깨워 주고 있다.아울러 그는 사무실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을 하루 6시간으로 실시하면서 농촌의 부족한 일손이 대도회지에서 농촌으로 흡입하기를 바라고 있다.현실 여건상 어렵게만 느껴지지만 생명의 뿌리인 농촌을 온전히 지켜야 한다는 역설에서는 절로 수긍이 간다.
이 글은 윤구병저자와 인터뷰 형식으로 저자의 삶의 이력과 현재 운영하는 출판사 일과 논과 밭일을 통해(20여 가구 50여 명)서 공동체의 삶이 소중하다는 것이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일깨워 주고,농촌이 살아야 나라의 살림이 안정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아울러 현대인이 돈과 물질에 지배 당하는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으며 살아 있는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요새 사람들은 마치 돈 없으면 못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200년 전까지도 인류의 99퍼센트는 돈이 필요 없는 공동체에서 살았어요.자기 앞가림을 할 줄 알고 다른 사람과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가 늘지 않으면 인류에 미래는 없습니다."
지금은 나누고 배려하는 따뜻한 공동체 사회는 느껴지지 않는다.대신 소그룹 형식 및 단체,파벌 등을 통한 이익사회로 변질된 것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신분 상승,정치.종교권력,돈과 물질을 내세운 재력 과시를 비롯하여 현재 한국을 이끌어 가는 정치계의 핵심세력 중에 농촌에서 일해 본 경험자는 전무(全無)하다는 점이 안타깝기만 하다.농촌을 제대로 알고 살리려면 논과 밭,들에서 일을 해 본 경험자만이 농촌의 실상을 알 수가 있고 농촌 살리기에 불을 붙일 수가 있는데,살려야 한다는 점에서는 사회지도계층도 공감과 이해를 하지만 실천으로 옮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현실이다.국부의 원천이고 생명력의 뿌리인 농촌과 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되돌아 가자는 취지에 깊게 공감하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