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 오늘의 일본문학 6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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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와 게의 전쟁>을 통해 요시다슈이치의 글을 접하게 되었는데 글의 구성과 다양한 등장인물과 공간적 배경,인간의 심리적 갈등과 화해,그리고 반전을 통해 인간의 착한 본성 등을 이해하게 되었다.이번 <악인>은 젊은 남녀 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실연이 등장인물의 성격에 맞게 잘 그려 지고,이야기의 전개가 스릴감이 있어서인지 읽는 내내 긴장감이 맴돌기도 했다.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은 일본 큐슈 후쿠오카,사가,나가사키 지방을 배경이 되며 등장하는 인물은 토목업체에서 일하는 유이치,보험설계사 요시노,대학생 마스오가 주된 인물이고 유이치 집안과 유이치를 마지막까지 지켜 준 미쓰오가 나온다.

 

경제적 무능력으로 집을 나간 유이치의 아버지를 찾으러 간다는 엄마와 함께 선착장까지 갔다 미아가 된 유이치는 할머니 밑에서 자란다. 어린 시절의 불행한 트라우마가 가끔씩 상기되고,단기대학을 마치고 곧장 보험설계사로 취직한 요시노는 만남 사이트를 통해 유이치를 알게 되는데,정작 서로를 알아 가야 하는데,하필이면 중간에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잘 생긴 마스오를 알게 되면서 요시노는 유이치에 대한 끌림보다는 마스오에 대한 집착과 환상에 젖어 들게 된다.

 

그런데 겨울 날 잡목림이 우거진 미쓰세 고개에 요시노가 변사체가 발견되면서 용의자는 마스오로 지목되는데 그는 왠일인지 나고야 등으로 전전하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수사망은 좁혀진다.요시노가 유이치와 공원 앞 길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여 유이치와 데이트를 하는 것이 마땅한 데 요시노는 우연찮게 약속 장소에 마스오가 등장하면서 요시노는 유이치는 몰인정하게 내팽개치고 원치 않는 마스오의 차에 타면서 화근이 시작된다.요시노가 먹은 만두 뒷끝이 마스오에게는 마늘냄새까지 풍기고 차 안에서 CD를 맘대로 넣었다 뺏다 하는 행위가 마스오에게는 역감정이 생기면서 결국 마스오는 요시노를 길 바닥으로 버리고 달아나고,뒤를 쫓던 유이치는 요시노를 달래가면서 집까지 데려다 준다고 하지만 요시노는 이를 거절한다.입에 담지 못할 악당을 퍼부어 대는 요시노의 말에 유이치는 그만 요시노의 목을 조르고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한 편 경찰은 유이치가 요시노를 살해한 살인범으로 지목을 하고 그의 행방을 찾는다.건강식품을 강매 당하고 남편의 병수발을 하는 할머니 후사에는 심신이 지쳐 있는 상태에서 손자 유이치가 사람을 죽인 살인 용의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생모 요리코 역시 탐문을 받게 된다.그 와중에 유이치는 또 한 명의 여자를 사귀는데 그녀가 미쓰요이다.그녀 앞에서는 사람을 죽였다는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좁혀져 오는 수사망에 좌불안석이다.결국 해안가 횟집에서 식사를 하던 중 미쓰요에게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고백을 한다.

 

미쓰요는 곧장 자수를 권유해야 하는데 유이치와 함께 경찰 수사를 피해 도망을 친다.미쓰요는 경찰 심문에 걸려 경찰서로 이송되지만 화장실 창문을 통해 도주를 하게 된다.유이치와 영원히 할 수 있다는 마음의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처럼 살아도 같이 살고,죽어도 같이 죽자는 열혈녀로 비춰진다.그러나 경찰의 수사망은 등대 오두막으로 좁혀져 오면서 둘은 경찰 앞에 모든 것을 밝히고 그에 사람을 죽인 댓가를 치뤄야 하는 것으로 결말을 짓게 된다.

 

여자를 궁지에 몰아넣으면서 쾌감을 느끼고 궁지에 몰린 여자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 성적으로 흥분이 된다는 유이치의 심리상태는 어디에서 연유한 걸까? 그는 어린 시절 불우한 가정환경에 부모님으로부터 따뜻한 훈육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탓은 아닐까를 생각해 본다.반면 요시노의 부모는 요시노를 애지중지 키운 외동딸이지만 시골에서 도회지로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사람을 대하고 사람의 내면을 알아가는 점에서는 덜 숙성된 인생 애송이라는 생각이 든다.인간은 외양적인 표면보다는 내면의 성숙함이 중요한데 요시노는 그 삶의 진리를 기분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려 했던 것이다.유이치 또한 요시노를 만나기 전에 미쓰요를 먼저 만났다면 유이치와 요시노는 불행한 한 시기를 맞이하지 않았을텐데라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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